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퍼펙트우먼[완]

[로맨스 소설] 퍼펙트 우먼 [17장. 다정한 연인]

권정선재 2014. 7. 24. 07:00

17. 다정한 연인

미안해요.”

아닙니다.”

 

복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내가 전문적인 배우도 아니고 당연히 전문적인 배우가 있다면 그 사람이 하는 것이 맞죠.”

아무리 그래도 같이 일을 시작한 사람이랑 끝까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정말 말도 안 되는 거 같아.”

 

한나는 무릎을 안고 입을 내밀었다.

 

그래도 내가 오복규 씨랑 계속 같이 일을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요? PD님에게 혼도 나면서.”

그랬어요?”

 

복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김한나 씨가 그렇게까지 했다고 하면 나름 만족스럽네. 뭐 더 생각할 것도 없는 거 같아요.”

. 뭐야.”

왜요? 나는 좋은데.”

 

한나는 참외 소주를 마시며 입맛을 다셨다.

 

맛있다. 참외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렇죠? 어차피 과일 소주 많이 만들어 마시는데. 어차피 마시는 거 부드러운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그러게요.”

 

한나는 소주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맛있어. 이거 서울 가서 팔아도 되겠어요.”

김한나 씨는 은근히 술 되게 많이 마시는 거 알아요?”

뭐요? 여자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뭐 그런 말 하려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나도 술 마시는 거 좋아하는데 같이 마셔줄 사람 있으면 되게 좋은 거죠. 안 그래요?”

그렇죠.”

 

참외도 아작아작 씹으며 한나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 참외 되게 좋아하는데 비싸서 잘 못 먹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참외가 많아서 좋아요.”

참외 되게 싸요.”

서울서는 안 그래요.”

이제 서울 사람 아니잖아요.”

그러네. 나 이제 성주 사람이네.”

 

한나는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아무튼 앞으로도 일을 계속 도와줄 거죠?”

그럼요. 어차피 참외야 득수 형님도 있고. 그거 아침에 일을 하고 들어오면 나름 여유도 있고요.”

다행이다.”

다행은 무슨.”

 

복규는 흐뭇한 눈으로 한라를 바라봤다.

 

고마워요.”

뭐가요?”

내가 사랑하는 이곳에 대해서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까.”

당연한 거 아니에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거라고요. 이건 하나도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나에게는 특별합니다.”

 

복규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낮게 답했다.

 

내가 정말로 가치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거든요.”

내가 그래요.”

 

한나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내가 정말로 중요한 사람인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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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산에 꼭 올라가야 하는 겁니까?”

당연하죠.”

 

신인 배우의 투정에 한나는 엄한 표정을 지었다.

 

거기 올라가지도 않고 뭘 보려고요?”

하지만.”

그냥 저 혼자 찍어요. 이 촬영 엎을까요?”

 

신인 배우는 투덜거리면서 가야산을 흘렀다. 한나는 복규를 향해 브이를 그리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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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아까 멋있었어요.”

그래?”

 

별나는 한나에게 막걸리를 따르며 씩 웃었다.

 

안 그래도 PD님 저 회사에 막 끌려다닌다고 투덜거리셨거든요. 그런데 언니 덕에 속이 시원했대요.”

뭐 그런 거까지.”

그래도요.”

은근 뿌듯하네.”

 

한나는 코아래를 비비며 장난스럽게 웃고 막걸리를 들이켰다.

 

시원하다.”

언니 술 정말 잘 마셔요.”

그래서 매력있지 않아?”

완전.”

 

별나도 막걸리를 들이켜며 씩 웃었다.

 

최고다.”

그지?”

---------------------

정말 고마워요.”

아닙니다.”

 

문대에게 막걸리를 받으며 복규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자네처럼 지역에 남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과찬입니다.”

아니야. 이 지역에 정말 필요한 인재지. 자네 같은 사람이 많아야 한다 이 말이야. ? 자네는 정말 대단한 사람일세.”

 

복규는 어색한 미소로 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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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아닙니다.”

가려고 했는데.”

저도 좋았습니다.”

 

한나는 입을 내밀고 복규의 어깨에 기댔다.

 

아니 이제 막 연애를 하기로 했으면 우리 둘이 있는 시간이 더 많고. 막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는 거겠죠. 그래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이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서운해요.”

나도 마찬가집니다.”

