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모킹제이
거대한 시리즈인 [헝거게임]의 그 마지막 시리즈 [모킹제이]는 거대한 혁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다소 심심한 것은 사실입니다. 수많은 혁명을 다루고 있는 문학들의 경우 그 대상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깨닫고 혁명의 불꽃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면 ‘캣니스’는 여전히 소극적인 존재이니 말이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지 못한 채로 그저 그런 혁명의 역할만 하려고 하니 그 한계가 분명하게 그려지고 그게 꽤나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혁명에 대해서 절실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그 열정이나 그러한 것도 부족하고 말이죠.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강인하던 여전사는 점점 더 소극적이고 안으로만 들어가게 됩니다.
이제는 꽤나 소극적이게 변해버린 ‘캣니스’는 반대로 그래서 이 혁명의 가치를 더 높이는 역할을 하게도 됩니다. 어떠한 거창한 뜻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살던 그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행동을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특별함도 숨어있지 않죠. 그냥 평범하게 내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혁명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겁니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혀 이기적인 것이 아니죠.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니 말이니까요. 그리고 이미 세상을 바꾼 수많은 혁명들은 처음부터 거창한 뜻을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세상이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이러한 소심한 희망들이 모이고 모여서 바로 그러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거죠. 처음부터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자는 뜻 같은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제는 두 개의 세계의 부딪침으로 묘사가 되는 [모킹제이]는 사실 그 누구도 절대적인 선이 아니라는 것을 묘하게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그 세상이 단순히 우리의 힘만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이쪽을 누르게 되면 저쪽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그렇게 생겨버린 모양인 거죠. 그리고 이 묘하게 생긴 세계라는 것은 우리의 편인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적이고. 그리고 우리와 다르게 생긴 것 같으면서 우리와 닮아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중간에서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균형을 얻기란 매우 어렵죠. 그래서 우리는 어느 한쪽의 세계에 발을 담그게 되고 다른 한쪽이 마치 틀린 것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킹제이]가 의미하는 것은 우리의 힘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는 힘을 가지고 있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뜻을 가지고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빛을 발하기 어렵겠지만 우리 모두가 하나의 뜻을 가지고 한 방향만으로 가게 된다면 그 자체가 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의미 안에는 우리가 정말 생각을 해야 하는 바른 미래라는 것도 존재하고 있을 거고 말이죠. 단순히 게임에 참가하게 되어서 발버둥을 치는 한 소녀에서 혁명의 여전사. 그리고 혁명 그 자체가 되어가면서 스스로의 성장과 함께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여주인공 ‘캣니스’의 이야기. 영화보다는 조금 더 개인의 성장에 치중을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몰입도 높은 소설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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