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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

권정선재 2014. 7. 3. 07:00

[행복한 책방] 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

 

영리한 소녀 탐정의 또 다른 이야기인 [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은 세 번째 이야기로 집시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세 번째 이야기이니 만큼 조금은 노련한?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물론 어린 소녀가 죽음에 대해서 조금 무덤덤하게 느낀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추리 소설의 묘미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다지 공포를 느끼지 않는 소녀 덕에 조금 더 사건이 명확하고 그 자체로 부각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강점일 겁니다. 게다가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시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는 것 역시 강점입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그 시대가 잘 느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할 텐데 [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에서는 그 시대가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겨자빠진 훈제청어의 맛

저자
앨런 브래들리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12-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취미는 독극물 제조, 특기는 살인사건 추리 화학광 소녀 탐정 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아무래도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조금 더 사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일 겁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서 아무런 경계심을 품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더 쉽게 사건에 다가갈 수도 있죠. 소녀라는 특성상 누구랑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기도 하고요. 흔히 어른들은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일이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데 그런 목적 같은 것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경계심이 없고 두려움도 없다는 것도 이 소설을 더욱 매끄럽게 이끌어나가는 힘입니다. 자유로운 소녀의 이야기는 묘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자유로운 소녀는 더 많은 실마리를 풀어내기도 합니다.

 

낯선 시대에서 소녀가 벌이는 이야기는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낯선 사람들의 모험을 즐겨본다는 것 이상으로의 시대를 읽는다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시대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겪어볼 수 없는.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 독특한 시대 안에서 소녀의 움직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투명한 눈이 되기도 합니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기도 하고요. 게다가 그 한계가 가득한 상황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소녀는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겁이 나고 위험한 순간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일관된 추리를 해나가는 거거든요.

 

명랑한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평소 추리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추리 소설을 그다지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그 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견디기 너무 괴로워서 그런 것인데요. [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에서는 이러한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 순간 중요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 독자들은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의 커다란 사건을 쫓아가는 거대한 기다림의 순간만이 아니라 매 순간 닫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마치 게임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면서도 여기에서 끝이 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강하다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무더운 여름 시간을 빠르게 가게 하는 매력적인 소설 어떠신가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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