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18
“들었어? 기숙사 게이.”
“아 싫다.”
“그러니까.”
“완전 더러운 거 아니야?”
“그래도 동성이 뭐 어때서?”
“그런 거면 기숙사에는 안 살아야지.”
“맞아. 다른 사람들 피해나 주고.”
“그거 나중에 뭐라고 할 건데?”
“한쪽은 지난 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대.”
수현은 심호흡을 하며 아랫입술을 물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듣더라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거라고 다짐을 했건만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에게 또 다른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선배 뭐 해요?”
“왔어?”
생글거리는 현우를 보며 수현도 밝게 웃었다.
“그런데 왜 원래 앉던 자리에 안 앉고 이렇게 뒤로 왔어요? 뒤에 있으면 칠판 잘 안 보인다면서요?”
“그냥 오늘은 뒤에 있고 싶어서.”
“그래요?”
현우는 음료수를 따서 수현에게 밀었다.
“선배 오늘 우리 과제 보셨어요? 거기 3페이지가 제대로 이해가 안 되던데요?”
“그래?”
수현은 최대한 현우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하기를 바라면서 과제에 집중했다.
“그거 무슨 말이야?”
“뭐가?”
“너도 들었잖아.”
기웅의 물음에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김수현.”
“내가 뭐?”
“너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안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너 못 괴롭혀서 안달인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다른 사람들을 내가 왜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 하는 건데? 그들이 도대체 나에게 뭔데?”
“미치겠다.”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그래도 조심하라고 했잖아. 너는 그냥 졸업하면 그만이지만 저 녀석은 도대체 어떻게 할 건데? 너 때문에 저 녀석이 남은 학교 생활이 최악이 되어버리면. 그때는 뭘 어떻게 할 건데?”
“나도 모르겠다.”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왜 이런 건지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다.”
“박기웅.”
“왜?”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거냐?”
수현의 무거운 물음에 기웅은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누군가를 좋아한 것에 불과한 일인데 그게 그렇게 남들에게 욕을 먹을 그런 일이었던 거야?”
“다른 사람들은 너를 이해하지 못해.”
“그래.”
수현은 쓴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야?”
“그게 당연한 룰이야.”
“도대체 무슨 룰?”
“세상을 사는 룰.”
“다른 사람들 연애에는 별 말 안 하잖아.”
“그들은 게이가 아니니까.”
기웅의 간단한 말에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이유가 되는 거네.”
“일단 너희 방 옮겨.”
“왜 그래야 하는 건데?”
“말 했잖아.”
기웅의 눈은 단호했다.
“너는 괜찮다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단 말이야.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계속 나타난다면 결국 그 녀석과 너의 일 온 학교가 다 알게 될 거라고.”
“아직은 아니야?”
“그래.”
기웅의 대답에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렇게 더러워?‘
“김수현.”
“너도 아니라는 소리는 안 하는 거네.”
“그게.”
“됐다.”
수현은 가볍게 기웅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리고 멀어졌다. 기웅은 크게 고함을 지르며 벽을 세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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