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퍼펙트우먼[완]

[로맨스 소설] 퍼펙트 우먼 [16장. 김한나 그리고 오복규]

권정선재 2014. 7. 23. 07:00

16. 김한나 그리고 오복규

외숙모 내 땜에 술 마신 기가?”

아이다.”

 

실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득수 니가 뭐라꼬 내가 니 땜에 술을 다 묵겠노? 그냥 마실 일이 있어서 마신 거다. 별 일 아이다.”

그 여자 탓이지?”

?”

미안해요.”

 

득수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복규 그 녀석이 외숙모에게 자기 생모가 왔다는 사실을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했어요.”

내도 알고 있다. 그 여자 온 거.”

외숙모가 우예 압니까?”

그냥 알게 됐다.”

 

실라는 쓴웃음을 지으며 국에 소금을 넣었다.

 

그나저나 나는 그럭저럭 견딘다고 해도 복규 저 자식이 지 엄마 보면 그다지 속이 편하지 않을 긴데.”

안 그래도 한바탕 했죠.”

그렇지?”

 

실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게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뭘 더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돈 달라고 해서 돈을 주고. 뭐 집을 해달라고 해서 집을 해주고. 복규 저 녀석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데. 왜 그라는 긴지. 참말로 모르겠다.”

그러니 해주지 마세요.”

 

득수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미간을 모았다.

 

복규 알면 안 좋아합니다.”

그러니 모르게 해야지.”

그게 되겠습니까?”

니만 입조심 하면 된다. 니만.”

저는 조심하고 있습니다.”

 

득수는 입을 가리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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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일어났어요?”

 

한나는 다정한 목소리에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복규가 있다는 사실에 눈을 크게 떴다.

 

으아아아아악!”

왜 소리는 지릅니까?”

, 아니.”

새삼스럽게.”

 

복규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김한나 씨가 어제 제 어머니와 같이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잊었습니까? 여기 지금 어머니 댁이에요.”

. 그래요?”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습니까?”

아니.”

 

한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어제 자신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실라와 술을 마시다니.

 

미안해요.”

뭐가요?”

어머니랑 술 마신 거요.”

그게 왜 미안한 일이에요. 고마운 일이지?”

?”

어머니가 그 동안 혼자서 술 마시느라 되게 외로워하셨거든요. 그런데 한나 씨가 도움이 된 거죠.”

그게 무슨?”

 

한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복규를 바라봤다.

 

두 사람 다 밥 먹으세요.”

일단 밥부터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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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는 네 개의 뜨거운 눈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국물을 한 모금 먹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맛이 좋네요.”

많이 들어요.”

. 어머니.”

어제 술을 무지하게 많이 자시더라고. 그렇게 마시고 나면 속이 견딜 수가 없을 테니 많이 마셔야죠.”

어머니.”

?”

 

복규가 핀잔을 주자 실라는 입을 내밀었다.

 

내가 뭐 없는 소리라도 했나?”

엄마.”

어제는 죄송했어요.”

 

한나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에요. 좋았어.”

?”

재미있었거든.”

 

실라는 킥킥거리면서 한나를 바라봤다.

 

내 딸 같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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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제 실수 많이 한 거죠?”

알기는 압니까?”

미안해요.”

 

복규는 사과하는 한나를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귀여운 거 압니까?”

? 내가요?”

그럼 여기에 또 누가 있습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한나는 입을 내밀고 액정으로 몰골을 살폈다. 최악이었다.

 

정말 끔찍하다.”

왜요?”

아니. 잠깐만. 그런데 오복규 씨 나에게 왜 이렇게 대하는 건데요? 우리가 무슨 사이라도 되는 건가요?”

?”

 

한나의 말에 복규가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 그러니까 우리가.”

키스했죠.”

 

한나의 덤덤한 대답에 복규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여자가 부끄럽고 그런 것도 없습니까?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습니까?”

뭐 없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키스를 했다고 바로 사귀게 되는 건가요?”

그럼 아닙니까?”

아니죠.”

 

한나는 검지를 들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고백을 해야죠.”

그러니까.”

그냥은 싫어요.”

 

한나는 아랫입술을 물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대할게요.”

이봐요.”

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요.”

 

한나는 복규의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지금 들어가면 어머니랑 형님이 저에 대해서 되게 많이 물을 거라는 거 알고 있거든요.”

궁금해 하기야 하겠죠.”

그러니 얼른 들어가요. 괜히 더 궁금해 하게 만들지 말고. 나는 바로 방송국에 가봐야 하거든요.”

알겠습니다.”

 

복규는 멀어지는 한나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것을 느끼며 억지로 헛기침을 했다. 하지만 행복하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뭔가 분명히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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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바꿔야 한다고요?”

