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5

권정선재 2014. 5. 23.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5

오늘 커피를 팔기는 했어요?”

?”

별다방에 손님들이 줄을 선 것을 보고 수현은 입을 내밀었다.

아니 여기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카페가 있는데 왜 다들 저기에만 가고 그러는 거냐고요.”

별다방이 더 맛있나보지.”

다 머리가 비어서 그래요.”

뭘 또.”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마다 자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있는 거야. 누군가는 브랜드를 더 선호할 수도 있는 거지.”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브랜드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더 맛있는 커피라는 것은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다고 무조건 우리 카페의 커피가 맛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

하지만.”

고마워.”

현우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네가 내 편을 들어주는 거잖아.”

아니.”

쉽게 포기 안 해.”

현우의 대답에 수현도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가 괜찮다고 하는데 뭐라고 다른 말을 할 수도 없으니까.

 

너 매일 어디에 그렇게 다녀와?”

공부하고 옵니다.”

어디서?”

모친의 짜증 섞인 물음에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알아서 뭐 하려고요?”

아들.”

카페서 공부하고 와.”

거기서 공부가 돼?”

모의고사 성적표를 보고도 그래?”

그거야.”

엄마 나 들어가요.”

그럼 아들 별다방 가서 해라.”

?”

방에 들어가려던 수현이 멈칫하고 엄마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이번에 엄마가 거기에 돈 좀 넣은 거 아들은 몰라? 엄마가 거기 장사 잘 되었으면 하는데.”

엄마가 거기랑 무슨 상관인데?”

?”

수현이 갑자기 날을 세우자 엄마는 미간을 모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들 왜 그래?”

엄마 도대체 왜?”

아들 왜 그래?”

수현은 방문을 소리가 나게 닫고 방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

평소와 다르게 시무룩한 수현을 보며 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엄마였어요.”

뭐가?”

이 동네에 별다방 끌어들인 사람이요. 나는 엄마가 그런 짓을 할 거라는 생각도 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가?”

.”

그게 뭐?”

?”

그게 뭐가 어때서 네가 그렇게 시무룩 해?”

현우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묻자 수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화도 안 나요?”

왜 화가 나야 하는 건데? 그게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잖아. 그리고 어머니도 나랑 관련이 있어서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다들 자기 사정이 있는 거야.”

현우는 가만히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맹이. 이런 걸 가지고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을 할 이유도 없고 어머님에게 화를 낼 이유도 하나 없는 거야.”

정말요?”

아우. 착해.”

현우는 수현을 품에 안고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수현은 그런 품에서 가만히 그의 온기를 느꼈다.

나는 내가 되게 큰 잘못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어요. 사장님에게 너무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럴 이유 하나 없어.”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수현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수현도 애써 그를 보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을 뿐 밖에서 놀라서 돌아가는 중년 여성을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