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5

권정선재 2014. 7. 10.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35

이제 없어진다고요?”

그렇게 됐습니다.”

단골 손님의 아쉬운 표정에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이 근처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아쉽네.”

여기 그대로 카페로 영업을 할 거니까 그렇게 크게 아쉽게 생각을 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새로 오실 사장님도 여기에서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분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자기만 하겠어?”

그런가요.”

손님이 스탬프 카드와 카드를 내밀자 현우는 스탬프 카드만 받았다.

?”

아직 다 못 찍으셨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공짜에요.”

정말?”

.”

 


 


현우는 잠시 정신없는 오전을 보내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모두 수현으로 보였다.

젠장.”

잊기로 했다. 그래서 달아나기로 한 건데 도대체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더욱 답답했다.

이현우 왜 이러는 거냐?”

 

너 자러 왔냐?”

.”

김수현.”

?”

기웅은 못 마땅한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네가 이렇게 짜증을 내고 그러면 어쩌자는 거야? 나는 너에게 잘 해주려고 하는 사람이거든.”

됐다.”

수현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너도 결국 나만 두고 사장님하고 이런저린 이야기나 하고 나 혼자 바보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인 거잖아.”

뭐가?”

됐다고.”

기웅은 입을 내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현은 다시 고개를 묻고 눈을 감았다. 자꾸만 현우의 얼굴이 보였다.

 

이거 다 두고 가는 거야?”

. 싫으세요?”

아니 나야 좋지.”

현우는 마지막으로 가게를 둘러봤다.

잘 해주실 거죠?”

그럼. 나도 카페 사랑하는 사람이야.”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다 끝난 거야?”

.”

헌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그렇게 고생을 해서 여기를 만들어 놨으면서 이렇게 쉽게 여기를 포기한다는 것이 말이 돼?”

삼촌.”

?”

미안해.”

현우의 말에 헌주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꼬맹이에 달아나는 거지?”

.”

네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

좋거든.”

현우는 가슴을 만지며 씩 웃었다.

그 녀석이 정말로 좋아서 달아날 수밖에 없어. 그러지 않으면 내가 정말로 그 녀석 가지고 싶을 테니까.”

그럼 그렇게 해.”

아니.”

현우는 단회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거니까.”

왜 안 되는 건데?”

나는 자격이 없어요.”

현우의 말에 헌주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내 조카가 사내 녀석을 좋아한다는 것 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이 이렇게 자존심이 없이 있는 거야. 도대체 네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확 기가 죽어서 바보처럼. 이렇게 우울해야 하는 건데?”

그러게.”

현우는 혀를 내밀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거니까.”

현우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마지막 커피를 마셨다. 헌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