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캐치 미, 너무 익숙하다
Good – 부담없는 로코물 원한 사람
Bad – 주원과 김아중. 그럼 뭐 나오지 않겠어?
평점 - ★★★
‘주원’과 ‘김아중’이 나오는 올 겨울 달달한 영화 [캐치 미]는 그냥 올 겨울만 노리고 나온 모양입니다. 아니, 올 크리스마스만 말이죠. 두 괜찮은 배우가 아니었더라면 영화는 그 자체가 너무나도 엉성해서 견디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중간중간 비어가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두 배우의 연기가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기 때문일 겁니다. ‘주원’이 연기를 잘 하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김아중’도 이렇게 괜찮은 연기를 선보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약간 얼굴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표준 미인이니까요. 아무튼 이 영화는 딱 시즌 용 영화입니다. 마치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명절에 짧게 치고 빠지는 것처럼 말이죠. CJ가 큰 규모로 크게 벌어들이기를 바란다면 롯데의 경우에는 짧게 치고 빠지기를 바라는 것이 고스란히 남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다 보니 살짝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뭔가 중요한 것을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들도 있는 것 같고요. 두 배우가 연기를 못 했더라면 이 영화는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천재적인 프로파일러가 첫사랑 감정에 범인을 숨겨주는 것은 웃음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진실성을 가지기는 어려운 소재입니다. 물론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한 그의 나름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여자 주인공의 마음에 대해서 설명이 되지 않고, 남자 주인공이 그 누구보다도 사명감이 짙은 경찰이라는 사실이 부각이 되는 통에 이것이 꽤나 어이가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 수집 문화까지 얽혀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보니 조금 아쉽습니다. 조금 더 진지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문화를 이야기를 한다면 조금 더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수많은 조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은데 정확히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차형사]를 보는 느낌이 다시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인물들의 행동이 제대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과 동시에 이야기 자체에 대해서 집중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나 올 겨울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했지만 차라리 [어바웃 타임]을 두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 참 아쉽더군요. 시즌만을 노리고 나온 영화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호태’ 역을 맡은 ‘주원’은 나름 망가지기까지 하고 최선을 다 하기는 했지만 그의 캐릭터 자체가 조금 허술하기에 아쉽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이 캐릭터는 어딘가에서 봤던 느낌을 주는 캐릭터의 반복입니다. 완벽한 외모를 가진 사내가 사랑에 빠져서 허술하게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그다지 특별하지가 않을뿐더러 어딘지 모르게 ‘주원’이라는 배우가 그 동안 보여주었던 이미지의 반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오작교의 형제들]에서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7급 공무원]에서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죠. 다만 이 허술하고 뻔한 캐릭터의 단점은 ‘주원’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으로 커버가 가능합니다. 다소 허술하고 감전이 되는 등의 조금 쉬운 웃음을 보여주는 부분 역시 모두 그가 보여주는 매력을 통해서 용인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그 동안 기본 이상의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괜찮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더군요. 아무래도 ‘김아중’에 비해서 다소 어린 나이 탓에 잘 어울리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그런 모습도 아니고요. 다만 어딘가에서 본 듯한 모습이 그 개인적으로 무언가 도움은 딱히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괜찮은 연기력으로 다소 아쉬운 캐릭터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채워넣습니다.
‘김아중’은 ‘이호태’의 첫사랑이자 비밀을 간직한 여인 ‘이숙자’ 역을 맡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미녀는 괴로워]가 떠오릅니다. 그 영화에서도 그녀는 비밀이 가득한 여인이었거든요. 이번에도 김아중은 괜찮은 로코 연기를 선보입니다. 다만 그 동안 그녀가 보이던 역할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그녀의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둑이자 사연이 있는 여인으로 남자주인공을 설레게 하는 존재라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역할을 지난 역할들에서 이미 보여준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쉽습니다. 더군다나 섹시미와 함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 거기에 약간의 어색함도 묻어나는 것도 사실이고요. 여전히 ‘김아중’이라는 여배우는 섹시하고 귀엽기는 하지만 [미녀는 괴로워]를 지나 [나의 P.S 파트너]까지 이른 모습 그대로를 다시 한 번 반복하기에 조금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더더군다나 이번 역할도 역시나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이었는데 결국에는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깨달음을 느끼는데 필요한 도구와 마찬가지로 소모가 되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조금 더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천재적인 도둑이 이내 그냥 청순가련 여주인공이 되거든요. ‘김아중’은 노력했지만 아쉬운 캐릭터와 변화없는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이러쿵저러쿵 안타깝다 이야기를 하더라도 [캐치 미]는 올 연말에 딱 어울리는 영화는 분명합니다. 크게 복잡한 이야기를 가지지 않고 그냥 즐길 수 있거든요. 지나치게 수위가 높지도 않고 이야기를 이상할 정도로 꼬아놓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인데 한쪽이 경찰이고 한쪽이 도둑인 것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죠. 물론 그것이 전개가 되는 과정이 다소 지루하게 이어지기도 하고 두 캐릭터가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할 겁니다. 다소 과장되기는 했지만 매력을 지닌 ‘백도빈’의 캐릭터라거나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한 방이 있는 ‘주진모’까지 모두 다 매력적인 배우들이거든요. 다만 이것을 조금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무언가가 없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나쁘기만 한 영화는 아닌 것 같군요. 중고등학생들이나 대학생 커플들이 보기에 딱 좋은 연말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볍지만 그래서 부담없는 영화 [캐치미]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천사소녀 네티 빙의?
둘 – 짜릿한 계단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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