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1
“외숙. 스승님이 사라졌습니다.”
“네.”
덤덤한 기웅의 대답에 현우는 얼굴이 굳었다.
“외숙. 외숙은 지금 무엇을 아시는 겁니까? 도대체 뭘 알고 계시기에 그리 덤덤할 수 있는 겁니까?”
“그 자의 뜻입니다.”
“외숙.”
“떠났습니다.”
현우는 그대로 자리에 무너졌다.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데 감히 나를 두고 어떻게 나를 떠날 수가 있습니까!”
“저하를 위해서입니다.”
“누가 그럽니까?”
“그 자가 그랬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내가 떠나라 명한 적이 없는데. 내가 떠나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나를 두고 갈 수가 있습니까?”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외숙이 보내셨습니까?”
“네?”
“내가 없으면 외숙이 가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자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모릅니다.”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겁니까?”
“외숙.”
“네.”
현우가 기웅의 얼굴에 목침을 던졌다. 기웅은 얼굴에 생채기가 났지만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리 행동을 하신다고 해도 제가 어디에 갔는지 모르는 그 자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말을 하지 않고 갈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외숙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떠날 수가 있습니까?”
“그 자는 정말로 저하가 왕이 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하가 왕이 되시는 길이 오직 그가 올 수 있는 길이 될 겁니다.”
“아니요. 나는 왕이 되지 않을 겁니다.”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스승님을 모셔오십시오.”
“그 자는 멀어졌습니다.”
“외숙.”
“그 자가 바라는 것은 저하가 왕이 되는 겁니다!”
기웅의 고함에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면 그 자가 돌아오는 겁니까?”
“저는 모릅니다.”
“그런 게 어디에 있습니까?”
현우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이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저하를 위해서입니다.”
“나를 위해서라고요?”
현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바라지를 않는데 그 일이 어떻게 나를 위한 일이 되는 겁니까? 나를 위한 일이 나를 위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저하를 위해서 그 사람이 떠나지 않으시면 저하께서는 절대로 용상에 오르실 수 없습니다.”
“바라지 않습니다.”
현우는 소리가 나게 상을 내리쳤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욕망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가지셔야 합니다.”
“외숙.”
“가지시지 않으면 결국 그 자를 버리는 게 되는 겁니다.”
“스승님이 나를 버리셨습니다.”
“아니요.”
기웅은 단호했다.
“저하를 지키기 위해서 떠난 겁니다.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떠난 겁니다. 도성에 그냥 남아있었더라면 다른 이들이 승냥이처럼 모두 다 뜯어먹고 그 살점은 물론이거니와 뼈도 남기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그냥 이해를 하라는 겁니까?”
“네.”
“그럴 수 없습니다.”
현우의 눈에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이제야 겨우 나의 마음을 이야기를 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떠나는 것은 아니 되는 일입니다.”
“왕이 되십시오.”
기웅의 말에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저하가 만일 왕이 되신다면 그 자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저하가 더 강해지신다면 그 자도 아무런 부담없이 저하의 곁으로 다시 올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전부 다 저하에게 달린 겁니다.”
“내가 해야 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왕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수현을 찾을 수 있다면 왕이 되어야만 했다.
“무슨 짓을 해야 하는 겁니까?”
“저하.”
“왕이 되고 싶습니다.”
현우의 말에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세자가 움직여요?”
“그렇습니다.”
궁녀의 대답에 유란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 동안 그저 입으로는 왕이 되겠다고 늘 이야기를 하던 세자입니다. 이번에 뭐가 그리 달라졌답니까?”
“움직이려고 하신답니다.”
“네?”
“세력을 만들려고 한답니다.”
유란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지금 세자에게 편을 들 사람이 있을까요?”
“꽤나 많은 것으로 알라졌습니다.”
“많아요?”
“그러하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유란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세자의 말은 늘 있었던 일입니다. 이번에도 그다지 신경을 쓸 것은 없습니다. 나에게는 유준이 놈이 있습니다.”
“그것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전하가 약간 주시하시는 모양입니다.”
“전하가요?”
유란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전하가 왜?”
“무엇을 들으신 모양입니다.”
“누구에게 말입니까?”
“그것은 저도 잘.”
“아닐 겁니다.”
유란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하가 유준이 녀석의 말을 들었더라면, 그 녀석이 하고자 하는 일을 들었더라면 이리도 가만히 계실 리가 없습니다. 진작 움직이셨을 테니 아직은 괜찮을 겁니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어요.”
유란은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유준이를 불러오세요. 그리고 기웅이도.”
궁녀는 고개를 조아리고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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