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스물여섯 살] 사복경찰 논란, 경찰이란 무엇인가?

권정선재 2014. 5. 6. 07:00

[스물여섯 살] 사복경찰 논란, 경찰이란 무엇인가?

 

집에 도둑이 당했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불러야 할까요? 위험한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경찰일 겁니다. 우리를 위해서 늘 수고해주시는 참 멋진 분들. 존경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경찰입니다. 소방관 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를 지켜주시는 가장 소중한 분들인 거죠. 그런데 이번 청해진 해운 소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현장에서 보인 사복 경찰들을 보고 당혹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과연 그들이 지키려는 존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 때문이죠. 사복 경찰이 거기에 왜 있는 거죠?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경찰에 대해서 믿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지키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겁니다. 참 묘하게도 경찰이 가장 지키고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들은 권력 층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그들이 부도덕해서만이 아닐 겁니다. 정상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힘이 없는 거죠. 게다가 경찰이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구조입니다. 성실하게 뛰어다니는 경찰이 점수를 얻고 승진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누군가의 눈에 잘 보여야 하는 경찰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지금 사복경찰 논란을 단순히 경찰의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경찰의 수장은 바로 정부입니다. 현 졍권에서 이것에 대해서 완벽히 깨끗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을 하기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분들 역시 정의로운 경찰이 되고자 하지만 그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조건 정의만을 요구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요? 정의롭고자 하는 이가 그저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면서 자신의 일에 사명을 지닌 채로 사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인 걸까요?

 

물론 지금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경찰관들이 주위를 지켜주고 계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막차를 타고 집에 가더라도 불안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가 그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 역시 우리가 그들을 믿기에 그럴 겁니다. 그 누구보다도 믿는 사람이니까. 늘 우리의 편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경찰관이 사실은 우리의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그것이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누구에게 기대야 할지 그것을 알 수가 없기에 더더욱 그들을 비난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경찰이 제대로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 안에 있는 모든 문제를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지키는 그들을 존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비리가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채로. 그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면? 결국 남아있는 존경스러운 분들까지도 모두 더럽히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도 가지지 못한 채로 그들을 비난만 하게 될 겁니다. 이건 결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 분들을 존경할 수 있는 이 환경. 그것이 정말로 우리가 경찰들을 믿으면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특히나 이번 청해진 해운 소유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깔끔하게 털고 가야만 합니다. 해경에서 이 문제를 털어내지 않는다면 모든 경찰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이어질 겁니다. 정말로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지금 당장은 우리가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이런 일을 했다는 것 정도는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이상 숨겨진 존재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앞으로 등장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궁금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를 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경찰들이 하는 행동은 지나친 숨김입니다. 그리고 폭로가 이어지고 있죠.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억측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가운데 단 하나만 사실이 되더라도 사람들은 나머지 것들도 다 믿어버리게 될 겁니다. 그들 중 하나가 사실이었는데 다른 것들이 문제가 아니겠느냐? 이런 식의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건 절대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누가 생각을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사실이라면 나머지들도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을 하겠죠. 정말로 깨끗한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의혹도 없이 이번 참사를 해소해야 할 겁니다.

 

우리는 우리를 지키는 존재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들이 언제라도 우리를 내리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참 슬픈 이 세월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뒤늦게라도 장애인들에게 최루액을 뿌렸다는 사실에 대해서 사과를 하는 일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렇다면 뒤늦게라도 이 사복 경찰에 대해서 깔끔하게 사과를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해경과 관련이 되어 있는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도 모두 해소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도 그들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문제가 있는 자들 탓에 그 정의로운 모든 분들이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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