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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가슴을 채우다.

권정선재 2013. 12. 30. 07:00

[맛있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가슴을 채우다.

 

Good 드라마 장르 좋아하는 사람

Bad 너무 무거운 영화 싫은 사람

평점 - ★★★★☆

 

[집으로 가는 길]은 호불호가 워낙 심하게 갈리는 데다가 실화를 너무나도 무겁게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볼까말까 망설였지만 보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물론 실화를 다루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부담이 꽤나 큰 편입니다. 게다가 [변호인]에 비해서도 더 어떠한 감정을 만들기를 원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일단 여성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보니 조금 더 감정으로 치우치는 것 역시 마냥 편하게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함께 불편하고 마음이 아픈 그런 상황이었으니까요. 계속 가슴에 뭐가 얹힌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영화를 볼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런 것은 그다지 편한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주인공이 잘못을 한 것은 분명하고 말이죠.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도대체 무슨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대해서도 따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걸로 두 시간 넘게 버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 외로 영화 자체는 괜찮은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를 자꾸 반복을 하는 통에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말이죠.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노할 수밖에 없는 영화. 그렇기에 모두가 봐야만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2013)

Way Back Home 
8.6
감독
방은진
출연
전도연, 고수, 강지우, 최민철, 이동휘
정보
드라마 | 한국 | 130 분 | 2013-12-11
글쓴이 평점  


외국에 나가본다면 그리고 외교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누구나 그들의 불친절함에 대해서 느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뉴질랜드에서 핸드폰이 망가져서 이틀간 가족과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걱정으로 외교부에 전화를 하더라도 퉁명스럽게 대꾸한 것이 전부였죠. 그들은 그냥 거기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켜야 한다는 그러한 숭고한 의식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그래도 한국인이니까. 우리 정부에게 무슨 도움을 받을 수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것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짓밟아버릴 수도 있는 자들입니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에게는 일반 국민들보다 더 우선인 것들이 있는 모양이니 말이죠. 그리고 이것은 영화에서도 있는 그대로 그려집니다. 마카롱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영사관 직원의 모습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고 사실적이라는 것이 더 불편하니 말이죠. 실제로도 다른 나라 정부에서 움직이는 것에 비해서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움직이는 것이 조금 느리거나 답답하다는 것은 늘 느끼고 있었기에 더욱 답답한 부분입니다. 국민이 우선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가장 절실하게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송정연을 맡은 전도연은 그녀가 선보일 수 있는 최대의 연기를 선보이는 느낌입니다. 그 동안 참 연기를 잘 하는 여배우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무리 고수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전도연의 영화입니다. 그녀는 극을 앞에서 끌어야만 하고 거기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모든 아픔을 그녀가 다 표현을 할 수가 있어야 하죠. 그리고 그녀는 완벽하게 이것을 소화합니다. 낯선 곳에서의 불안함과 초조함. 그리고 두려움.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다는 절박함과 더불어서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좌절. 이 모든 것을 한 편의 영화 안에서 그녀는 완벽하게 표현해냅니다. 다소 천진하기도 하고 순진한 로맨스를 꿈꾸던 전도연은 더 이상 거기에 없지만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을 하며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한 어머니의 모습은 거기에 남아있습니다. ‘전도연이 아니었더라면 이 역할이 이토록 강하게 다가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완벽하게 이 역할을 소화해닙니다. 특히나 두려움에 계속 주위를 쭈삣쭈삣 쳐다보는 것은 정말로 그 감옥으로 가서 그 상황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주위를 바라보는 그런 피해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졌거든요. 비록 자신의 선택을 통해서 죄를 짓게 되었지만 어떤 죄인지도 모른 채로 잡혀있던 여린 어머니의 모습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김종배역을 맡은 고수는 다소 무뚝뚝하면서도 아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묵묵한 남편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무능력한 남편인데다가 아내의 마음 하나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무심한 남편인 그는 아내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의 자리가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망가져버린 자신의 삶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그 삶을 통해서 아내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녀가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는 동시에 다소 유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일단 나쁜 놈들과 어울려서 범인을 찾기 위해서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조폭인 것처럼 행동을 하는 모습이라거나, 검찰에게 욕을 하다가 깨갱대는 모습 등은 그 기이함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워낙 바른 생활 이미지가 강해서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몸집까지 불려가면서 보인 연기는 꽤나 괜찮은 느낌을 선보입니다. 굳이 특별한 남편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남편의 모습을 그리려고 한 것이 이 캐릭터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이 국가의 무심함을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그려낸 [집으로 가는 길]은 그 만큼 아프고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변호인]이 사람들이 울려고 하는 순간마다 울면 안 돼. 조금 더 침착하게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해. 라고 말을 하고 있다면 [집으로 가는 길]은 이 사람의 아픔을 당신이 공유할 수 있다면 같이 눈물을 흘려주세요.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이 되어서 어린 아이가 엄마가 없이 자라지 않도록. 우리의 국민이 다른 나라에서 두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세요. 라고 말을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비록 그것이 조금 더 과장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제로 있는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니 말이죠. 그리고 방송국이 가기 전까지는 뭐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던 문제들이 방송국이 가기가 무섭게 모두 풀렸다는 것 자체도 팩트이니 만큼 더 두렵고 아프게만 다가옵니다. 단순히 어떤 한 개인의 실수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무서운 벌을 받은 한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를 무시한 국가. 그러나 그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나선 국민들의 힘이 고스란히 다 묻어나는 영화. 국가는 곧 국민이다라는 것을 슬프게 그리고 가슴 절절하게 그리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옐카에게 감옥 밖에서 소리치며 안부를 묻는 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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