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우리들도 그럴 이야기
Good – 실화 영화 팬
Bad – 빠른 속도감을 찾는 사람
평점 - ★★★★ (8점)
에이즈 치료가 될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온 날 보게 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에이즈에 걸린 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에이즈에 대해서 오해를 합니다. 성관계를 맺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 걸릴 수 있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들이 비단 동성애자들만의 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물론 거리는 비율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동성애자 쪽이 더 비중이 높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숫자에 있어서 이성애자가 더 많다고 하지만 애초에 10%이니 말이죠. 하지만 오히려 에이즈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그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들도 동성애자들일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위험에 처해있는지를 알고 있고 그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피해야 한다는 것도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조심하게 되는 거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편견에서부터 시작을 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론’도 이런 평범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에이즈라는 것은 동성애자들이나 걸리는 것이고 그런 이들과 어울리는 것은 매우 역겨운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 이였던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역시 깨닫게 됩니다. 에이즈는 누구나 걸리고 에이즈에 걸린다고 무조건 단기간에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노력하는 한 사내의 회개와도 같은 영화입니다.
우리는 에이즈에 걸리면 죽는다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 에이즈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서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겁니다. 암으로 죽는 사람의 대다수가 영양실조인 것처럼 말이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주인공 ‘론’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실제 관객들의 변화도 요구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에이즈에 대해서 차별적인 생각에 대해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화인 거죠. 누구 하나를 위한 것도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생각의 변화일 겁니다. 더 이상 에이즈라는 병은 누구만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병인 데다가 분명히 나을 수도 있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이즈라고 하면 굉장히 두렵게만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무조건 죽는 병도 아닙니다. 지금은 약물만 제대로 투여하면 사실상 불치병처럼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맨 앞에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이제는 치료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그 병에 걸리면 죽어! 라는 것은 웃기죠. ‘론’도 처음에는 30일만 산다는 사실에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치료법을 발견하고 조금씩 더 살아가고 또 다른 싸움을 시작하는 인물입니다. 주인공의 변화는 마치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변화와 닮아있습니다.
‘메튜 메커너히’가 맡은 ‘론 우드루프’는 전형적인 마초 기질을 가진 사내로 동성애자를 혐오까지 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물도 에이즈에 걸리고 변화합니다. 에이즈라는 병이 동성애자만이 걸리는 병이 아니라 무지에 의해서 시작이 되는 병이라는 것을 말이죠. 소독을 하지 않은 주사기를 통해서 감염이 될 수도 있고, 콘돔을 끼지 않은 성행위를 통해서도 걸릴 수도 있다는 것. 수혈에 의해서도 가능한 것이고 말이죠. ‘론’이라는 사내는 처음에는 자신의 병에 대해서 굉장히 공격적인 자세를 가지고 아무 것도 할 생각을 하지 않지만 멕시코에 가서 또 다른 치료법을 찾고 나서는 조금씩 태도를 바꾸어 나갑니다. 그것을 통해서 돈벌이 수단을 삼기는 하지만 무조건 나쁘다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것이 그가 단순히 약만 팔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토대로 또 다른 임상 실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제약 회사나 의사 등이 단순히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서 그런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정말로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정말로 살기 위한 것이니까요. 또한 그가 약을 몰래 들이기 위해서 온갖 변신을 하는 부분은 나름 유머스럽기도 하고 그의 완벽한 연기 변신을 다시 한 번 대단하게 보이게 만듭니다. 공격적이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던 ‘론’은 자신을 도와주는 ‘레이온’과 또 다른 동성애자들을 만나면서 점점 더 온순해지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공감합니다.
아름다운 드렉퀸으로 나오는 트렌스젠더 ‘레이온’ 역은 ‘자레드 레토’가 맡았는데 [미스터 노바디]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그의 또 다른 변신도 놀랍더군요. ‘메튜’ 역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 나온 배우야? 싶을 정도로 놀라움을 선사하는데 ‘자레드 레토’역시 꽤나 충격적인 변신입니다. ‘레이온’은 드렉퀸입니다. 트랜스젠더일 수도 있군요. 그는 자신의 성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우연히 옆 병상에 누워있던 ‘론’과 친구 비슷한 것이 되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우울하기만 할 상황에서도 그는 무조건 우울하기만 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한 행동을 하죠. 그 역시 돈을 받고 그런 일들을 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돈만을 위한 인물이 아닙니다. 또한 ‘론’에 대해서 다른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그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저 마음으로만 품으면서 소중한 친구로 지내는 것이 독특한 인물입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매력적이기도 한 인물이죠. 영화 속에서 유머를 담당하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레이온’은 보다 보면 뭔가 아픈 느낌을 주는 역할입니다.
여주인공 ‘이브’는 제니퍼 가너‘가 맡았는데 그녀는 정의로운 의사이지만 사실 별다른 것을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이 영화에서 유일한 제대로 된 여성 캐릭터라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직업적 사명과 정의로운 윤리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는 의사이면서 병원에 소속이 되어 있는 사람으로 함부로 자신의 생각대로 환자들을 치유할 수 없지만 이내 자신이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이 바라는 것. 그리고 제대로 된 것을 위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죠. 다른 의사들과는 다르게 ’레이온‘을 진심으로 친구로 생각을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고, ’론‘ 역시 괴짜이지만 악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와 친구가 되기로 하고 그들의 곁에 머무는 아름다운 여성인 거죠. 마지막까지 에이즈 환자들의 손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진짜배기 의사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그 실화의 무게가 꽤나 묵직하고 또한 그 힘 역시 강한 편입니다. FDA에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는 ‘론’의 행동 이후에 정말로 환자들을 위한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더 이상 제약회사의 돈만 받는 것이 끝이 아니라 정말로 치유를 위한 것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게다가 한 사내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처음에는 그다지 예쁘게만 보이지 않던 ‘론’ 캐릭터도 영화가 진행이 됨에 따라서 나름 착하게 그려지기도 하거든요. 그는 정말로 누군가를 위하기도 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돈벌이만을 위해서 바이어스 클럽을 운영하지만 이후에는 자신의 차를 팔아서 환자들을 도울 정도로 정말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지 자신의 사명을 깨닫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잔잔한 드라마 안에 강한 울림과 우리의 편견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나비의 숲으로 들어가는 ‘론’
둘 - ‘레이언’과 ‘론’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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