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8월의 길 위에서 버리다
꽤나 쓸쓸한 두 편의 단편으로 모여있는 [8월의 길 위에서 버리다]는 꽤나 건조한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이 비단 일본 안의 모습이 아닌 우리의 모습하고 참 닮았습니다. 작가가 뒤에서도 남긴 것처럼 삼십대는 더 이상 자기만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대다수가 이미 가정을 꾸렸고, 가정을 꾸렸다는 것은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20대까지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서른이 넘고서도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은 사실 많이 어려운 일이니 말이죠. 아직 채 어른이 되지 않았지만 사회는 그들이 어른이 되기를 바라고 그들은 빠르게 어른이 되어야만 합니다.
8월의 길 위에 버리다
- 저자
- 이토 다카미 지음
- 출판사
- 북폴리오(대한교과서) | 2007-08-25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막 서른 살을 넘은 남자의 이혼, 이제 청춘은 끝났다! 양극화...
두 편 모두 성실하게 일은 하지만 그들이 일을 하는 것에 비해서 아주 큰 돈은 벌지 못하는, 그렇다고 해서 살기 어려운 정도의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부자이고 여윳돈이 남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다만 생계를 유지할 뿐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판기 음료수를 채우는 일을 하는 주인공과 마트에서 탄원서에 답변을 달아주는 일을 하는 이들은 사실 우리의 눈에는 그다지 잘 보이지 않는 직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그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어디에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사람들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 하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냥 평범한 이야기일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뭔가 재미있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바라기도 어렵죠.
그냥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의 한 단면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가장 특별할 겁니다. 사실 이혼이나 새로운 결심은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걸 겁니다. 매일 비슷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그들에게는 어떠한 자극이 될 수도 있겠죠.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누구나 겪는 그러한 일들이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꽤나 커다란 사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덤덤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그냥 물건을 넣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트럭 안에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집에서 가볍게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것들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나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으 하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그렇게라도 자신의 속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털어놓고 싶었던 걸까요?
뒤에 작가의 인터뷰까지 덧붙여져 있어서 책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한 편의 소설이 더 있는 것이 즐거웠겠지만 말이죠. 일본이나 한국이나 이제 30대는 허리이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사실 그들이 어떠한 희망을 가지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꿈을 가지고 앞으로 노력을 하더라도 거기에 대해서 뭐 하나 명확히 뵈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그 어느 나이보다도 성실하게 근무하지만 그에 대해서 털어놓을 곳도 별로 없고요. 읽으면서 뭔가 묘한 생각이 드는 소설. 그다지 화려하거나 억지로 무언가를 꾸며놓지는 않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해서 더 매력적인 소설 [8월의 길 위에 버리다]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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