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3

권정선재 2014. 5. 21.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3

그런데 사장님은 커피 잘 안 마시는 것 같아요?”

나름 마셔.”

늘 보면 커피 말고 다른 메뉴가 더 많아요.”

카페인이 잘 안 맞아.”

말도 안 돼.”

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다른 메뉴를 팔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자기가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냄새는 좋아하거든.”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장님 나보고 특이하다고 하죠?”

그런데 왜?”

사장님이 더 특이해요.”

내가 뭐?”

현우가 입을 내밀자 수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귀엽다니까.”

못하는 말이 없어.”

진심이에요.”

현우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네가 사랑하는 사장님 어떻게 하냐?”

?”

카페가 하나 생긴다던데?”

?”

기웅의 말에 수현은 자리에 바로 앉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요 사거리에 말이야. 별다방이 생긴대. 여기 나름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게 가치가 있다면서 말이야.”

설마.”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 동네가 뭐가 그렇게 크다고 그게 생겨?”

벌써 공사 중이던데?”

?”

 

너 어떻게 할래?”

몰라요.”

헌주의 말에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 그렇다고 갑자기 문을 닫고 나가는 것도 우습잖아. 나름 여기에서 터도 잘 잡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네가 별다방하고 경쟁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결국 손해만 잔뜩 보게 될 거라고.”

손해도 없어요.”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차피 여기 운영하는 돈이야 다른 가게들에서 세 나오는 걸로 메꾸면 되는 거니까. 별로 부담도 없고요.”

너 그러다가 나중에 털지도 못한다.”

그런가?”

이번에 다른 곳으로 넘겨.”

싫어요.”

?”

그럴 이유가 있거든요.”

현우의 미소에 헌주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들었어요?”

, 왔어?”

수현이 흥분한 것과 다르게 현우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앉아.”

저기 그러니까.”

라떼 마실래?”

?”

라벤더가 들어왔어.”

현우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라떼를 만들어서 수현에게 건넸다. 수현은 그 커피를 받아들고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그렇게 큰 프랜차이즈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걱정도 안 돼요? 그나마 단체 손님들 다 사라질 거라고요?”

그래서 너도 저기에 갈 거야?”

?”

아니지.”

그건 당연하죠.”

그럼 된 거야.”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야 뭐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 손님만 있으면 되니까. 다른 것은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되거든.”

하지만.”

그래서 안 올 거야?”

아니요.”

그럼 된 거야.”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여전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는 향긋하고 맛있었다. 현우는 평소처럼 너무나도 여유롭게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따름이었다. 수현은 한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