당연한 거 아니야?”

 

문대의 말에 한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그건 아니죠.”

?”

아니. 저랑 같이 일을 한 사람이 오복규씨인데 누구랑 일을 하라는 거예요? 같이 한 사람하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건 아니지. 이제 정말 제대로 방송이 되게 되는 건데. 전문적인 사람이랑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건 못 물러나.”

 

문대는 단호한 눈으로 한나를 바라봤다.

 

아니 방송을 통해서 김한나 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최소한의 룰은 따라야 하는 거 아니야?”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유투브를 통해서 올라온 것도 오복규 씨고. 사람들도 오복규 씨가 나오는 것이 더 익숙할 것 같은데요?”

누가 그래?”

?”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한나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김한나 씨는 어린 애야?”

?”

아니 사람이 가끔은 물러나는 것도 있어야 하는 거잖아. 아무리 자기가 이 모든 아이디어를 내고 성공을 시킨 거라고 하지만 이렇게 자기만 생각을 하고 이러면 안 되는 거지. 이건 아니야.”

그런 게 아니에요.”

 

한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예의?”

. 방송에 대한 예의요.”

위에서 결정이 난 거야.”

하지만.”

아예 엎을 거야?”

그건.”

아니지?”

 

한나는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지금 김한나 씨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위에서는 이거 그냥 엎으려고 하고 있다고.”

아니 어떻게 그래요? 위에서도 제가 오복규 씨랑 같이 일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그건 나도 모르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하지만.”

이건 안 바뀌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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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왜 그래요?”

?”

누구랑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건 그렇지만.”

 

별나의 물음에 한나는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별나의 말처럼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규를 이런 식으로 그냥 밀어내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는 그녀였다.

 

하지만 오복규 씨가 노력했다는 거 나보다 유별나 씨가 더 잘 알고 있잖아. 아무래도 좀 그래서.”

그래도 뭐 방법이 없죠.”

그런가?”

언니도 너무 그러지 마요.”

 

한나는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우리 일 도와준 사람인데.”

그래도 계속 일을 하는 건 맞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런데 왜 그렇게 미안해 해요.”

괜히 그러네.”

 

한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뭔가 그 사람이 되게 많이 노력을 해줬는데. 이 노력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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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여자 친구는 와 집에 안 데려다 줬노?”

누가 여자친구고?”

뭐라고?”

 

득수가 복규를 멍하니 바라봤다.

 

둘이 안 사귀나?”

안 사귄다.”

?”

뭐가?”

 

복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까짓 키스 좀 했다고 무조건 사겨야 하나?”

엄마.”

 

득수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뭐가 사귀는 건데?”

뭐가?”

아니 키스를 했으면 끝 아이가?”

아니다.”

 

복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햄은 늘 그런 이야기만 할 거가?”

뭐가?”

아니 무슨 사람이 일은 안 하고 남의 일에 그리 관심이 많나? 얼른 일이나 해라. 일이나. 지금 얼마나 급한데

니는 무슨 일 중독이가?”

 

득수는 복규를 보며 못 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규는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햄은 와 일어나는데?”

내 갈 기다.”

뭐라고?”

일 안 하다고.”

 

득수는 그대로 하우스를 나가 버렸다.

 

저기 지금 나이 먹고 뭐 하는 질이고?”

 

복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앉아 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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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왔다고?”

복규 엄마 말입니다.”

누가 복규 엄마고?”

 

필강은 눈을 부릅 뜨고 고개를 저었다.

 

복규 엄마는 자네인데 도대체 누구 말하는 건가?”

당신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어떻게 달라질 수 없는 사실이잖아요. 그 여자 어떻게 할 거에요?”

뭘 어떻게 해?”

뭔가 바라는 게 있는 것 같았는데.”

뭘 더 해?”

 

필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만나지도 마.”

복규 집에 갔던 모양이더라고요.”

무슨.”

당신이 미리 좀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복규가 그 사람을 만나면 한참이나 마음을 제대로 못 잡거든요.”

알겠네.”

 

필강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내 아들을 지켜야지. , 그래야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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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여기까지 왜 오셨어요?”

왜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요.”

 

기자는 입을 내밀고 태민을 바라봤다.

 

커피 드실래요?”

커피 안 마십니다.”

그럼 뭐라도 마시실래요?”

아니요.”

 

태민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

 

구기자 씨는 일을 안 합니까? 도대체 여기에서 뭐 하는 겁니까? 나가서 환자들 안내해야죠.”

지금은 환자도 없어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니 요즘처럼 농사가 바쁜 상황에 누가 보건소를 와요? 지금은 다들 일 하느라 무지 바쁘다고요.”

기자는 진료용 의자에 앉아 입을 내밀었다.

그나마 다행이에요.”

