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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장미 도둑

권정선재 2014. 1. 21. 07:00

[행복한 책방] 장미 도둑

 

아시다 지로의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이 묶여있는 [장미 도둑]은 모두 다른 이야기가 하나의 개성으로 독자들을 유혹하는 작품입니다. 보통 단편 소설집 같은 경우는 아무리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느낌으로 묶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장미 도둑]은 정말로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어딘지 모르게 다들 약간 순진하다는 생각을 주기도 합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생각을 할 수 있지? 라는 느낌이 우선 든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나 제목과도 같은 [장미 도둑] 이야기는 더더욱 그렇게 묘한 느낌이 들게도 하고요. 모두가 다 다른 사람들. 모두가 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사람들만 두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장미도둑

저자
아사다 지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7-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92086 /277p책 소개 철도원과 러브 레터(영화 파이란의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초반에는 누군가가 죽고 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다소 무겁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감에 따라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것은 익숙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무리 피하고 싶더라도 결국 누군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내가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면 칠수록 그것이 되게 우스워보인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내가 그것에 대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더 초연하게 대처를 할 때. 오히려 그 순간 내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더 잘 죽게 되는 법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더 많은 돈으로 자신이 죽을 것을 대비하는 회장님의 모습은 오히려 처절했습니다. 물론 잘 사는 것보다 잘 죽는 것이 어렵기에 그러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런 동시에 일본 특유의 문화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역시 [장미 도둑]의 매력을 더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최근 일본 문학의 경우에는 한국 문학과 참 닮았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침체가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그냥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다소 처질 수밖에 없고, 뭔가를 생각을 하기 보다는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 전부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무튼 이 소설은 반대로 일본 문화가 묻어납니다. 하나마츠리라는 것도 그렇죠. 어린 아이에게 축복을 비는 행위는 우리에게는 약간 낯선 그런 문화니까요. 그러는 동시에 기발함도 살아있습니다. 중매를 서는 노부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가인]은 설마설마? 하면서 독자들이 책장을 넘기게 하다가. 말도 안 돼! 라는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전반적으로 맛있는 글들이 쓰여져 있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끼면서 그 이야기 안에 쉽게 들어가고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소설들입니다. [장미 도둑]은 부잣집 도련님의 편지를 다루고 있는데 그 안에는 아이의 눈으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어른들의 부정 같은 것도 고스란히 다 담겨 있으니까요. 거기에는 누구 하나 일부러 속인다거나 그러한 것이 없습니다. 그냥 진지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아이가 있을 따름이죠. [장미 도둑] 소설집 안에 담겨 있는 소설들은 모두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안에 다루고 있는 하나의 공통점은 사람이 있다는 걸 겁니다. 사건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서 사건이 있는 거죠. 그래서 더 편안하게 읽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이 되더라도 크게 어렵지 않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이야기부터 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매력있는 [장미 도둑]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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