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5
“오늘 커피를 팔기는 했어요?”
“어?”
별다방에 손님들이 줄을 선 것을 보고 수현은 입을 내밀었다.
“아니 여기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카페가 있는데 왜 다들 저기에만 가고 그러는 거냐고요.”
“별다방이 더 맛있나보지.”
“다 머리가 비어서 그래요.”
“뭘 또.”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마다 자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있는 거야. 누군가는 브랜드를 더 선호할 수도 있는 거지.”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브랜드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더 맛있는 커피라는 것은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다고 무조건 우리 카페의 커피가 맛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
“하지만.”
“고마워.”
현우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네가 내 편을 들어주는 거잖아.”
“아니.”
“쉽게 포기 안 해.”
현우의 대답에 수현도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가 괜찮다고 하는데 뭐라고 다른 말을 할 수도 없으니까.
“너 매일 어디에 그렇게 다녀와?”
“공부하고 옵니다.”
“어디서?”
모친의 짜증 섞인 물음에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알아서 뭐 하려고요?”
“아들.”
“카페서 공부하고 와.”
“거기서 공부가 돼?”
“모의고사 성적표를 보고도 그래?”
“그거야.”
“엄마 나 들어가요.”
“그럼 아들 별다방 가서 해라.”
“어?”
방에 들어가려던 수현이 멈칫하고 엄마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이번에 엄마가 거기에 돈 좀 넣은 거 아들은 몰라? 엄마가 거기 장사 잘 되었으면 하는데.”
“엄마가 거기랑 무슨 상관인데?”
“어?”
수현이 갑자기 날을 세우자 엄마는 미간을 모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들 왜 그래?”
“엄마 도대체 왜?”
“아들 왜 그래?”
수현은 방문을 소리가 나게 닫고 방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응?”
평소와 다르게 시무룩한 수현을 보며 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엄마였어요.”
“뭐가?”
“이 동네에 별다방 끌어들인 사람이요. 나는 엄마가 그런 짓을 할 거라는 생각도 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가?”
“네.”
“그게 뭐?”
“네?”
“그게 뭐가 어때서 네가 그렇게 시무룩 해?”
현우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묻자 수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화도 안 나요?”
“왜 화가 나야 하는 건데? 그게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잖아. 그리고 어머니도 나랑 관련이 있어서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다들 자기 사정이 있는 거야.”
현우는 가만히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맹이. 이런 걸 가지고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을 할 이유도 없고 어머님에게 화를 낼 이유도 하나 없는 거야.”
“정말요?”
“아우. 착해.”
현우는 수현을 품에 안고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수현은 그런 품에서 가만히 그의 온기를 느꼈다.
“나는 내가 되게 큰 잘못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어요. 사장님에게 너무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럴 이유 하나 없어.”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수현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수현도 애써 그를 보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을 뿐 밖에서 놀라서 돌아가는 중년 여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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