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거친 호밀빵
Good – 사회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지루하고 느린 것 싫은 사람
평점 - ★★★★ (8점)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높은 지위를 가진 이로 인해서 자신의 것을 잃은 한 남자의 분노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만 보면 그다지 특별한 영화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영화들이 다들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들은 세상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알고 있고 자신들이 그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얼마나 쉬운 일이건. 혹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건 간에 말이죠. 하지만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다릅니다. 그들은 어떠한 선택을 일부러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고 무지하다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도대체 왜 이기지도 못할 싸움에 나서는 것인지에 대해서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움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포기를 한다면 정말로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테니까요. 자기가 할 수가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더라도 그 일이 억울하다고 생각이 되고 바꿔야 한다고 믿음을 가진다면 움직여야만 할 겁니다.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한 남자의 외침은 너무나도 서글픕니다.
통행세라는 명목으로 두 마리의 말을 빼앗기고 게다가 아내까지 죽음에 이르게 된 남자에게 칼을 드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겁니다. 아무리 정정당당한 싸움을 하려고 하더라도, 법의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그 누구도 그의 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이 자리에 주저앉을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냥 주저앉기에는 지금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그리고 그가 생각을 하는 가장 정의로운 사회는 그것에 대해서 그냥 포기를 하고 마는 사회가 아니라 그것이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더 이상 더 높은 이로 인한 억울함이 없는 그런 사회일 테니 말입니다. 그런 그의 움직임을 보는 것은 사실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이의 투지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다른 이들보다 덜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는 상인으로 아주 가난한 사람도 아니고 적당히 타협을 한다면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냥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냥 더러운 짓을 당했다고 생각을 하고 만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이 그냥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가 가장 악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사실이고 그로 인해서 일은 더 커집니다. 느리고 분노하는 그의 이야기는 그것이 현실 같아서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미하엘 콜하스’는 [더 헌트]로 유명한 배우 ‘매즈 미켈슨’이 맡았는데 이번에도 너무나도 묵직하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사실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이라는 영화 그 자체만 본다면 그다지 흥미로운 영화도 아닙니다. 분명히 사람들이 분노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것처럼 어느 한쪽이 완벽한 선이라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도 아닙니다. 그리고 도대체 ‘미하엘 콜하스’는 왜 그렇게 애매하게만 행동을 하는 것인지 그의 행동으로 인해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의 행동은 자신의 정의로움을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다른 이들의 정의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죠. 그리고 분명히 선한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종교라는 것에 크게 벗어나서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않기도 합니다. 그는 자기만이 옳다고 이야기를 하는 다소 고지식한 학자의 느낌을 푸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답답한 사내의 이야기가 나름 공감이 가고 그의 선택들에 은근히 응원을 하고 싶게 하는 이유는 그의 그 모든 행동들이 아내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이후의 그의 모든 행동들에 대해서 지나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 말이죠. 섬세한 감정 묘사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진지함과 고뇌를 조금 더 부각시키는 느낌입니다.
분명히 불편한 영화입니다. 지나치게 잔인하고 지나치게 느리고 지나치게 분노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래서 좋은 영화입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이유는 모두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일 겁니다. 주인공 ‘미하엘 콜하스’를 비롯하여 수많은 공작이나 귀족. 그리고 공주나 어린 딸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부족한 연기를 선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선택이 다 합리적으로 보이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 최대한 덤덤하게 말하며 그래도 ‘미하엘 콜하스’의 명예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자 노력을 하는 ‘공주’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되더라도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 자신의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정의에 맞서서 이야기를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조금 잔인하고 묵직하지는 하지만 그 느리고 진지한 무언가가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느낌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자발적으로 싸움을 원하는 사람들
둘 – 미하엘과 공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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