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6
“저하 어서 앉으시지요.”
“마음이 없습니다.”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굳이 학업에 뜻이 있어야 합니까?”
“왕이 되실 분 아닙니까?”
“네. 아닙니다.”
현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원하지 않는 혼인을 맺어야 하고 내 뜻대로 살 수 없는 그 길. 나는 전혀 바라지 않습니다.”
“저하가 왕이 되시기 위해서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모릅니다.”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런 것 하나 모르오.”
“저하.”
“그만 두시게.”
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왕이 되기 위해서 나의 외숙도 적으로 둬야 하는데 내가 도대체 그런 왕 노릇을 왜 해야 한단 말이오?”
“왕의 자리라는 일이 그리 가벼운 일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절대로 그런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나도 가벼운 일이라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소.”
“저하.”
“그만 두시게.”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내가 지금 왕이오?”
현우는 물끄러미 수현을 응시했고 수현은 그런 그의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고작 세자일 뿐이오. 그런데 내가 내 아버지를 적으로 두어야 하고 나의 외숙을 적으로 두어야 합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데 지금 스승님의 말씀은 그런 것 아닙니까?”
현우의 슬픈 눈빛에 수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저하. 지금 제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저하를 위해서 이리 말을 하는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스승님이 그 누구보다도 나를 아끼신다는 것.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아닙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되었습니다.”
현우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스승님께서는 내가 하는 이야기 모두 다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으니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을 겁니다.”
“저하.”
“왜 그러시니까?”
“됐습니다.”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굳이 현우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은 없었다.
“제가 왕이 된다면 제가 바라는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겁니까? 모두 다 이룰 수 있는 겁니까?”
“왕의 자리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백성을 위해서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싫은 겁니다.”
“저하.”
“나는 나를 위한 자리이기를 바랍니다. 다른 누구 탓에 내 모든 것을 버리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허나 그것이 왕의 자리입니다.”
“저하가 요즘 왕이 될 공부를 그리 성실히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 말이 맞습니까?”
“그것이.”
유란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세자가 왜 그러시는 것일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자만을 보고 있다는 것인지 모르는 것입니까?”
“그러신 모양입니다.”
수현의 대답에 유란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자도 이 궐을 나가고 싶은 거랍니까?”
“네?”
“나는 그렇습니다.”
“마마.”
“나는 이런 꿈을 꾸어서는 안 되는 것이겠지요.”
유란은 쓴 웃음을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다시 수현을 보며 아랫입술을 물었다.
“세자가 이상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마마.”
“그 아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가지고자 하는 아이입니다. 내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은 곧 사라지실 겁니다. 아직 저하께서 나이가 어리셔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아니요.”
유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저 나이가 어려서 그런 거라면 세자의 스승이신 그대도 더 이상 이상한 마음을 품지 않으셔야겠지요.”
“그것이.”
“세자를 물들이지 마세요.”
유란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빛났다.
“나는 세자가 정상적이기 바랍니다.”
“네.”
“그냥 그런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세자를 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수현은 쉽게 할 말이 없었다. 유란의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더욱 답답하고 버거운 마음 뿐이었다.
“누이는 무슨 일인가?”
“별 일 아닙니다.”
“나에 대한 것인가?”
기웅의 말에 수현은 물끄러미 그를 보았다.
“제가 혹 마마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전해드리면 안 될 것이라도 있어서 그러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시지 않소?”
기웅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대와 나의 비밀.”
“그만 두십시오.”
수현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저에게 감히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겁니까?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씀입니까?”
“세자는 길이 아니오.”
“예?”
“주군의 자리란 단순히 왕의 자리가 아니란 말입니다. 모두가 같이 할 수 있는. 백성을 생각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저하는 백성을 생각을 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백성이 우선이 아닙니다.”
“제가 도울 겁니다.”
“누이가 그대를 내칠 거요.”
수현은 물끄러미 기웅을 응시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누이는 그대를 믿지 않소?”
“저하가 저를 믿으십니다.”
“그것을 믿소?”
“믿습니다.”
기웅은 한참 수현을 물끄러미 보더니 그대로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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