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4
“어서오세요.”
“아. 저기 커피 마시러 온 것은 아니고요.”
“네?”
“별다방에서 나왔는데요.”
사내의 말에 현우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그런데 여기에는 왜 오신 거죠?”
“아니. 저희가 평소에는 제안을 하지 않는데요. 그래도 여기에서 꽤 오래 되셨다고 하니 저희가 일정 비용을 드릴 테니 카페 접으시죠.”
“네?”
“어차피 문 닫게 되실 겁니다.”
현우는 물끄러미 사내를 응시했다.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씩 웃었다.
“누가 그래요?”
“네?”
“누가 우리 가게가 문을 닫는다고 해요?”
“그건.”
“그쪽이 닫을 수도 있잖아요.”
“네?”
현우의 대답에 사내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저희가 얼마나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업체인데 문을 닫을 거라고요.”
“저도 여기에서 나름 오래 영업을 하면서 노하우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문을 닫지 않을 걸요?”
“아니 그게.”
“협박이라도 하시려고요?”
“네?”
현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허니 라떼를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서 그에게 건넸다. 사내는 물끄러미 그 손을 바라봤다.
“이게 뭡니까?”
“마셔요.”
“아니.”
“여기 커피 맛있어요.”
“맛이 있고 없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도 작은 가게 망하게 했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럼 여기에 들어오면 안 되었던 거죠.”
“아니 그거야.”
“이미 들어온 거잖아요.”
현우의 대답에 사내는 커피를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거절로 알겠습니다.”
“네.”
“사장님 뭐 하고 있어요?”
“메뉴판 새로 만들어.”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손글씨를 쓰는 현우의 곁으로 수현이 바짝 붙었다. 현우는 살짝 옆으로 비켜났다.
“귀엽다.”
“그래?”
“사장님 손재주도 좋네요.”
“나름 어릴 적부터 취미가 있었거든. 그래도 뭐 이런다고 손님이 우리 가게에 더 맣ㄴ이 올지는 모르겠다.”
“아 그래서 하시는 거예요?”
“그럼.”
현우가 수건을 찾자 수현이 황급히 자신의 소매로 땀을 닦아주었다. 현우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더럽게.”
“하나도 안 더러워요.”
수현은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서 현우에게 부쳐주었다.
“그나저나 이런다고 장사가 좀 될까요?”
“꼬맹이.”
“네?”
“너 여기에서 다시 일 안 할래?”
“정말요?”
“어.”
수현의 표정이 확 밝아지자 현우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됐다. 아무리 바쁠 때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고는 하지만 내가 공부를 하는 네 손을 빌려서 뭐 하려고?”
“성적 잘 나오면 도와도 되는 거죠?”
“어?”
“그런 거죠?”
“뭐?”
수현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현우는 입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수학 포기하지 않았냐?”
“그래서 성적이 나오냐?”
기웅의 지적에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한 번 놓은 수학이 이렇게 안 풀리고 짜증을 나게 하는 건지. 너는 수학 잘 해서 정말로 좋겠다.”
“좋기는. 너도 언어 잘 하잖아.”
“수학을 잘 해야 전교 석차가 오르지.”
투지를 불태우는 수현을 보며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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