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13

권정선재 2014. 4. 4. 19:00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13

정녕 그 자리가 탐이 나는가?”

서고에서 원하는 책을 찾던 기웅이 고개를 돌렸다. 수현이 진지한 눈으로 그를 응시하는 중이었다.

자네 왔는가?”

내가 먼저 물었네.”

수현의 목소리는 떨렸다.

정녕. 정녕 자네는 애초에 자네의 것이 아니었던 그 자리가 그토록 탐이 난다. 이 말이던가?”

그 자리가 싫은 이도 있나?”

기웅의 대답에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네 정말.”

알고 있어.”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건 내가 그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어.”

그런 말이 아니라는 것 나보다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자네는 그 자리와 어울리지 않아.”

내가?”

그래. 자네.”

아니.”

기웅은 가만히 수현의 눈을 응시했다.

내가 그 누구보다도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싶어한다는 것은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모든 것을 다 손에 넣고 싶은 사람이라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이런 이야기 그만 두지.”

기웅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벌써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끌려다니는 것은 그다지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자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건 이미 세상이라는 것이 돌아가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자네가 아니라면 그런 흐름이 안 나타나겠지.”

아니.”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만일 자네가 아니라면 그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을 거라는 것을 정녕 몰라서. 그래서 말하는 것인가?”

책만 읽던 이라서 모르는군.”

기웅의 얼굴에 비웃음이 어렸다.

만에 하나라도 중전께서 회임이라도 하신다면 이 모든 논란이 끝이 날 거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가?”

그렇다면 자네에게 더 기회가 없겠지.”

그건 모르지.”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편이 더 쉬울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 야망을 감추지 않겠다는 건가?”

내가 감추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수현은 쉽사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당연한 것에 대해서 당연하지 않게 생각을 하는 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나는 그저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라네. 자네도 더 이상 자신의 욕구를 숨기지 마시게.”

기웅은 그대로 수현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리고 멀어졌다.

 

 

 

스승님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오?”

아무 것도 아닙니다.”

현우는 물끄러미 수현을 바라보며 자신의 다과를 그에게 건넸다.

드시지요.”

괜찮습니다.”

세자의 이름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현우의 장난스러운 말에 수현은 콕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과자를 입에 넣었다.

참 달콤합니다.”

스승님께서 뭐라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로 왕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대가 필요합니다.”

도와드릴 겁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저하.”

마침 궁녀 하나가 들어왔다.

지금 중전 마마께서 부르십니다.”

알겠네.”

현우는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현은 그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벽에 머리를 기댔다.

저하.”

 

세자 이제 곧 혼례가 있을 것입니다.”

어마마마.”

왜요?”

유란은 단호한 표정으로 현우의 눈을 바라봤다.

세자의 입으로 분명히 힘을 얻고 싶다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입니다.”

허나 이런 것은.”

이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유란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자가 아무리 혼자서 고군분투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힘을 얻기란 쉬운 법이 아니에요. 이게 다 어미가 세자를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

.”

싫습니까?”

아닙니다.”

현우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유란은 차가운 눈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세자의 스승은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내가 모를 것 같습니까?”

유란은 소리가 나게 손을 내리쳤다.

아무리 세자가 이 어미를 한심하게 본다고 한들 그 정도도 모를 거라고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어머니.”

안 되는 겁니다.”

유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세자가 세자의 스승에 대해서 연모의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하지만 그건 jel까지나 세자의 마음 속에서만 머물러야 할 일입니다. 그것을 마음 밖으로 꺼낸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겁니까?”

일단 왕이 되세요.”

유란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왕이 되고 난 이후에 세자가 무엇을 하건 뭐라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까? 그 누구도 없을 겁니다. 일단 세자가 왕이 되고 난다면. 그 무엇도 방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누이는 왜 그러시는 겁니까?”

무엇이요.”

기웅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누이. 세자가 왕이 될 재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다른 누구보다도 누이가 가장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자가 왕의 자질을 타고 나지 않았다고 한들 그대에 비해서는 훨씬 더 왕의 자리에 어울리는 분이지요.”

정녕 그리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누이가 안 되는 것입니다.”

유란은 미간을 가늘게 모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왕이 될 것입니다.”

기웅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쉼녀서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유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