뭐가요?”

젊은 분이 오셔서요.”

얼씨구.”

왜요?”

저는 구기자 씨에게 아무런 마음도 없습니다.”

누가 뭐래요?”

 

기자는 입을 쭉 내밀었다. 순간 문이 열리고 기자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다. 한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뭐 급한 일이었어?”

 

아니.”

 

태민은 얼굴을 밝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어.”

선생님.”

구기자 씨 나가요.”

선생님!”

 

기자는 그렇게 진료실에서 쫓겨났다.

 

누나 어쩐 일이야?”

너무 반기지 마.”

 

한나는 입을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너한테 너무 서운하게 한 것 같아서. 그거 미안하다고 말을 하려고 온 거야. 하수 일 고맙다고.”

그래?”

 

태민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그럼 우리 저녁이나 먹자.”

싫어.”

?”

싫다고.”

?”

 

태민은 곧바로 울상을 지었다.

 

고작 밥 한 번 먹는 것도 못 해?”

네가 하자는 거 고작 밥 한 번이 아니잖아. 그런데 내가 너랑 어떻게 밥을 먹니?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잘 해주는 거 그거 죄야.”

누나 마음이 달라질 수 있잖아.”

아니.”

 

한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 달라져.”

누나.”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태민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그게 누구야?”

오복규 씨 좋아해.”

 

태민은 침을 꿀꺽 삼켰다. 한나는 심호흡을 하고 태민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다.”

그게 정말이야?”

.”

?”

?”

왜 좋아하는 건데?”

모르겠어.”

 

한나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대꾸했다.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이유가 있겠어? 그냥 그 사람이 좋아. 편하고. 좀 신기하네.”

나는 안 편해?”

?”

나도 편하잖아.”

그러네.”

 

한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달라.”

뭐가 다른데?”

그 사람은 뭔가 믿음이 가거든.”

나는 아니야?”

.”

 

태민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숙였다.

 

실망이다.”

미안해.”

누나 말고.”

그럼?”

나한테.”

 

태민은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입술이 떨렸다.

 

내가 왜 의사가 되었는 줄 알아?”

?”

누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누나랑 정말로 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야.”

너 이미 충분해.”

아니었나 봐.”

 

태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마워.”

미안하다.”

아니. 나에게 사실을 이야기를 해주려고 여기까지 온 거니까. 그래도 누나 마음은 참 고마운 거니까.”

미안해. 네가 나 때문에 여기 성주까지 왔는데 내가 너를 막 괴롭게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내 마음대로 한 거야.”

 

태민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누나가 나에게 부탁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누나 그만.”

 

태민은 눈을 반짝이며 한나를 응시했다.

 

누나는 내가 아직도 되게 어린 아이로 보이지?”

?”

그렇게 보는 것 같아.”

그건.”

나 이제 다 컸어요.”

 

태민은 씩 웃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자신의 명폐를 어루만지며 브이를 그렸다.

 

어엿한 의사라고.”

그러게.”

누나가 걱정을 할 정도로 그렇게 꼬맹이 아니니까 아무런 생각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 그래도 좋아.”

그럼 우리 앞으로 편하게 보는 거지?”

당연하지.”

 

태민의 대답에 한나는 와락 눈물을 쏟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누나 왜 울어?”

 

태민은 황급히 한나의 곁에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그 자식이 누나 속상하게 해?”

아니.”

그럼?”

고마워서.”

뭐가 고마워.”

네가 고마워서.”

 

태민은 한참이나 한나의 등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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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안 하면 연인이 아니라고?”

 

복규는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뭐 그리 웃긴 여자가 다 있노? 아니 키스를 했으면 그 순간부터 사귀는 거지. 사귀는 게 아니라고?”

 

복규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도대체 뭘 해야 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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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나 씨.”

어머,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집에 들어가던 한나가 우뚝 섰다.

 

오복규 씨.”

우리가 사귀었으면 합니다.”

?”

내가 줄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복규는 보자기로 싼 무언가를 한나에게 건넸다.

 

, 이게 뭐예요?”

우리 어머니 반찬입니다.”

?”

성주에서 알아주거든요.”

, 그런데요?”

나랑 사귀면 그 반찬 매일 먹게 해주겠습니다. 내가 매일 날라줄 테니까. 나랑 사귀는 것 어떻습니까?”

.”

 

한나는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뭐야?”

이런 고백 처음이죠?”

.”

그래서 대답은요?”

 

한나는 검지를 물고 새초롬 한 표정을 지었다.

 

반찬이 맛있기는 하더라고요. . 이 정도 반찬을 매일 먹게 해준다고 하면 문제 없을 것 같은데요? 오케이. 오케이에요.”

 

복규는 그대로 한나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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