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2
“야. 너 코피.”
“어?”
기웅은 황급히 휴지를 뜯어서 수현의 코를 막았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놀란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너 너무 열심히 공부하는 거 아냐?”
“그래?”
수현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해야 하는 거 이왕 즐겁게 하면 좋잖아.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거고 말이야.”
“너의 그 천진한 생각을 도대체 누가 이길 수 있을까? 너처럼 공부하는 사람이 또 있을 것 같아?”
“아니.”
수현의 대답에 기웅은 입을 내밀었다.
“하여간 너 마음에 안 들어.”
“왜?”
“선생들이 너 때문에 뭐라고 하잖아.”
“뭘?”
“넌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다들 뭐 하느냐고 말이야. 너 그러니까 조금 작작하는 것이 더 나을 걸.”
“공부 하고 싶어서 하는 겁니다.”
기웅은 가볍게 수현의 어깨를 쳤다. 수현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소원 들어주기로 했거든.”
“어?”
“성적 잘 나오면.”
“소원?”
“응.”
“무슨 소원?”
“사귀자고 할 거야.”
“어이구.”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성적이 아무리 잘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그걸 들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왜?”
“그 사람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너랑 얽히면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래?”
“다 괜찮을 거야.”
수현의 호언장담에 기웅은 혀를 찼다.
“너 그러다가 다칠 거다.”
“좋다.”
따뜻한 그린티 라떼를 양손으로 감싸면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가볍게 부는 바람과 함께 참 잘 어울렸다.
“정말 좋다.”
순간 수현의 얼굴이 떠오르자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왜 그 얼굴이 떠오르는 건지.“
“이현우 미쳤어. 아주.”
“왜 미쳐요?”
“어?”
수현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카페에 들어섰다.
“내 생각했죠?”
“뭐가?”
“그래서 그러는 거죠?”
수현의 장난에 현우는 입을 내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거 아니거든.”
“그런데 왜 미쳐요?”
“장사가 너무 안 돼서 그런다. 왜?”
“나름 잘 되면서.”
수현은 흥미롭다는 눈으로 현우를 응시했다. 수현은 그를 피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카운터로 갔다.
“뭐 마실래?”
“에스프레소.”
“써.”
“알아요.”
“너 잠 못 잔다.”
“내가 더 크다니까.”
현우는 입을 쭉 내밀었다. 자기는 우유도 잘 마시고 줄넘기도 잘 하고 잠도 잘 잤는데 왜 이런 것인지.
“그게 다 속이 비어서 그래.”
“그렇기 믿고 싶은 거죠?”
“뭐.”
“커피 주세요.”
수현은 카운터로 가서 허리를 굽히고 현우의 눈을 맞추며 눈웃음을 지었다. 현우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아, 알았어.”
“나 정말로 좋아하는구나?”
“어?”
“귀여워요.”
수현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현우는 잔뜩 얼굴을 붉힌 채로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4 (0) | 2014.05.22 |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3 (0) | 2014.05.21 |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1 (0) | 2014.05.19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3 (0) | 2014.05.19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2 (0) | 2014.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