[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현우는 수현이 출근을 한 사이 그의 서재를 기웃거렸지만 뭐 하나 흔적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아니 깔끔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뭐 이렇게 흔적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다 정리를 하고 그러냐?”
책장에는 딱히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알 수 있는 흔적도 남겨져 있지 않았다. 그냥 이런저런 책들이 다 꽂혀 있었다. 현우는 그 중 재미있을 것 같은 책 몇 권을 뽑아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게으른 녀석.”
수현은 현우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현우!”
“네?”
“또 자는 거냐?”
“그게.”
현우는 하품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잠시 책을 좀 읽으려고 했는데 그냥 잠에 들어버렸네요. 아무래도 저랑 책은 안 맞는 모양이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그건 네가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는 거지. 그래서 책은 어디에서 났어?”
“아저씨 서재요.”
“뭐?”
수현이 미간을 모았다.
“내 서재?”
“네 책이 많더라고요.”
“허락을 받았나?”
“네?”
“내 허락을 받은 거냐고?”
“그거야.”
수현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게 깔리자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내 공간에 다른 누군가가 들어가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하는데 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죄송합니다.”
현우는 곧바로 사과를 했다. 여기에서 밀려나게 된다면 더 이상 그가 머물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냥 들어가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같이 사는 사람이니까 어떤 사람인지 뭐 그런 것도 궁금하고요.”
“내가 너에 대해서 다른 것을 물은 적이 있나? 내가 알기로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그거야.”
“같이 사는 사람으로 최소한의 룰 같은 것을 지켜주었으면 하는데. 내가 너에 대해서 별다른 것을 터치하지 않는데 너는 도대체 왜 나에 대해서 그렇게 이것저것 다 따지고 물으려고 하는 거지?”
“그런 게 아니에요.”
현우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꼬치꼬치 따져 묻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였다고요. 괜히 아저씨를 괴롭히고 싶고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아저씨의 서재를 뒤지고 싶은 거. 그런 거 아니었다고요.”
“알았다.”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다가 현우의 책을 보고 황급히 방에 가서 그 책들을 가져갔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가서 곧바로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뭐야?”
현우는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들킬 뻔 했다고?”
“그래.”
“미친.”
기웅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그냥 고백을 하지 그래?”
“뭘?”
“너 게이라고?”
“미쳤냐?”
수현이 사나운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그 녀석이 나를 도대체 뭐라고 생각을 하겠어? 안 그래도 게이라고 하면 다들 괴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나는 아니잖아.”
“너는 좀 미쳐서 그렇고.”
“아무튼 뭐 네가 그 녀석을 데리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선생이 먼저 부탁을 한 거라며?”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 녀석을 임시로 보호하고 있는 동안 그런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다른 사람이 좋지 않게 볼 거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어. 사람들이란 당연히 그런 법이니까.”
“이런 피해 의식에 절은 놈.”
“당연한 거다.”
“알았다.”
기웅은 술잔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냥 숨길 거야?”
“그래.”
기웅은 입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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