 

복규는 씩 웃으면서 한나의 머리를 만졌다.

 

김한나 씨.”

?”

머리 안 감았어요?”

?”

 

한나는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냄새를 킁킁 거리며 맡았다. 복규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뭡니까?”

뭐예요? 왜 사람 놀리고 그래요.”

정말 냄새 났거든요.”

아니거든요.”

아니었나?”

아니에요.”

얼른 기대요.”

싫어요.”

그럼 내가 기대지 뭐.”

 

복규는 한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 온기에 한나는 씩 웃으면서 복규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기댔다.

 

오복규 씨.”

.“

고마워요.”

뭐가요?”

내가 일 할 힘을 줘서.”

아닙니다.”

아니긴. 당신이 있어서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오복규 씨 덕에 되는 거라고요.”

김한나 씨의 능력입니다.”

 

복규는 손을 내밀어 한나의 손을 잡았다.

 

당신이 능력이 없다면 애초에 안 될 일이었습니다.”

칭찬 고맙습니다.”

빈 말은 아닙니다.”

그래요?”

 

한나는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네.”

 

당신이 여기 와 오노?”

그립다. 그 사투리.”

 

은숙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밝게 웃었다.

 

그거 되게 지겨웠었는데.”

여기는 왜 왔느냐고!”

소리 좀 지르지 마요.”

 

은숙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머리 아파.”

뭘 바라노?”

그냥 왔어.”

니가 그냥 올 년이가?”

말 좀 가려서 해.”

그럼 뭐라고 할까?”

년이 뭐니? 년이.”

 

은숙은 다리를 꼬고 요염한 표정을 지었다.

 

요즘 사업이 잘 안 되네. 그래서 우리 아들이랑 같이 살까. 뭐 그건 나쁜 일이 아니니까 말이야.”

니가 무슨 염치로 내 아들에게 간다고 하노? ? 니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당장 그 입 몬 다무나?”

나 걔 엄마야.”

 

은숙의 말에 필강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애초에 엄마 노릇 하기 싫다고 달아난 년이 지금 뭐라고? 누가 엄마라고? 헛소리 하지 마라. 니는 그 아 엄마 몬 된다. 알겠나?”

몰라.”

박은숙.”

시끄러.”

 

은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신이 뭐라고 해도 나는 그 아이 집에서 같이 살 거야. 그리고 복규는 내가 설득을 할 거니 입 다물어.”

그 놈아가 허락할 거 같나?”

허락 안 하면?”

뭐라고?‘

걔 착해.”

 

은숙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나 무조건 오케이 할 걸?”

이런 미친.”

그러니 말리지만 마.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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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어떻게 일해요?”

왜요?”

너무 덥잖아요.”

와봤잖아요.”

그래도요.”

 

한나는 숨이 턱턱 막히는 하우스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 여기에서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고 그래요?”

그래도 많이 나아졌어요.”

?”

이제는 기계 도움도 많이 받거든요.”

그래도 힘들겠다.”

 

하나도 안 힘듭니다.”

 

복규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돈을 버는데 어렵지 않은 일이 뭐가 있습니까? 그래도 내가 생각을 하기에 농사가 제일 낫습니다.”

왜요?”

일을 한 만큼 보이니까.”

 

복규의 말에 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보통 다른 일은 아무리 일을 해도 그게 안 보이잖아요. 하지만 농사는 내가 열심히 일을 하면 그 만큼 소득이 되잖아요. 그러니ᄁᆞ 내가 더 열심히 뛰게 되고. 더 많이 움직이게 되는거죠.”

내가 뭘 좀 도울까요?”

아니요.”

왜요?”

어차피 도움 안 되니까.”

.”

아닙니까?”

맞네요.”

 

복규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남은 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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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해요?”

아니에요.”

 

한나는 뒷짐을 짓고 천천히 걸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내가 오복규 씨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건 사실인 걸. 그냥 곁에서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좋았어요.”

그거 되게 고맙네.”

그렇죠?”

복규야.”

 

집앞에 다다른 복규의 걸음이 멈춰섰다.

 

오복규 씨?”

김한나 씨.”

 

복규는 한나를 보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혼자 집에 갈래요?”

?”

 

한나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저 여자는 누구니?”

어머니가 신경을 쓰실 일이 아닙니다.”

