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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향락의 파멸

권정선재 2014. 1. 5. 22:49

[맛있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향락의 파멸

 

Good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팬

Bad 영화가 무려 3시간이라고?

평점 -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오전 10시에 시작을 하는 시사회라니. 그것도 3시간이나 진행이 되는 시사회라니. 다소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고 하더라도 평소의 기상 시간에도 미치지 않는 시간에 무려 세 시간짜리 영화를 봐야 한다니 말이죠. 하지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해 보입니다. 두 시간에서 향락에서부터 한 시간의 몰락의 수순까지 이 영화는 세 시간 동안 관객을 자유자재로 움직입니다. 아무래도 긴 러닝 타임만큼 그 안을 도대체 뭘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애초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전혀 없었던 모양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다른 영화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자신만의 감성으로 영화를 밀어나갑니다. 주식 사기와 더불어서 미국 경제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한 모습인데요. 이게 다소 과장이 되어 있으면서도 실화라는 것이 바탕이 되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어떤 배우 하나 구멍 없는 연기를 선보이는 것 역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매력입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2014)

The Wolf of Wall Street 
8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 매튜 매커너히, 롭 라이너, 존 번달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79 분 | 2014-01-09
글쓴이 평점  


가난뱅이, 더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싶었던 야심가 조던 벨포트의 이야기는 그 캐릭터 자체로도 매력적이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 역시 흥미롭습니다. 분명히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누군가가 위험한 순간이 다다르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더 파멸의 길로 향해가고 있으면서 다들 그것에 대해서 덤덤하게 이야기를 하고 마는 거죠. 그리고 모두 그것 그 자체를 즐기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어른들은 정말로 어른이 맞아? 라는 질문을 하고 싶을 정도로 아이처럼 행동을 하고 어리숙하게 행동을 합니다. 정상적인 어른들이라면 하지 않을 그런 행동들을 선보이는 거죠. 한 아이의 아버지로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조던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친구들이 다 그렇습니다. 한 순간 노력의 길은 모두 다 잊은 채로 지금의 향락에만 젖어있는 거죠. 마치 이 달콤한 꿀이 영원히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화수분과 같다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약에 취해있고 성행위에 몰두하는 그들은 꽤나 답답합니다. 정말로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애착이 있는 건가? 하는 질문도 던지게 만들죠. [위대한 개츠비] 역시 부잣집 도련님의 깨달음이었지만 이번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그보다 더 화려하고 더 추악하게 그려집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건재함을 보여주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다시 한 번 실화를 통해서 자신의 연기력을 선보입니다. 모든 일에 자신만만하던 시절의 젊음부터 자칫 잘못하게 된다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될 수도 있어서 두려워하는 모습.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그려내면서 관객들을 설득해냅니다. 성공과 돈에 취해서 결국 자신의 모습까지도 잃어가고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을 한 채로 단순히 쾌락만을 원하며 새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끔찍한 모습을 가진 역할인데 이 모든 것이 정말로 그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이 캐릭터가 더 묘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법의 망 안에서 교묘하게 사기를 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을 피해자로 만들기는 하지만 초반 페니 주식에서부터 큰 시장으로 가게 되는 것은 나름 악랄하고 짓궂은 로빈후드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말이죠. 더더군다나 이 캐릭터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딱히 누군가에게 피해를 줘야지. 라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겁니다. 애초에 그러한 것에 대해서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지 않지만 말이죠. 그냥 일이 흘러서 이렇게 되었구나. 뭐 그런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나이를 아무리 먹고 아버지가 되더라도 여전히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도대체 왜 저렇게 답답하게 구는 거야? 라고 한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조나 힐이 맡은 조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사고뭉치인 대니는 보기만 하더라도 답답하고 민폐 가득한 인물입니다. 애초에 그저 더 많은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을 하던 조던이 약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의 결말과 관련이 되어서 이야기를 하기는 조금 뭐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회사 자체가 흔들리고 조던의 삶 자체도 많이 망가지게 됩니다. 모든 일에 대해서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 느낌을 주는 인물입니다. 그래도 조던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차린 회사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어떠한 희망?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도니는 처음부터 조던에게 기대어서 모든 것을 시작을 했고 나중에 무슨 일이 터졌을 때도 그를 수습하려고 하기 보다는 뭔가 어떤 일이 터지는데. 터질 거야. 이러고만 있는 느낌입니다. 워낙 코믹 연기를 잘 소화하는 조나 힐인 만큼 그 기대를 깎아내리지는 않지만 다른 배우들도 모두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는 만큼 굳이 그가 더 압도적인 무언가를 선사하지는 못하는 느낌입니다. 두 시간의 유쾌한 부분을 맡기에는 충분한 배역으로 생각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유쾌한 사기부터 몰락까지를 보이는 이 영화는 사실 그다지 무겁기만 하지도 않고 그 모든 과정이 꽤나 환상적인 영상으로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약에 취해서 보이는 그 모습들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독특한 영상으로 그려지는 느낌인데요. 국내에서도 최근 개봉을 했던 [카운슬러]가 자신이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을 하다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는 한 사내의 파멸만을 그리면서 꽤나 묵직하고 진지하게 다가갔던 것과 다르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조금 더 유쾌한 시선으로. 그리고 빠른 호흡 등으로 다가가는 느낌입니다. 무려 세 시간이나 되는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기에 그 자체가 약간 부담이 되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그 기다란 시간을 꽤나 매력적으로 만들어내고 앞에 두 시간과 뒤에 한 시간을 전혀 다른 영화인 것처럼 만들어내는 것 역시 관객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위대한 개츠비]와 비슷하게 부자를 맡았으면서 전혀 다른 느낌을 풍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그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수위가 조금 높은 분이라 시작하는 연인이 가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짜릿하게 즐기고 강하게 한 방 터뜨리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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