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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권정선재 2014. 3. 3. 07:00

[행복한 책방]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 즉 누군가의 부재를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보게 될 겁니다. 아무리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도 그와 비슷한 경험. 최소한 그와 상응하는 어떠한 경험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쉽게 이야기를 할 수도, 이야기를 해서도 안 될 겁니다. 우리가 입으로 누군가를 이해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그 무게와도 같은 것은 그 누구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을 테니 말이죠.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로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된 그는 결국 자신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 과거로 향합니다.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저자
존 반빌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05-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와 사무엘 베케트를 잇는 현존하는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우리들이 아프고 나서 자연스럽게 과거로 향하는 것은 이전에 느끼던 그 아픔과 무게를 더 이상 느끼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과거로 간다는 것은 조금 더 안락했던 순간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안에서는 아무래도 지금 느끼고 있는 괴로움과도 같은 것이 조금 옅어지게 될 테니 말이죠. 시간이 흘러버린 곳에 다시 간다는 것은 적어도 지금의 이 상처를 제대로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니 말이죠. 가장 아름다웠던. 그리고 지금의 아픔을 피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지금의 상처를 지우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아무리 강한 척 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삶의 아픔에 대해서 계속 느끼는 것은 무리가 있을 테니 말이죠. 그렇게 누군가에 대한 아픔을 잊기 위해서 과거로 찾아가는 것은 참 유치하지만 가장 당연한 방법일 겁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과거에 머물던 장소에 가게 되면서 어릴 적 느꼈던 묘한 가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들 모두가 장소에 대해서 가지는 의미가 다를 거라 생각을 합니다. 간단한 예로도 아파트에서 자라난 세대들은 모두 똑같이 생긴 것만 같은 아파트에서도 내가 자라난 아파트에 대해서 조금 더 애착을 가지기도 하니 말이죠. 저만 하더라도 백화점이라는 장소가 단순히 쇼핑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가면 나름 마음이 안정이 되기도 하고 힐링이 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트 역시 마찬가지죠. 그곳에서의 어릴 적 느꼈던 경험을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것은 단순히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 추억을 되새기면서 지금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을 겁니다. 아픔에 대해서 잠시 잊는 데에는 지금 이 순간의 상처를 잊고 그 이상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테니 말이죠.

 

과거에 갔던 순간에서 찰나의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은 사실 묘한 느낌에 빠져들게 될 겁니다. 이미 나는 더 이상 거기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는 추억들은 거기에 있으니까요. 사실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같은 경우에는 그다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힐링을 하고 여유를 찾기 위해서 읽는 편인데 솔직히 이 책 같은 경우에는 그다지 여유를 찾기 위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단순히 여유를 찾기 위한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무게나 담겨 있는 가치는 꽤나 큰 편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가는 그 책장을 넘기는 손이 그다지 쉬이 움직여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가게만 됩니다. 특히나 표지가 아름다운 소설.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로 주말 찬찬히 시간을 되새기는 것은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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