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2
“일단 앉아.”
현우는 쭈뼛거리다 자리에 앉았다.
“말이 없나?”
현우는 가만히 수현을 응시했다.
“너도 들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고아원은 너처럼 큰 아이를 받아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알아요.”
“그래서 내가 데리고 온 거다.”
“후회하는 건가요?”
“후회라.”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내가 후회를 한다고 말을 하면 뭐라도 달라지는 건가? 네가 그래서 갈 곳이라도 있는 거야?”
“후회한다고 말씀을 하시면 지금이라도 당장 이 집을 나가드릴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 아니니까요.”
“당돌하군.”
수현은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애초에 이 일이 부담스럽다고 생각을 했다면 너를 데리고 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나?”
“그건.”
“내가 너를 데리고 온 거다.”
“감사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려는 것이 아니야.”
“네?”
“뭐. 아무튼 그 선생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생각도 하지 않기는 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뭐 그런 걸로 고맙다 그런 말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나도 되게 외로워서 그런 거니까.”
수현은 짧게 헛기침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방이 네 방이다.”
“네.”
“쉬어.”
“네.”
수현은 그렇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새파란 방. 모든 것이 다 새 것이었다. 현우는 침대 위에 올라가서 무릎을 안고 가만히 앉았다. 불안했다. 두려웠다.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고아원에서도 버림을 받은 아이. 이런 자신이 이제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이대로 다 잊혀지고 버려지는 것인지가 너무 두려워서 그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직도 자나?”
“네?”
“안 일어나.”
“지금 몇 시에요?”
“시간이 중요한가?”
현우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멍한 정신을 다잡았다.
“어차피 방학이라서 학교 같은 곳에 갈 일도 없다고요. 조금 더 자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아직 이르다고요.”
“네가 그곳에 그대로 산다면 뭘 하던 상관이 없지만 여기는 네가 그냥 있던 그 곳이 아닌데?”
“네?”
현우는 그제야 수현을 바라봤다.
“아저씨.”
“나는 네가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네.”
현우는 하품을 하며 힘겹게 침대에서 나섰다. 수현은 그런 현우의 나신을 보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직은 날이 쌀쌀한데 옷이라도 입고 자는 것이 어때? 감기에 걸리면 돈이 더 들 텐데.”
“감기 같은 거 걸리지 않아요.”
“하지만.”
“그리고 뭐 걸치면 불편하다고요.”
수현은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일단 나와. 운동이라도 하자고.”
“운동이요?”
현우가 뭐라고 투덜거렸지만 수현은 그런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현우는 입을 쩍 벌리고 그런 그의 뒤를 따랐다.
“매일 아침 이렇게 산에 오르시는 거예요?”
“물론.”
“안 힘들어요?”
“이 정도를 가지고 뭐.”
“대단하시네요.”
“그렇지.”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아원에 있을 당시에 자신은 단 한 번도 이런 삶을 산 적이 없었다.
“그래도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지고 사시는 것 어때요?”
“여유는 충분해. 그리고 나는 네가 나를 닮아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현우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그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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