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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그해 겨울엔 눈이 내렸네

권정선재 2014. 2. 4. 07:00

[행복한 책방] 그해 겨울엔 눈이 내렸네

 

제목부터 시적인 [그해 겨울엔 눈이 내렸네]는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우울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무조건 밝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아픔은 아니죠. 지금 이 순간에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한 채로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다시 나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게 되는 이야기니까요. 모든 것을 누구라도 다 포기를 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게 되는 어른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묘하게 뭉클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게 아픈 상황에서도 주위를 둘러보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아이의 입장이 그려져 있으니까요. 아이는 자신만 아프지 않고 결국 가족들도 아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해겨울엔눈이내렸네

저자
크리스티앙 시뇰 지음
출판사
솔(도) | 2006-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또 한 사람의 카뮈를 만난다!프랑스가 추천하는 작가, 크리스티앙...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프게 되면 아픈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같이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그다지 편하지가 않으니까요. 누군가가 고통에 젖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냥 마음이 편하기도 어렵죠.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그리 편하지 않다면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 겁니다. 내가 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 했어. 라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최선을 다 해야 하는데 사실 경제적으로 그리 편하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하기도 쉽지 않잖아요. 그리고 내가 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 하지 못해서 아이가 아픈 거라면? 정말로 다시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결국 그 이야기는 내가 무능력해서 그렇다는 이야기이니까 말이죠. 아무리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지 않더라도 결국 그렇게 될 것이고 사람은 조금씩 우울하게 변할 겁니다.

 

소설 속의 아이의 가족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남의 집 일까지 하면서 손자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죠. 때로는 이 일 자체가 쉽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려고 하더라도 결국 손주이니 말이죠. 게다가 아이가 급성 백혈병이라는 이야기는 아무리 아이가 낫기를 바란다고 하더라도 하늘의 뜻이 있어야만 할 겁니다. 아이는 조금씩 지쳐가고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면서 너는 꼭 나을 거야. 라고 말을 해주는 것은 결국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외는 주문일지도 모릅니다. 내 손주는 괜찮을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죠. 분명히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도 꽤나 슬프게 다가옵니다. 아이의 눈으로 세사을 바라보는 것이 버겁지 않도록. 아이가 이 일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른들이 노력하고 있거든요.

 

다소 힘든 상황과 반대로 아이는 조금씩 밝게 지내고 더 건강해지는 것이 소설에 그려지고 있기에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마지막까지 읽게 됩니다. 참 착한 느낌입니다. 분명히 최악의 상황이고 모두가 손을 놓고 싶을 상황이 분명한데 그 누구도 쉽게 손을 놓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간절하게 믿으면서 그 간절함에 다다르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거죠.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그런 주문을 거는 건데 참 착한 아이와 가족들의 모습은 마치 수채화처럼 소설에서 펼쳐집니다. 아픈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아이도 착하고, 아이를 위해서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주지 못해서 지치는 엄마의 모습 역시 그녀가 포기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단순히 한 소년이 죽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모두가 헌신을 하는 이야기. 희망을 간직하는 [그해 겨울엔 눈이 내렸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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