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9

권정선재 2014. 5. 15.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9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는 거야?”

그 사람이 그냥 나를 늘 어린 사람으로만 보니까. 내가 그렇게 어리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네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네가 그냥 어린 사람이라는 사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걸? 변하지 않을 거다.”

달라지게 할 거야.”

수현의 대답에 기웅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연하의 증거라는 거 알아?”

?”

원래 연하들이 꼭 그런 식으로 자기가 어른처럼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 헛짓을 한다. 이 말이지.”

하여간 너는.”

수현은 기웅에게 입을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문제집에 몰두했다.

 

아 좋다.”

커피를 마시며 현우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이 시간이 좋았다. 게다가 자신의 카페라서 원하는 음악이라면 뭐든 다 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좋다. 매일 이랬으면.”

매일 이러면 안 되는 거죠.”

뭐야? .”

수현을 보며 현우는 살짝 눈을 흘겼다.

왜 사람 말을 엿듣고 그러냐?”

사장님이 그냥 말을 하고 있는 게 들린 거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매상이 안 나오는 매장이 매일 매상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해요? 가끔은 장사가 되는 날도 있고 그래야죠. 안 그래요? 이러다 망하겠네.”

안 망해.”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삼촌이 이 가게의 오너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는 그냥 얻어 살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

아마도 지금 수현은 현우가 삼촌의 건물에 그냥 세를 들어서 사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가?”

그럼요. 매상이 오르기를 기도해야죠.”

그건 잘 모르겠다.”

현우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장님 제가 도와드릴게요.”

네가 뭐?”

다시 일을.”

안 돼.”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수현에게 이런저런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그가 자신의 구역에 들어오기를 바라지 않았다. 사장과 손님의 관계는 사장과 알바의 관계보다 멀었으니까.

학생이 무슨 알바야.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내 카페 그렇게 손님이 많지 않아서 너 월급을 줄 정도는 아니거든.”

큰 돈 안 바라거든요.”

그러다 나 잡혀간다.”

.”

수현은 입을 내밀고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현우는 그런 수현을 뿌듯하게 바라보더니 음료수를 건넸다.

오늘은 공짜.”

, 감사합니다.”

현우는 잠시 수현을 바라보다 다시 창가에 앉았다. 그리고 여유로이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수현은 그런 현우의 등을 멍하니 바라봤다.

 

나 정말 미치겠다.”

?”

그 사람이 너무 좋아.”

수현의 대답에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아니 그 사람을 얼마나 봤다고 그런 말을 해? 사람이 조금 더 친해지고. 뭐 그러고 나서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꼭 그러라는 보장은 없는 거지. 그리고 너도 사장님을 아는 것처럼. 그 사람 되게 좋은 사람이거든.”

나는 아니다.”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너만 결국 다치게 될 걸.”

?”

원래 늘 더 좋아하는 쪽이 손해인 법이니까.”

나는 안 그럴 거야.”

그건 아무도 모르지.”

수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당연한 이야기이고 별 것 아닌 이야기였는데 이상하게 기웅의 이야기가 너무 화가 나는 그였다.

하여간 너는 말을 해도.”

?”

됐다.”

수현은 책상에 반쯤 엎드려서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방과 후에 현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미리 문제를 풀어야 했다. 뭐 문제집을 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현우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겠지만 그에게 거짓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기웅은 그런 수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매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