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온 더 로드, 길의 끝에서
[온 더 로드]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Good – 혼자서 영화 보기 좋아하는 사람
Bad – 깔깔대는 영화 보기 원하는 사람
평점 - ★★★★ (8점)
그다지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하지 않는 데다가, 정확히 그려내지도 않아서 살짝 당황스러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온 더 로드]는 분명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사실 굉장히 애매한 영화이기는 합니다.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이야기 자체도 순서대로 정리가 되지 않기에 다소 낯선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증가되기도 합니다. [온 더 로드]가 불친절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영화가 누군가의 여정을 고스란히 따라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 행보가 우리들에게도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까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이라는 이름. 그리고 거기에 존재하는 그들의 일이라는 사실로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다소 낯설기도 한 이 영화가 그래서 매력적일 것입니다. 게다가 불친절하기도 한 것은 그저 청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용납이 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청춘이라는 것은 그저 규정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기도 하니 말이죠. 다소 모호한 소년의 어른 되기는 [온 더 로드]의 길 위에서 함께 펼쳐집니다.
예술가, 우리가 흔히 생각을 하는 바로 그 예술적인 존재들의 이야기인 만큼 이 영화는 유쾌하고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 역시 다소 애매하게 그려집니다. 동성애와 이성애의 관계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을뿐더러 관객의 입장에서 도대체 누구의 이야기를 따라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주인공인 ‘샐’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장난스러운 친구인 ‘딘’에게로 시선이 가고 거기에 자유로운 생활 속에 자신을 풀어놓는 ‘메리루’의 이야기로 젖어들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까를로’에 대해서 동정하게 되다가 이내 ‘제인’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다시 한 번 ‘딘’으로 넘어오는 식 이야기는 자유롭게 변경합니다. 어디까지나 ‘샐’의 시선으로 이 모든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샐’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마치 [위대한 개츠비]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은 ‘개츠비’가 주인공이지만 그것을 모두 서술하고 바라보는 것은 ‘토비 맥과이어’가 맡은 ‘닉 캐러웨이’인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죠. 아직 채 자유롭지 않던 소년 ‘샐’은 이 모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점점 더 자유로운 자신을 찾아갑니다. 이것이 다소 답답 돋기도 하지만 말이죠. 자유로운 청춘 예술가들의 날갯짓은 다소 심하기도 하지만 마냥 인상이 찌푸려지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주인공 ‘샐 파라다이스’ 역은 ‘샘 라일리’라는 배우를 맡았는데 다소 순진해보이면서도 예술에 푹 빠지는 것이 꽤나 귀여운 배우입니다. 글을 쓰고 싶지만 글이 써지지 않는 예술가인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바랍니다. 그리고 이 순진한 소년은 자유로운 영혼인 ‘딘’을 만나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것이 무조건 긍정적이다.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그 누구도 그의 행동에 대해서 잘못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하잖아요. 바로 ‘샐’에게도 그것이 이러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 무엇도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그를 잡아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친구들이었으니 말이죠. 그는 그리고 또한 쉽게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한 발만 더 내딛게 되면 금방 어른이 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더 친구들과 함께 그 현실에 머물면서 아이로 머물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누구도 이를 욕할 수가 없는 것이 그는 지금 자기 나름대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치유를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서 도대체 저건 뭐야? 라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다소 한심한 행동이지만 말이죠. 순진하면서도 꽤나 장난꾸러기 같고 때로는 진지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딘 모리아티’는 ‘개럿 헤들런드’라는 배우인데 이토록 능글거리면서 섹시할 수 있을까요? 마치 [퀴어 애즈 포크]에서 나왔던 ‘브라이언 키니’와 닮은 느낌입니다. 동성애자이면서 동시에 이성애자이기도 한 그는 그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인물입니다. 어쩌면 그의 모습은 저급한 피터팬과 닮아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어른이 되고자 원하지 않고 자유로운 성생활만을 즐기는 그는 또 하나의 네버랜드에서 사는 존재이니 말이죠. 그 어떤 책임을 지지도 않으면서 늘 즐겁게 지내고만 싶은 그는 자신의 매력으로 여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모든 부채를 덜어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천천히 어른이 되어갑니다. 결국 ‘딘’ 역시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온 더 로드]에 담긴 모든 여정인 모두 ‘딘’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여정입니다. 그가 조금 더 자유로이 움직이면서 더 많은 것을 보기를 바라고 친구들을 조금 더 위험한 상황으로 빠뜨리기 때문이죠. 예술가는 아니지만 마치 예술가처럼 보이는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그를 점점 더 가두고 어딘가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딘’은 어른이 되기를 피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세상을 창조하는 불쌍한 소년입니다.
