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수업 시간 그녀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가 되었던 [수업 시간 그녀]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그런 평범하고 어설픈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멍청해서 웃음도 나죠. 아니 도대체 그 상황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야? 라고 묻고 싶지만 사실 그다지 할 말이 없는 것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의 모습과 닮아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도 처음에 사랑을 시작할 때 어설픈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상대방에게 조금 더 잘 보이고 싶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확히 잘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리고 내가 호의를 가지고 보인 행동이 상대방에게 무조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가장 옳다고 믿기는 하지만 사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하면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지? 하고 후회를 하게 되는 것들 말이죠.
어떻게 보면 그냥 그런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청춘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조금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들. 그것을 허세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그 나이에는 가장 소중한 것들 말이죠. 그리고 소중한 친구와의 이야기.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망설이게 되는 그러한 것들이 다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하기에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살아가기에는 충분히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그 삶의 무게를 제대로 이름도 나오지 않는 주인공을 통해서 표현한다는 것이 더 독특합니다.
특히나 [수업시간 그녀]가 매력적인 이유는 흑백으로 만화가 그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그려지고 있는 다른 만화들에 비해서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묵묵하고 단순한 그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운 것은 분명하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 오히려 더 섬세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세하게, 그리고 그리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주인공의 주위에 있는 두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고요. 그들의 관계가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들의 입장으로 어느 한 쪽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특히나 이번 단행본의 출시와 더불어서 작가가 다른 곳에서 연재를 했던 또 다른 단편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업 시간 그녀]는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일부러 화려하게 설명을 하려고 하지 않고, 일부러 무언가를 더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하고 그냥 이 순간에 담겨 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드러내려고 하죠. 거기에 일부러 더 보태는 것이 없어서 담백하고 별로 새로운 것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냥 우리의 그냥 그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려주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한 번 그를 통해서 우리의 청춘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다 지나버린 시간. 그래서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느낌. 하지만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복한 만화 [수업시간 그녀]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행복한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책방] 굿 럭 (0) | 2014.01.10 |
---|---|
[행복한 책방] 마법의 순간 (0) | 2014.01.09 |
[행복한 책방] 마시멜로우 세 번째 이야기 (0) | 2014.01.07 |
[행복한 책방] 캣칭 파이어 (0) | 2014.01.06 |
[행복한 책방] 내 나이 서른하나 (0) | 2014.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