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10

권정선재 2014. 3. 28. 19:00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10

요즘 들어 이상한 말이 들립니다.”

이상한 말이요?”

현우의 바둑돌 하나를 치우며 기웅이 빙긋 웃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외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에 대한 이야기요?”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어찌나 기이한 이야기인지 제가 그냥 듣고 모른 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습니까?”

기웅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어떤 이야기인 겁니까?”

제 스승과 동무시죠?”

그렇습니다.”

현우가 기웅의 돌을 하나 치웠다.

두 분의 사이가 그저 동무가 아니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이 중요한 겁니까?”

?”

현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외숙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대체 저하가 무엇을 걱정하고 계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까?”

그렇습니까?”

현우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침착함을 유지했다.

저는 그저 다른 이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외숙께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이러는 겁니다.”

정녕 저의 걱정을 하시는 겁니까?”

?”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그럼 내가 누구의 걱정을 합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마치 지금 저하께서 하시는 걱정이 제가 아니라 마치 제 동무를 향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것이 결국 제가 제 외숙을 걱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두 분의 일이니 말입니다.”

왕이 되고 싶으십니까?”

기웅이 소리가 나게 돌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현우는 살짝 긴장을 한 눈으로 기웅을 응시했다.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정말로 강한 왕이 되고 싶은지. 그것을 제가 지금 세자 저하에게 여쭙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가 안 되십니까?”

나는 왕이 될 사람입니다.”

그렇군요.”

기웅은 빙긋 웃으며 현우의 돌을 하나 치웠다.

허나 왕이 될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다 왕이 되는 것은 아니더라 이 말입니다. 왕이 되는 사람은 그 이상의 무슨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단순히 세자라는 자리가 아니란 겁니다.”

왕이 되는 자격이라.”

기웅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자격 같은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까? 외숙께서 설마 왕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현우의 눈은 차갑게 빛났다.

아무리 외숙이 제 자리를 노리신다고 하더라도 제가 애써 무시를 하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그대가 나의 외숙이기에 그런 것입니다. 허나 그 이유는 내 자리를 위협하는 순간 사라지는 겁니다.”

지금 세자가 나를 협박하는 겁니까?”

그저 알려드리는 겁니다.”

현우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모한 행동을 하실 테니까요.”

현우가 돌을 내려놓고 기웅은 자신이 더 이상 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바둑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쯤 두셔야 할 겁니다.”

아직 아닙니다.”

외숙.”

내가 비록 이 대국에서 승리하지는 못할지언정 저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인 거겠죠.”

그렇습니까?”

저하도 이제 더 이상 제가 만만한 바둑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아시게 될 테니까요. 다른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럴 겁니다.”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이나 바둑을 뒀다. 서로만을 생각을 한 채로.

 

 

 

저는 왕이 될 자격이 없는 겁니까?”

현우의 말에 수현은 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저하. 그런 생각도 하시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저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을 모르시는 겁니까?”

그런 건가요?”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내가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 보니 그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왕이 되고 싶습니다.”

현우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허나 그냥 허울만 좋은 왕이 아닙니다. 정말로 수많은 이들이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왕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그런 왕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고 자격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저하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왕의 재목이십니다.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왕이 되게 해주세요.”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현우의 눈빛은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이전하고 완벽히 달라졌다.

 

저하와 바둑을 두었네.”

수현은 물끄러미 기웅을 바라봤다.

그 이야기를 나에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하를 지키고 싶은가?”

자네 정말.”

그럼 나를 죽여야 할 거야.”

기웅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만일 내가 죽지 않는다면 달라지는 것은 하나 없을 테니까. 나는 쉬이 포기를 할 생각이 없으니 말이야.”

자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건 나는 자네에게 더 이상 다른 말을 해주지 않을 거야. 이미 모든 것은 끝이 난 것이네.”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수현을 바라보다가 그에게 다가와서 가만히 턱을 만졌다.

자네의 왕을 만들고 싶나?”

이 손 치우게.”

그러고 싶네.”

자네 정말.”

그럼 내 것이 되게.”

기웅이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일 거야. 나를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야. 아무리 자네가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달라질 수는 없을 거야. 알겠나?”

기웅은 조심스럽게 수현에게 입을 맞추었다. 수현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기웅을 노려보고 자리를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