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8

권정선재 2014. 5. 14. 19: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8

계속 이럴 거야?”

.”

정말 너.”

저는 좋아요.”

헌주는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돕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냥 세만 받아도 되는 거잖아.”

그거 되게 우스운 거잖아요. 사람이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 저는 그냥 제 일을 하고 싶은 거라고요.”

그럼 다른 일을 해.”

현우의 대답에 헌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손님도 하나 없잖아.”

그런데요?”

너 인건비도 안 나오는 것을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어차피 이 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안 달라지니까.”

됐어요.”

현우의 단호함에 헌주는 미간을 모았다.

네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모르겠다.”

그렇죠?”

너 삼촌이 네 걱정이 되어서.”

어서오세요.”

현우는 황급히 열린 문을 향해 인사를 던졌다. 그러다 그게 수현이라는 사실에 살짝 당황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었다.

무엇을 드릴까요?”

내가 다시 온다.”

안녕히가세요.”

헌주가 사라지자 현우는 한숨을 토해내며 자리에 앉았다. 수현은 그런 그의 곁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에요?”

뭐가?”

무슨 빚이라도 진 거예요?”

?”

세가 밀렸다거나.”

수현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다가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고 나서 현우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데 저런 사람이 왜 와요?”

내 삼촌이야.”

?”

내 삼촌이라고.”

현우의 말에 수현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사람이 삼촌이에요?”

왜 우리 삼촌이 뭐?”

아니.”

현우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카운터로 향했다. 수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니죠?”

?”

문제집을 풀던 수현의 물음에 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왜?”

아니. 아까 삼촌을.”

.”

현우는 씩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내 삼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는데 그걸 가지고 너에게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잖아.”

?”

별 거 아니야.”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별 거 아니니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나저나 꼬맹이. 너 문제집을 꽤나 많이 풀었다.”

내가 왜 꼬맹이에요?”

나보다 어리니까?”

현우는 밝게 웃으면서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현은 어린 아이 취급이 불쾌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그의 손을 느끼는 것도 즐거웠다.

내가 사장님보다 공부는 잘 할 걸요?”

정말?”

당연하죠.”

글쎄다.”

현우는 입을 내밀고 수현의 문제집을 들었다. 수현이 그것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현우가 한 발 빨랐다.

너 공부 안 하고 있었네?”

아니. 그러니까.”

자신을 그린 것 같은 캐릭터가 그려진 문제집을 보며 현우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그것을 수현에게 건넸다.

꼬맹아.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할 거면 이제 여기에 오지 마.”

다 하고 있다니까요.”

수현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문제집의 다른 페이지를 펼쳤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열심히 공부를 하라고.”

하여간 이상한 사장님이야.”

현우는 두근거리는 자신의 마음에 묘한 느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