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이토록 기묘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라니 읽는 것만으로도 뭔가 묘한 느낌에 빠지게 되는 소설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는 사실 친절한 소설은 아닙니다.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알 수 없고 딱히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계속 넘어가는 이유는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이 정말로 현대인의 모습하고 닮아있어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모두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거죠. 그리고 주인공의 기이한 행동을 따라가는 것을 보는 느낌도 꽤나 모호합니다. 분명히 기이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그의 행동이 무조건 이상해보이기 보다는 나름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할까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름 흥미가 생기는 소설입니다.
하루하루의 사건들이 기이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것이 누군가가 겪는 일상의 모습하고 참 닮았습니다. 분명히 주인공이 하루에 겪는 모든 일들을 다 겪는다면 이상한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를 따로 본다면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들이 실제로 누군가에게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졸다가 버스의 종착역까지 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은 다만 조금 느릿하게 그리기도 하고 다소 몽환적이고 묘한 느낌으로 그리기도 합니다.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게 이것들로 인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고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설명을 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매력적입니다. 하루하루의 기이한 모습이 있는 그대로 그려지고 있기에 더더욱 색다른 느낌을 주고 더욱 일상의 연속성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이 누구나 다 겪는 일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신기하게 그려지는 이유는 그가 꽤나 느긋한 성격이라는 점 탓일 겁니다. 사실 이런 주인공이 곁에 있다면 한 마디 하고 넘어갈 겁니다. 아니 도대체 그렇게 정신을 놓고 다니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라고 말이죠. 분명히 자기가 알아서 자기 일을 다 하고 있는 것일 텐데도 분명히 그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타박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겉으로 보기에 꽤나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죠. 사실 사람이 한 번 실수를 하면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잖아요.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은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실수를 했네? 그러면 나는 다음 번에 또 실수를 할 거야. 라고 말을 하면서 그냥 넘기는 거죠. 그리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라고 행동을 합니다. 그 기이하고 묘한 모습이 혀를 차게 하면서도 또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는 것도 참 신기한 노릇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소소한 이야기로 일주일을 채워나가는 이 책은 딱히 마음을 붙들지 않기에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마음에 오랜 시간 자리를 잡으면서 다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사실 좋은 소설일 겁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냥 이대로 스쳐가기에 더 좋은 것들도 있잖아요.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면 정말로 별 것 아닌 이야기들의 나열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는 이야기들의 나열. 그리고 그 안의 모호함에 담겨 있는 다소 애매하고 느긋한 주인공의 모습 등이 모두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독자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에피소드들의 나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묘한 느낌에 빠져들면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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