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6
“그런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데 걱정이 안 돼요?”
“너는 공부 안 하냐?”
“나름 하거든요.”
“여기 와서 늘 노닥거리기만 하면서 무슨 공부.”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입을 내밀었다.
“아니 사장님. 원래 잘생긴 애들이 공부를 잘 못하기는 하지만 저는 아니거든요. 저는 공부도 잘 해요.”
“그런데 왜 여기에 와서 책을 한 자 펼치는 것을 내가 보지 못했을까? 괜한 핑계 대는 거 아니야?”
“아닌데.”
수현은 입을 내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여기에서 더 흥미로운 것이 있거든요.”
“그게 뭔데?”
“사장님 얼굴 보는 거요.”
“뭐?”
“귀여워.”
얼굴이 붉어진 현우를 보며 수현이 씩 웃었다.
“사장님은 사장님이 귀여운 거 알고 있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사장님 완전 귀엽거든요.”
“김수현.”
“우와. 내 이름도 불러주고.”
수현은 테이블에 엎드려서 가만히 현우의 얼굴을 바라봤다.
“우리 사장님 진짜 너무 귀엽게 생겼다. 그런데 사장님은 몇 살이에요? 내가 막 말 놔도 되나?”
“안 되거든.”
“될 것 같은데?”
“이게.”
현우가 손을 올리는 순간 손님이 들어왔다. 현우는 수현을 한 번 흘겨보고는 주문을 받으러 카운터로 향했다.
“힘들죠?”
“됐어.”
“이건 돈 안 받아요.”
의자를 테이블에 올리며 수현은 씩 웃었다.
“나 너무 미워하지 마요. 나도 다 잘 하고 싶은데 그런 방법을 몰라서 이러는 거니까. 나 나쁜 놈 아니거든요.”
“너 나쁜 놈이라고 한 적 없어.”
“그래요?”
“그래.”
수현은 현우의 대답에 가만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라면 그다지 나쁘기만 한 대답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나는 좋은 놈이 맞나?”
“헛소리 하지 말고.”
“여기 되게 한가하지 않아요?”
“그래서 좋아.”
“되게 특이하네.”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 책에 눈을 돌렸다.
“책 재밌어요?”
“책 읽는 거 안 보여?”
“손님이 말을 걸잖아요.”
“매상에 하나 도움도 안 되는 손님.”
“그러니 내가 돈을 내고 마신다니까요?”
“됐어. 네가 말을 한 것처럼 나는 너에게 빚을 지고 있는 거니까. 그런 것은 정말 죽어도 싫거든. 그러니 다 갚을 거야.”
“그래요?”
수현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을 반짝였다.
“그 빚 한 번에 갚을 수 있는데. 나한테 진한 키스 한 번씩 해주면 내가 한 번에 만 원씩 차감을 해줄게요.”
“누구 범죄자를 만들려고 하는 거야?”
“내가 뭐요?”
“너랑 나랑 나이 차이가 몇 개인데?”
“그게 무슨 문제인가?”
수현은 이리저리 목을 풀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만일 그러면 다들 나보고 나쁜 놈이라고 할 걸요? 사장님은 무지하게 귀여운 사람이니까. 자기도 알고 있으면서.”
“됐다.”
“지금 인정 안 하는 거예요?”
“아무튼 내일부터 공부 안 할 거면 오지 마.”
“하지만.”
“말했다.”
수현은 입을 내밀면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우가 커피를 만드는 것을 다시 몰두해서 바라봤다. 오늘따라 유난히 손님이 자주 들었다. 그가 무슨 말을 걸기도 전에 현우는 바빴다.
“오늘은 되게 바쁜데 나에게 도우라고 하지 그랬어요?”
“됐어.”
수현은 가볍게 현우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의 손을 밀어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현우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매일 해줄게요.”
“됐다.”
자신의 손을 밀치는 현우를 보며 수현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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