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3
“그런데 사장님은 커피 잘 안 마시는 것 같아요?”
“나름 마셔.”
“늘 보면 커피 말고 다른 메뉴가 더 많아요.”
“카페인이 잘 안 맞아.”
“말도 안 돼.”
수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다른 메뉴를 팔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자기가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냄새는 좋아하거든.”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장님 나보고 특이하다고 하죠?”
“그런데 왜?”
“사장님이 더 특이해요.”
“내가 뭐?”
현우가 입을 내밀자 수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귀엽다니까.”
“못하는 말이 없어.”
“진심이에요.”
현우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네가 사랑하는 사장님 어떻게 하냐?”
“왜?”
“카페가 하나 생긴다던데?”
“어?”
기웅의 말에 수현은 자리에 바로 앉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요 사거리에 말이야. 별다방이 생긴대. 여기 나름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게 가치가 있다면서 말이야.”
“설마.”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 동네가 뭐가 그렇게 크다고 그게 생겨?”
“벌써 공사 중이던데?”
“어?”
“너 어떻게 할래?”
“몰라요.”
헌주의 말에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 그렇다고 갑자기 문을 닫고 나가는 것도 우습잖아. 나름 여기에서 터도 잘 잡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네가 별다방하고 경쟁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결국 손해만 잔뜩 보게 될 거라고.”
“손해도 없어요.”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차피 여기 운영하는 돈이야 다른 가게들에서 세 나오는 걸로 메꾸면 되는 거니까. 별로 부담도 없고요.”
“너 그러다가 나중에 털지도 못한다.”
“그런가?”
“이번에 다른 곳으로 넘겨.”
“싫어요.”
“왜?”
“그럴 이유가 있거든요.”
현우의 미소에 헌주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들었어요?”
“어, 왔어?”
수현이 흥분한 것과 다르게 현우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앉아.”
“저기 그러니까.”
“라떼 마실래?”
“네?”
“라벤더가 들어왔어.”
현우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라떼를 만들어서 수현에게 건넸다. 수현은 그 커피를 받아들고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그렇게 큰 프랜차이즈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걱정도 안 돼요? 그나마 단체 손님들 다 사라질 거라고요?”
“그래서 너도 저기에 갈 거야?”
“네?”
“아니지.”
“그건 당연하죠.”
“그럼 된 거야.”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야 뭐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 손님만 있으면 되니까. 다른 것은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되거든.”
“하지만.”
“그래서 안 올 거야?”
“아니요.”
“그럼 된 거야.”
현우의 대답에 수현은 여전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는 향긋하고 맛있었다. 현우는 평소처럼 너무나도 여유롭게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따름이었다. 수현은 한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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