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0
“스승님.”
“네. 저하.”
“제가 죄를 짓는 겁니까?”
수현은 현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스승님이 좋습니다.”
“저하.”
“그리고 빈궁도 좋습니다.”
순간 수현의 얼굴에 아차하는 표정이 스쳤다.
“빈궁 마마를 사모하시는 겁니까?”
“그런데 이것이 제가 지금 스승님에게 품고 있는 마음과 다릅니다. 이것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드십니까?”
“진짜가 아니니 말입니다.”
현우의 말에 수현은 고개를 숙였다. 이런 식으로 현우를 더 이상 흔들 수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지금 저하가 가지고 계시는 그 마음이 진실된 마음일 것입니다. 저를 버리셔야만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닙니다.”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는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스승님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저하가 저를 위해서 저를 멀리하는 그러한 순간도 있어야 할 겁니다. 그게 세상의 흐름입니다.”
“그런 법도가 어디에 있습니까?”
“모든 것의 법도입니다.”
“스승님.”
“저하.”
수현은 현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현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저하를 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가 저하를 지킬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십시오.”
“왜 이러십니까?”
현우는 울상을 지었다.
“저는 스승님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 수 없을 겁니다.”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스승님.”
“지금 궐에 저하의 편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니.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스승님을 버린다고 해서 뭐 하나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래도 흐름이 바뀔 겁니다.”
수현은 단호했다.
“적어도 제가 저하의 곁에 머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해드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저하에게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떠나고 싶다.”
“그러하네.”
기웅은 수현은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래야지.”
수현의 슬픈 표정에 기웅은 한숨을 토해냈다.
“자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도 내가 싫어.”
“왜 하필 세자인가?”
“그러게.”
“다른 사람도 많지 않은가?”
“그대 말인가?”
기웅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수현은 그에게 이마를 마주하고 가볍게 비볐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미안해.”
“도대체 자네는 나에게 왜 이리 잔인한 것인가? 내가 자네에게 그리 몹쓸 짓이라도 한 것인가?”
“아니. 내가 자네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이지. 자네에게 너무나도 큰 아픔을 주고 있는 것이지.”
“나 정말 죽고 싶어. 자네가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나는 정말 견딜 수가 없단 말이야.”
“그러니 떠나겠네.”
“자네 정말.”
“모두를 위한 길이야.”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알아보겠네.”
“아니.”
“그런데 나에게 왜 말을 한 것인가?”
“저하를 달래주시게.”
“자네 정말.”
“흔들릴 거야.”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수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미워도 이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자네가 정말로 나를 동무로라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거라면 나에게 이럴 수가 없을 거야.”
“미안하네. 자네가 정말 소중한 동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그리 많지가 않아.”
“그러면 저하는?”
“견디셔야지.”
“자네 없이.”
“그러하네.”
기웅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뜻을 내가 꺾을 수가 없는 거지?”
“그러하네.”
“그러하군.”
기웅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 역시 방법이 없었다.
“내가 그대에게 돈을 주어야 한다고요?”
“다시는 한양에 당도하지 않으리라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저하를 위해서 떠날 겁니다.”
“내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생각을 합니까?”
“네.”
단호히 대답을 하는 수현에 유란은 고개를 들었다.
“참 당돌하군요. 나는 그대가 싫습니다.”
“저도 제가 싫습니다.”
“그런데 내가 왜 돈을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제가 저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행하려고 하는 겁니다. 다시는 궐에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믿어도 되는 겁니까?”
“네.”
“믿을 수 없습니다.”
“마마.”
유란은 한숨을 토해내고 주머니 하나를 수현에게 툭 하고 던졌다.
“그대가 좋아서 주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정녕 다시 한양에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적어도 마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그럴 겁니다.”
“잔인하군요.”
“그렇습니다.”
수현은 절을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란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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