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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

권정선재 2014. 3. 7. 07:00

[행복한 책방] 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

 

과연 인간이란 얼마나 지적인 동물일까? 그리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동물일까? 라는 고민을 하시는 분이라면 [코끼레애 관한 짧은 우화]가 답이 될 겁니다.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의 동물들은 인간의 생활을 탐구하러 가기로 결심합니다. 과연 그들의 삶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그리고 닮아갈 것이 있는지를 배우기 위해서죠. 사실 이런 것만 본다면 그냥 귀여운 동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이 이야기가 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히 코끼리가 사람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에 등장을 하는 인간들은 모두 아름다운 모습만은 아니니 말이죠. 그런데 참 슬픈 것은 그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

저자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출판사
서해문집 | 2005-01-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매머드 공의 1,398,387대 직계 후손인 존 에펠라스 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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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는 곳은 화려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림자도 짙고 아픔도 많은 곳입니다. 사람들은 그 어떤 생명체보다도 이기적인 족속이니 말이죠.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아파하기 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파악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누군가의 것을 파괴하고 그 위에 지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자연으로부터 빌린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다른 생명체의 무언가를 빼앗고 그것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너무나도 자유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우리는 자연이라는 것이 우리와 얼마나 우리의 근처에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위에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애초에 우리가 사는 것이 처음부터 인간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자주 잊곤 하죠.

 

코끼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도 처음에는 화려하지만 이내 코끼리는 그 이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참 아픈 현실이죠. 사람은 단순히 사람이 아닌 생명체에게만 잔인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우리는 잔인한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약육강식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를 보살피지 않죠.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얼룩말은 절대로 얼룩말 스스로를 약자로 취급하며 죽이지 않습니다. 그건 사자라는 다른 종이 있기에 가능한 거죠. 하지만 인간들은 그들 스스로 약육강식의 안에 들어가기를 바라며 그 위에 군림하기를 바랍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걸까요? 같은 사람끼리 누가 더 강하고 누가 더 약하고, 누군가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참 끔찍할 겁니다.

 

우리들이 너무나도 자주 잊고 사는 것들을 결국 코끼리의 눈으로 보여주고 그들의 선택을 통해서 우리를 반성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늘 우리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구에는 단순히 우리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거기에 우리의 자리는 아주 작은 부분이고 우리가 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더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냥 운이 좋아서일 텐데 말입니다. 코끼리는 결국 인간들의 삶을 방문하고 나서 자신들은 우리의 삶을 따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들의 삶은 겉으로는 화려해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도 많은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결국 깨닫게 되거든요. 비록 코끼리의 눈을 빌리기는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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