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라스트베가스, 계피 맛 사탕
Good – 편하게 즐길 영화 찾는 사람
Bad – 압도적으로 깔깔대길 바라는 사람
평점 - ★★★☆ (7점)
할배들의 라스베가스 여행기인 [라스트베가스]는 왕년의 스타들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지금 전성기인 젊은 배우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매력이 있으니까요. 노년의 배우들이 멋있는 이유는 그 안에 그들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그럴 겁니다. 어느 날 그냥 딱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같이 하는 그런 시간들이 얼굴에 그냥 남아있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 할배들이 가끔 귀여울 때가 있습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사고를 한 번씩 치는 거죠. 이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사리사욕에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람이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나이를 먹고도 흔들리는 할배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웃음을 짓게 만들면서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아니 결국 우리도 이렇게 되는 거잖아! 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게 마냥 불쾌한 느낌만은 아닙니다. 결국 고고한 척을 하던 그들이 우리와 닮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일종의 안도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게다가 그 귀여운 할배들이 연기까지 잘 하는 배우들이라면 확실히 그 아쉬움도 덜 수 있을 겁니다. 그냥 웃기려고만 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남자는 어쩔 수 없구나 싶기도 한 [라스트베가스]는 시작부터 유쾌합니다.
다만 할배들이 주축이 되는 만큼 [행오버]처럼 무조건 웃기지는 못한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씨네 21에서 절제를 한다는 구절을 본 적이 있는데 딱 그렇더군요. 할배들이 나름 자유를 누리기는 하지만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살짝 살짝 머뭇거리는 순간들이 나타납니다. 물론 그게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러한 부분들의 경우 솔직히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 그대로 빵 터지는 즐거움을 기대하기에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실컷 웃으려고 가는데 그냥 잔잔한 미소만 짓게 만듭니다. 물론 그래서 수위가 그다지 높지 않기에 크게 부담이 없이 볼 수 있는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요. 일단 노출이나 그러한 것이 적기에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라스트베가스]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이니 만큼 그것에 포커스를 두고 보더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넘어서는 조금 짓궂은 이야기는 크게 나오지 않거든요. 그냥 시간을 보내기에 괜찮은 영화 같습니다. 그리고 연기도 잘 하는 배우들이니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도 없고요. 볼거리도 나름 있으니 가벼운 팝콘 무비로 딱 적당한 영화입니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뒤늦게 결혼을 하고자 하는 ‘빌리’역을 맡았습니다. 모든 일에 다 자신만만한 역할입니다. 많은 돈을 가지고 뭐 하나 부족하지 않지만 절친한 친구의 장례식에서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과 같이 라스트베가스로 총각파티를 하러 가는 존재죠. 그런데 이렇게 자유분방한 양반치고는 꽤나 점잖은 행동을 합니다. 진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뒤늦게 망설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약간 사이가 애매한 친구인 ‘패디’와 사랑의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진짜 사랑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른 채로 약간 망설이고 애매하게 행동을 하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멋쟁이면서 솔직하지 못한 이 할배는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자기 마음을 찾아갑니다.
‘로버트 드 니로’가 맡은 ‘패디’는 ‘빌리’와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입니다. 자신의 처가 죽었을 때 그가 오지 않아서 그런 것이죠. 늘 투덜거리가만 하는 어디서나 있을 것 같은 사람입니다. 사실 그룹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는 늘 투덜거리기만 하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해결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곤 하잖아요. ‘패디’가 바로 그러한 노인입니다. 주위 사람들을 굉장히 귀찮아 하는 인물이죠. 그래놓고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되지만 그러면서도 다 하니까 더 짜증이 나는 거죠. 아니 어차피 할 거면 그렇게 짜증을 내지 않고 그냥 좋게 해도 되는 거잖아요! 은근히 비중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빌리’와 중요한 사랑의 라이벌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그냥 점잖은 듯 하면서도 은근히 꽁한 것이 귀여운 모습의 할배입니다.
‘모건 프리먼’의 ‘아치’는 유쾌하고 즐거운 할배입니다. 몸이 좋지 않아서 늘 자식의 걱정을 사는 존재인데요.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고 싶은 마음에 그들의 말을 다 듣기는 하지만 은근히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답답하게 느끼기도 하는 존재입니다. 사실 그렇겠죠.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나이를 먹고서도 누군가의 말을 듣기만 해야 하는 존재라니 말이죠. 하지만 자식들이 나쁜 마음을 가지고 그러는 것이 아니기에 딱히 뭐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손주를 안아서 놀아주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할배죠. 그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가장 옳은 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친구들 사이를 회복시키는 역할이기도 하고요. 따뜻하고 참 좋은 할배입니다.
반면 ‘캐빈 클라인’의 ‘샘’은 은근히 사고뭉치에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입니다. 아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비아그라와 콘돔을 주는데 그걸 자랑하는 존재죠. 뭐 그럴 수도 있죠. 아내가 그렇게 바람을 피워도 된다고 허락을 해주면 그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도 있죠. 사실 영화가 지나치게 무거울 수 있는 것을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샘’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말랑말랑하게 해주기도 하고 가끔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면서 웃음을 만들기도 하는 존재죠. 그래서 아니 저 나이 먹고 저래도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게도 하다가 은근히 짠하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친구 중에 그래도 이런 존재가 있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사고를 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의를 가진 나쁜 마음이 아니라서 사랑스러운 할배입니다.
‘메리 스텐버겐’이 맡은 ‘다이애나’는 ‘빌리’와 ‘패디’ 사이에 있는 3류 가수입니다. 중년이 되고도 노래를 하는 그녀는 뒤늦게 누군가를 마음에 담게 됨을 알게 됩니다. 그녀가 이 할배들과 어울리게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일 겁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에 그 누구도 여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주지 않는데 이 할배들은 바로 여자로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죠. 사실 누구나 다 그럴 겁니다. 아니 나이가 든다고 여자가 더 이상 여자가 아닐까요? 누구나 다시 로맨스를 느낄 수 있을 텐데 우리는 나이가 든 여자는 더 이상 로맨스를 느낄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녀들을 그냥 늙은이로 취급을 하고 마니까요. 할배들 사이를 중재하기도 하고 그들의 여정에 길라잡이가 되기도 하는 굉장히 현명한 여성이자 그들을 깨닫게 하는 존재입니다.
기대를 한 것처럼 막 터지는 웃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으면서 가끔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빛나는 영화 같아요. 게다가 수위가 그다지 높지 않으니 누구와 보더라도 크게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민망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니 말이죠. 다만 그 갈등이 그다지 극단적으로 터지지 않기에 이야기적으로 다소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큰 기대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실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은근히 속편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니 그다지 나쁜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과연 이 할배들이 다음에는 어떤 일들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그냥 이대로 걸음을 멈추기 보다는 할배들도 뭐든 할 수 있어! 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소를 지으면서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영화 [라스트 베가스]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비키니 심사모델이 된 할배들
둘 – 할배들의 유쾌한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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