‘크리스틴 스튜어드’는 자유로운 영혼 ‘메리루’ 역을 맡았습니다. ‘크리스틴 스튜어드’는 요즘 들어 파격적인 역할을 참 많이 맡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주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 속의 ‘벨라’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 같은데 뭐 이런 선택이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녀의 연기력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기에 이렇게 새로운 연기 변신은 그녀를 다시 한 번 매혹적으로 보이게 하는 거죠. 다만 변신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적인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난 번 영화에서도 꽤나 야릇한? 영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말이죠. 비슷한 이미지의 ‘엠마 왓슨’이 성스러운 역할을 맡는 것에 비해 아쉽습니다.
‘제이미 아담스’는 ‘딘’의 또 다른 여자인 ‘제인’역입니다. 프랜차이즈 영화에도 출연했던 그녀였던지라 얼굴이 다소 익숙한데 그녀는 꽤나 똑부러지는 여인입니다. 하지만 똑똑한 여자이기는 하지만 결국 사랑을 믿은 댓가로 모든 것을 다 잃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히 그녀만의 행동이 아니기도 합니다. 사실 사랑을 믿는 것만큼 멍청한 것도 없으니 말이죠. 게다가 스스로 어른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로 한심한 일일 것입니다. 그 사람이 어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기는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이 절대로 어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매혹적인 여인부터 결국 지치고 초췌한 여인까지. ‘제이미 아담스’는 [온 더 로드] 안에서 ‘제인’만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갑니다.
매력적이면서도 여린 동성애자 ‘카를로’ 역은 ‘톰 스터리지’라는 배우가 맡았는데요. 참 예쁘장하게 생긴 배우이기도 하면서 영화에서 가장 동정이 가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딘’을 사랑하는 여자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의 곁에 머물 수 있지만 친구이자 같은 남자인 그는 그의 곁에 머무는 것조차 허락이 되지 않으니 말이죠. 너무나도 여리고 너무나도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지만 ‘샐’을 제외한 그 누구도 그런 그의 마음을 바라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샐’도 이런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지는 못합니다.) ‘딘’을 사랑하는 이 여린 소년은 결국 사랑을 갈구하다가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맙니다. 아이로 계속 머물면서 사랑하는 이와 네버랜드에서 머물기를 바라고 있지만 ‘피터팬’이 그를 그의 세계에서 머물도록 허락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여린 외모와 함께 사랑에 빠지는 예술가는 동성애자라 하더라도 참 아름답습니다.
[온 더 로드]는 시간이 왔다갔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어른이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과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이 같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 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지 않기를 원하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어른으로 만들어갑니다. 우리가 이대로 그냥 머물고 싶더라도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죠. 그것은 나 스스로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자연스럽게 그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을 하면 길 위에 그대로 남아있는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 즐거웠던 시절, 모두가 함께 있으면 그걸로 그만이던 시절에서 그냥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가 더 이상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어른이 되고 싶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어른이 되어야만 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세상을 사는 것이 힘들다고 자연스럽게 어른의 삶을 택하게 되고 마는 것이니 말이죠. 마지막까지 꽤나 쓸쓸한 느낌을 주면서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혼자서 보고 멍하니 빠져보기에 참 좋은 영화 [온 더 로드]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매력적인 파티
둘 – 길 위를 무작정 걷는 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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