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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엔더스 게임, 숙성이 모자라

권정선재 2014. 1. 5. 22:44

[맛있는 영화] 엔더스 게임, 숙성이 모자라

 

Good SF를 좋아하는 사람

Bad 원작 소설을 넘어서야지!

평점 - ★★★★

 

[엔더스 게임]에 예매권을 받아 쓰는 리뷰입니다.

 

원래 소설을 먼저 만나고 나서 만나는 영화이니 만큼 그 기대도 큰 만큼 걱정도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거대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고작 한 편의 영화를 가지고 설명을 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말이죠. [엔더스 게임]은 거대한 원작 소설을 가장 합리적으로 요약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도 묻어납니다. 특히나 한 권의 책만으로 길게는 네 편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소설과는 다르게 영화에서는 그 모든 이야기를 채 진행하지 않은 채로 급하게 무언가를 정리하는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관객들 역시 엔더와 같이 성장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정도 수준에 다다르지는 못합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서 그저 엔더를 관찰하는데 모든 것을 다 기대게 만듭니다. 그리고 단순히 관찰만 하다 보니 정작 그의 선택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조금 더 긴 이야기로 돌아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엔더스 게임 (2013)

Ender's Game 
8.1
감독
개빈 후드
출연
해리슨 포드, 아사 버터필드, 벤 킹슬리, 헤일리 스타인펠드, 비올라 데이비스
정보
SF,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13 분 | 2013-12-31
글쓴이 평점  




아무래도 이야기가 짧아지다 보니 수많은 인물들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게 된 느낌입니다. 특히나 본소등의 악역이라거나, ‘엔더발렌타인의 관계 같은 것이 더 상세하게 그려졌더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더라고요. 소설을 읽으면서 꽤나 두꺼운 분량에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읽게 된 것이 바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였는데 영화는 전혀 그러한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입니다. 대신 조금 더 이야기의 속도를 높이는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끝이 나는 것처럼 30분 단위로 이야기를 끊는 느낌인데 나름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요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 동안 수많은 판타지 프랜차이즈 영화들의 경우에는 지나칠 정도로 그 이야기를 늘어뜨리곤 했잖아요. 그럴 이유가 충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빠르게 진행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역시 사실이고 말이죠. [엔더스 게임]은 그러한 점에서 장단점이 분명한 영화일 겁니다. [엔더의 게임] 소설을 읽은 사람의 경우에는 이 이야기가 나름 이해가 되고 그들의 행위가 용납이 가지만, 소설을 미리 접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큰 줄기에 엉성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사 버터필드가 맡은 엔더는 다시는 상대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끝까지 짓밟을 정도로 잔인함과 동시에 상대를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는 연민의 마음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어린 나이이지만 전쟁에 가장 적합한 인물입니다. 그는 빠른 두뇌 회전으로 상대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생각이 가능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을 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시 맞출 수도 있는 인물이죠. 아무리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쉽게 포기를 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리더십도 꽤나 발휘가 되는 편인데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제대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더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었다면. 최소한 두 편으로라도 개봉을 했더라면 그의 리더십이 더 빛을 발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대신 빠르게 이야기가 된 덕에 그의 번뜩이는 재치 같은 것이 조금 더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순간에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모두가 실패할 거라고 분명히 믿는 순간에도 그는 그것을 빠져나갈 무언가를 찾아나갑니다. 그리고 몸에 베어있는 따뜻한 배려의 마음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몰려들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휴고]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소년은 야망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따뜻한 시선도 가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다만 그의 역할 자체가 영화가 꽤나 작아짐에 따라서 단순한 소품처럼 이용이 되는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원작 소설에 비해서는 분명히 아쉽지만, 다른 SF 영화에 비해서는 분명 더 나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워낙 거대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만큼, 거기에 다다르는 것이 그다지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앞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수많은 배역들을 뒤로 물러놓고 오직 엔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몰아가는 것 역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일 겁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거기에서 한계를 분명히 깨달으면서 동료들을 믿게 되는 모습 같은 것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대신 그가 가지고 있는 조금 더 강한 힘 같은 것이 앞으로 드러나게 되었으니 말이죠. 게다가 권위에 쉽게 물러나지 않고 자신이 그 권위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을 때 쉽게 상대를 누르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 역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미덕일 겁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고 이긴다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또 다른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가장 간단한 것도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말이죠. 2014년을 시작할 SF 영화로 부족함이 없는 매력적인 영화 [엔더스 게임]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엔더의 첫 무중력 경험

환상적인 게임 속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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