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또 하나의 약속
동명의 영화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 반도체에서 죽어간 젊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을 하는 반도체 공업에 대한 생각. 그것은 클린하다 일 겁니다. 그들은 방진복을 입고 근무를 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절대로 반도체가 더러울 거라고. 그 사업장이 위험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제야 그들 중에서 누군가가 아프게 되었고 그것이 그 사업장 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나서야 그 이면이 제대로 보이게 되는 겁니다. 그들이 얼마나 유독한 물질을 만지고 있었고, 그들이 입고 있는 방진복이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도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말이죠. 삼성이 잘 되어야 나라가 잘 되는 줄 알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정정당당. 우리가 살아야 그들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는데 아직도 삼성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실화를 다루고 있는데 딸을 잃은 한 아버지, 그리고 한 가족의 힘겨운 걸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다 삼성에 들어가면 잘 들었다고 할 겁니다. 고등학교만 졸업을 한 상태로 그 큰 돈을 만질 수가 있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런 커다란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앞으로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서 내 자식이 아프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누구도 그러한 생각을 하지 못할 겁니다. 화학 약품으로 인해서 아이를 잃게 되고 심지어 아이를 낳을 능력도 잃게 되는 순간 그 누구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한 딸이 죽고 나서야. 한 아버지가 그 모든 것과 타협을 하지 않고서야 우리는 겨우 이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반도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된 거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인 만큼 [또 하나의 약속]은 마치 누군가의 일기처럼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더 편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일 내 가족이 이런 일을 당하게 되었다면 나는 도대체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걸까? 그냥 합의를 하고 뒤로 물러나게 되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돈이 아니니 내 가족을. 내 식구를 지키기 위해서 맞서 싸워야 하는 걸까? 삼성으로 인해서 또 하나의 식구가 되어가는 그들은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치는 삼성의 차가운 몰인정에 맞서 싸우면서 정의를 지켜나갑니다. 우리는 그저 한 권의 책으로 인해서 그러한 일이 있었구나. 생각을 하고 말지만 그 수많은 시간과 그들의 좌절감 등에 대해서는 우리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삼성과 LG의 물건이 아닌 것들을 생각을 할 수도 없으니 말이죠. 지금도 우리는 그들이 우리 근처에 있는 삶 속에서 살아갑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책이 아닙니다. 삼성이 더 나은 기업. 그리고 우리가 존경받을 기업이 되길 바라는 거죠. 사실 외국에 나가면 자부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세계 지도에서 찾기조차 힘들 정도로 작은 나라. 이 작은 나라에서 만들어내는 것들을 전 세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니 말이죠. 이태리 여행을 할 적에 티코를 발견을 하면 기쁘고, 호주를 여행할 때 누군가 갤럭시를 쓰고 있으면 괜히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조건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커다란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겁니다.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 회사를 존경하고 그 회사의 가치를 따라하고 싶어서라는 거죠. 그렇다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해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한 아버지의 슬픈 여정 [또 하나의 약속]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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