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20
“제가 기숙사를 나가야 한다고요?”
“그래요.”
사감의 말에 현우는 미간을 모았다.
“제가 왜 그래야 하는 거죠?”
“그걸 몰라서 물어요?”
“네 모릅니다. 그러니 말씀해주세요.”
현우는 당당했다. 그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하기에 괜히 움츠러들거나 그럴 이유도 하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제가 여기에서 나가야 하는 거죠? 저 기숙사비도 다 내고 문제도 없는데요.”
“다른 학생들이 불안해해요.”
“뭐라고요?”
“동성애자라면서요?”
사감의 말에 현우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게 지금 여기에서 왜 나오는 거죠?”
“사실인가요?”
“그게 지금 여기에서 왜 나오는 건지 여쭈었습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타당한 이유가 되는 거죠.”
“그게 어떻게 타당한 이유가 되는 겁니까?”
“모르잖아요.”
사감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현우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이상한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거죠?”
“지금 도대체 무슨?”
“나가요.”
사감은 단호했다.
“여러 말 하지 않아요.”
“그러실 권리 없습니다. 우리 기숙사 규정 그 어디에도 동성애자라서 안 된다는 규정은 없거든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하. 당연하다. 그런 말이 어디에 있죠?”
“이봐요. 이현우 학생.”
“규정에도 없는 것을 가지고 저를 내쫓으실 수 없습니다.”
“그럼 다른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그러는 것. 그러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고 상관도 없다는 건가요?”
“왜 불안하죠?”
“자기들을 어떻게 할까봐요.”
“하.”
현우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이 무슨 오해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저에게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그런 못생긴 얼굴. 취미 없습니다.”
“아무튼 나가줘요.”
“사감님.”
“우리도 힘들어요.”
사감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현우 학생을 위한 것이기도 해요. 사람들 눈에 안 보이면. 이제 그런 이야기 아무래도 줄어들 겁니다.”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거죠.”
“아무튼 끝났어요.”
“저기. 저기요!”
현우의 외침에도 사감은 그냥 멀어졌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어. 안녕.”
현우의 인사에도 수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일찍 왔네?”
“앞에 공강이라서요.”
“아, 그래. 기웅이 이제 온대.”
“선배.”
현우는 가만히 수현을 응시했다.
“선배까지 그러면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선배마저도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아니에요?”
“내가 뭐?”
“나 기숙사에서 나가래요.”
수현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게이라서. 더럽다고. 위험하다고. 그래서 나가래요?”
“그게 정말이야?”
“네. 정말이에요.”
“그게 지금 무슨?”
“선배. 나 어떻게 해야 해요?”
현우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다들 나를 밀어내기만 하는데. 선배마저도 그러면. 나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요? 네?”
“그게.”
“선배. 나를 좀. 제발. 어떤 답이라도 줘요.”
수현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사이 현우의 고개가 떨어졌다. 수현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현우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아 등을 토닥였다. 현우가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은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그 누구보다도 위로가 되는 서로의 입맞춤에 두 사람은 간절했다. 세상에서 오직 오롯이 두 사람만 남은 것처럼 그런 외로움이 두 사람 주위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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