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그리즐리를 찾아라
[그리즐리를 찾아라]는 제목처럼 그리즐리 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곰과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두 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이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단순히 인간의 감성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곰이 우선으로 그려지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보통의 소설이라면 당연히 두 가지 이야기가 같이 진행이 될 때에 사람의 이야기를 우선으로 그릴 겁니다. 아무래도 그것이 조금 더 편리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죠. 하지만 [그리즐리를 찾아라]에서는 조금 더 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그려나갑니다. 그 매력이 이 소설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단순히 사람들에 의해서 관찰을 당하는 곰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인 만큼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 느낌입니다.
우리는 흔히 곰에 대해서 어떠한 막연한 이미지만을 그리지만 사실 곰은 사람과 참 많이 닮은 동물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기도 하고, 그 어떤 동물보다도 현명하기도 하죠. 사람과 부딪침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은 그들이 사람이라는 존재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그냥 마주치게 되면 생기는 그런 귀찮은 일들을 피하고 싶은 것이 전부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어미 곰은 아이들을 지키고 숲에서 생활을 합니다. 우리가 그냥 막연히 알고만 있었던 것이 생생한 어떠한 목소리로 들리는 만큼 다소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을 하고 있던 그런 단편적인 이미지의 곰을 넘어서서 정말로 살아있는 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거죠. 정말로 살아있는 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흥미롭습니다.
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그들과 갊은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곰과 인간의 이야기가 비슷하게 반복이 되는데 주는 매력이 바로 그것일 겁니다. 곰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사실 아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그 아이를 보호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는 곰을 살피면서 마치 자신과 같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이 부분이 그다지 생각보다 강하게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더 인간과 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명확함. 그리고 환경에 대한 것들도 이야기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소설은 그러한 것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곰에 대해서 관찰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묘하더라고요. 단순히 관찰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암컷 곰이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후반부의 감동은 꽤나 큰 편입니다. 사실 초반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소설이지? 하는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분명히 재미있는 소설이고 책장이 잘 나가기는 하지만 그걸로 끝이거든요. 하지만 어미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 모든 것들. 그리고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까지 다 던질 수 있는 모습은 묘한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단순히 곰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모성애의 거대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거든요. 모성이 가지고 있는 힘은 다른 무엇과 비교를 해보더라도 큰 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곰을 관찰하는 인간. 그리고 자연스럽게 곰의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 것들. 그다지 딱딱하지 않게 읽히는 것이 매력적인 [그리즐리를 찾아라]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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