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0
“이거 웬 문제집이야?”
“우리집 오는 꼬마 손님 거요.”
“뭐?”
헌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네 물건도 아니고 손님 물건을 도대체 왜 카페에서 맡아줘.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아요. 그리고 매일 오는 손님이라서 괜찮아. 그리고 문제집이 도난당할 일도 없고.”
“너 그러다가 잡혀간다.”
“뭐?”
헌주의 말에 현우는 미간을 모았다.
“내가 왜 잡혀가요?”
“너 그거 아청법 위반이야.”
“아니거든요.”
현우는 입을 내밀고 눈을 흘겼다.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수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고등학생이었으니까. 그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다.
“그나저나 너 정말로 미국 안 들어갈 거야?”
“네.”
“왜?”
“가서 뭐 해요.”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지금 가봤자 엄마가 하는 일을 겨우 돕고 그럴 텐데. 그런 것보다는 여기에서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아요. 어차피 돈을 버는 것도 비슷할 거고. 그리고 한국에 있으면 감시도 덜 받고요.”
“그래서 내가 고생이잖아.”
“그러니 오지 말라니까요.”
“됐다.”
얼음을 와그작 씹으며 헌주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네 삼촌인데 이 정도도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소한을 할 거다.”
“내가 뭐 한두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닌데 삼촌이 너무 과민반응하는 거라고요. 내가 고등학생이라도 이럼 안 되는 거지.”
“내가 너무 어리게 보이잖아.”
“그게 뭐요?”
“너는 여전히 꼬맹이다.”
“어이구.”
현우는 입을 잔뜩 내밀었다. 하지만 이런 현우와 다르게 헌주는 덤덤했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커피 다 드셨으면 가세요.”
“너무 야박한 거 아니야.”
“장사해야 해요.”
“손님도 없으면서.”
헌주는 입을 내밀고 마지못해 카페서 나갔다.
“사장님은 여기에서 왜 카페를 하는 건데요?”
“그냥 좋으니까.”
“이상해.”
수현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렇게 목이 좋은 곳에 장시가 이렇게 안 되는 것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어서 그래요. 아니 다른 것을 하지.”
“지금도 충분해.”
“뭐가 충분해요. 하루 열 잔도 안 팔리는데.”
“꼭 그렇지도 않아.”
“네?”
마침 문이 열리고 사무직 직원 하나가 들어왔다. 커피 마흔 잔을 주문하고 가는 그를 보며 수현은 입을 떡 벌렸다.
“사장님 뭐예요?”
“뭐가?”
“정말 팔리는 거예요?”
“그러니 하지.”
수현은 입을 내밀고 현우를 돕기 시작했다. 현우는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다 일이 바쁘기에 결국 입을 다물었다.
“제가 배달 갈게요.”
“혼자서 그걸 어떻게 다 들고 가?”
“그러는 사장님은요?”
“같이 가자.”
현우가 마지못해서 하는 말에 수현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런 수현을 보며 현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하여간 너 은근히 이상한 느낌을 준다니까.”
“제가 다 사랑스러워서 그런 거죠.”
“지랄 옆차기를 하고 있네.”
“오. 사장님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왜 나는 욕하면 안 되냐?”
“아니요. 욕 하니까 더 귀여워요.
현우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 수현은 그런 현우를 보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반 걸음 뒤에서 따라가며 현우의 모습을 살피면서 수현은 계속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계단에서 수현이 계속 자신의 엉덩이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현우는 미간을 모으고 뒤로 걷는 것을 뺴고는 딱히 문제도 없었다. 수현은 그런 현우의 기색을 느끼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되었건 같이 걷는다는 것은 즐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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