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86
“여기까지 혼자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죽는 것이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건가?”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군.”
류환과 동원은 서로를 보며 빙긋 웃었다.
“그래도 조국의 동료들인데 이런 식으로 원수가 되어서 만나야 한다니 조금 은 섭섭하려고 그래.”
“원수라.”
“왜 아닌가?”
“그렇지.”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나는 단 한 번도 먼저 당신을 죽이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당신은 나와 다르지 않나?”
“애초에 원류환 동지나 나나 조국의 명을 받는 자들이 아닌가? 그런데 뭐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나.”
“그렇지.”
동원은 입에 담배를 물었다.
“그런데 혼자 온 기야?”
“뭐 누구를 데리고 와야 하는 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나를 혼자서 이길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조금 불쾌하려고 해서 말이야.”
“혼자서 상대가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가?”
동원은 킬킬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 겁쟁이들은 어디에 갔나?”
“너야 말로 혼자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하나?”
“그게 무슨 말이지?”
“김태원 동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내가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내가 굳이 너에게 한 번 더 일러줘야지만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있는 건가?”
“그 자는 객기지.”
“객기?”
“알아서 죽은 거잖아.”
동원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스스로 수류탄을 까서 죽으려고 한 자까지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은 없는 것 같고. 너는 아주 수월하다.”
“수월하다고?”
류환은 눈을 반짝이며 그대로 동원에게 달려들었다. 동원은 옆으로 몸을 비켜나면서 칼을 류환의 목을 겨눴지만 류환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발을 걸었다. 동원은 몸을 굴려 옆으로 지켜났고 방금 전까지 그가 있었던 자리를 류환은 있는 힘껏 발로 내리 찍었다. 동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날래군.”
“이 정도는 해야지 조장 급은 된다고 할 수가 있겠지. 그래도 남조선에 투입이 된 것인데 말이야.”
“그래.”
동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에 이 정도도 하지 못하고서 남조선에 조국의 배신자들을 처단하러 왔다고 할 수는 없겠지.”
“나는 아니다.”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 누구도 죽이려 이곳에 온 것이 아니야. 나는 그저 이곳에서 다른 명령을 기다린 것 뿐이야.”
“순진하군.”
“뭐라고?”
“애초에 남으로 사람을 보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을 하나? 누군가를 죽이라고 보내는 거야. 그 정도도 모르고 지금 남조선으로 왔다는 것 자체가 자네가 이미 실패를 했다는 이야기가 되는 기지.”
“그게 무슨 말이야?”
류환의 눈동자가 가늘게 흔들렸다. 그 누구도 죽이라는 명 같은 것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조국 통일을 위해서 움직인 거다.”
“조국 통일?”
동원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런 것을 누구 하나 바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기야? 남조선 간나 새끼들도 그런 것은 하나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동지들도 그런 것을 바랄 거라고 생각을 하나? 웃기지도 않아.”
“뭐라고?”
“우리들은 서로가 있어야 버티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지?”
“위대하신 수령 동지께서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적이 필요한데 그것을 남조선이 아주 잘 해주고 있지. 그리고 남조선 정치판이라는 것도 아주 어지러워서 우리가 필요하고 말이야.”
“우리는 그저 소모품이라는 건가?”
“그걸 몰랐단 말이가?”
“닥쳐.”
류환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따위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그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너는 살고 싶지 않나?”
“물론.”
“뭐라고?”
“나는 죽을 거다.”
동원의 덤덤한 대꾸에 류환은 침을 꿀꺽 삼켰다. 스스로 죽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자는 너무 낯설었다.
“도대체 왜 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지? 사람이라면 응당 살고 싶은 것이 우선이 아닌가?”
“이 남조선에서 살아서 도대체 뭘 어찌 하란 말이야?”
“남조선은 기회의 땅이야.”
“기회?”
동원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 기회의 땅에서 도대체 네가 얻은 것이 뭐지? 아무 것도 없잖아. 그러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땅에서는 그래도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을 가질 수가 있는 곳이라고. 너는 모르는 건가?”
“모두가 평등하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하나?”
“뭐가 아니라는 거지?”
“네가 조국을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남조선에서도 이미 정해진 직업 외에는 아무 것도 고를 수가 없잖아. 안 그런가?”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정해진 것과는 다르지.”
류환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더 이상 우리를 건드리지 마라.”
“우리?”
동원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그 꼬맹이 탓인가?”
“뭐라고?”
“도대체 너랑 그 꼬맹이 사이는 뭐지?”
“닥쳐.”
“궁금하군.”
류환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리해진. 네가 어떻게 여기?”
“그게 지금 중요한 겁니까?”
해랑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단 조장을 살리는 것. 그게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겠지.”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방법이 뭐지?”
“일단 서수혁을 찾아야죠.”
“서수혁?”
해진의 눈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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