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굿 럭
세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굿 럭]은 그다지 럭키하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변화 같은 것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느낌이 듭니다. 전에는 일본인들이 생각을 하는 것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제는 점점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슷한 것들을 찾을 수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외로워 하는 모습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도 외로워보이지 않으면서 속으로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 등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테고 말이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이 그냥 편안하게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막상 그 안을 보게 되면 아프고 지쳐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나와도 닮은 듯, 그리고 다른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묘하게 위안? 같은 것이 되기도 하고 말이죠. 물론 절대로 힐링 소설은 아닙니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싶은 느낌이죠.
첫 번째 이야기는 자존감이 없는 교사에게 배우는 한 여학생의 이야기입니다. 교사에 대해서 전혀 존경의 마음이 없는 것. 이것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우리나라도 역시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교사라는 직업이 스승이 아니라 단순히 직업의 의미만을 가지고 그 누구도 존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학교들이 모두 더 좋은 대학에 보내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자신의 선생을 무시하던 그녀는 그 역시도 한 아버지라는 것을 보고 뭔가 묘한 느낌에 빠져들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 역시 무기력하면서 대단한 능력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사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선생과 아버지의 비슷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 그녀는 그를 불쌍하게 여기면서 동시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뭔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는 이야기죠.
두 번째 이야기는 그 누구보다도 편하고 다정하던 아내와 이혼을 결심하게 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부부라는 것이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이유는 상대방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동안 그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언제나 내 편이야. 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상대가 어느 날 갑자기 이 사람은 아무리 나와 같이 잠을 자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남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게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그리고 그 순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이러한 순간에 대해서 보드 게임을 통해서 조곤조곤 정신을 놓은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주인공은 자신의 문제점과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부부 관계라는 것이 어느 한쪽의 희생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쪽이 참아준다면 더 오래 더 편안하게 흘러갈 수 있으니 말이죠.
마지막 이야기는 아이를 잃은 여자가 초등학교 교사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그다지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이를 잃은 것은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결국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하고 잃은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 만큼 그녀는 자신감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어딘지 모르게 겁을 내는 느낌이고 뒤로 한 발 물러나려는 느낌을 보이기도 하죠. 그런 그녀가 더 이상 물러나기만 하지도 않고 앞을 향해서 보며 나름 문제아라고 할 수 있는 한 아이를 진정으로 보듬을 수 있게 되는 순간 그녀는 진짜 어머니이자 교사가 되게 됩니다. 세 편의 이야기 모도 외롭고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누구도 일부러 그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새로운 삶을 위해서 행운을 비는 [굿 럭]이라는 주문이 아닐까 싶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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