 

한나는 아랫입술을 꼭 물고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복규는 차가운 눈으로 은숙을 응시하며 미간을 모았다.

 

여기에 왜 오셨습니까?”

내 아들 집이야.”

뭐라고요?”

 

복규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저를 버리고 가신 분이 바로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지금 누구 보고 아들이라고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럼 내가 아들에게 아들이라고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거니? 엄마가 되어서 못 그러라는 법이 어디에 있어?”

돌아가세요.”

 

복규는 차갑게 대답했다.

 

어머니랑 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들.”

그 입 다물라고요!”

 

복규의 외침에 은숙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를 할 것은 없잖니? 내가 네 엄마인데. 그래도 내가 너를 낳았

는데. 그렇게 차갑게 대하고. 무조건 밀어내기만 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도 없는 것 아니니?”

힘들었어요.”

 

복규는 덤덤히 말을 이었다.

 

그 동안 당신은 어디에 있었죠?”

 

그거야.”

돌아가요.”

 

복규는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시는 나 찾지 마요.”

아들.”

나 돈 없다고!”

 

복규의 외침에 은숙은 고개를 숙였다.

 

돈 달라고 여기에 온 거 아니야. 내가 무슨 염치가 있어서 너에게 돈을 달라고 여기에 오겠니?”

그럼 왜 온 건데?”

그냥 아들이 보고 싶어서 온 거야.”

헛소리 하지 마.”

아들.”

당신이 내가 보고 싶어서 왔다고?”

 

복규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한 번도 나 보러 온 적이 없잖아.”

그건.”

그리고 돈이 떨어지면 늘 아버지를 만나러 여기에 왔었으면서. 당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래서가 아니라.”

돈 없다고요.”

 

복규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차가운 눈으로 은숙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당신이 보기에 내가 이러고 사니까 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 같지? 그런데 나는 돈 하나도 없어. 그리고 내가 혼자 사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엄마에게 미안해서 그러는 거야. 나를 키워준 엄마에게.”

그 여자가 너에게 뭘 했니?”

너무 잘 해줘서 미안해서 그렇다고!”

 

복규의 외침에 은숙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나는 그 분을 단 한 번도 진짜 어머니라고 대한 적이 없어. 그런데 당신이 여기에 와서 이러면 그 분이 어떤 기분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이제 와서 나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 거야?”

그래도 내가 네 엄마니까.”

역겨워.”

 

은숙의 얼굴이 구겨졌다.

 

더럽다고.”

아들.”

다시는 오지 마요.”

 

복규는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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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

 

볼펜 끝을 물고 있던 한나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닌데 뭐.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을 해줘야 할 거 아니에요.”

정말 아무 일도 아니야.”

 

한나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우리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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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늘 이상한 거 알죠?”

그런가.”

무슨 일이에요?”

 

별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나는 나름 언니랑 친해졌다고 생각을 하는데 언니가 이렇게 나에게 입을 꼭 다물면 서운하려고 해요.”

너 서운하라고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내가 나름 생각을 정리할 것이 있어서. 그래서 그러는 거야.”

오복규 씨 때문에 그러는 거죠?”

?”

두 사람 사귀는 거예요?”

, 그러니까.”

어머.”

 

별나는 눈을 흘기며 입을 내밀었다.

 

완전 서운하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두 사람이 사귀는데 나에게 말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있는 거예요? 그건 예의가 아니지.”

그러니까.”

완전 서운해.”

 

한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 두 사람 이제 막 사귄지 사흘 되는 날이다. 사흘. 그나마도 정식으로. 그런데 뭘 말을 해.”

정식으로?”

?”

그럼 무슨 일 있었죠?”

아니.”

아닌 게 아닌데.”

 

별나는 혀를 내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한나는 남은 돈까스를 모두 입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저 먹고 와.”

언니.”

 

별나의 외침을 뒤로 하고 한나는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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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여우 같은 게.”

 

한나는 이리저리 기지개를 켰다. 그러다가 어제 복규와 이야기를 하던 은숙을 발견하고 얼굴이 굳었다.

 

자기 맞죠?”

. 안녕하세요.”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

 

한나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복규와 관련이 된 사람이라면 이야기를 해도 될 거였다.

 

알겠습니다.”

자리 좀 옮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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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 안녕하세요.”

복규 생모에요.”

 

한나는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들었나요?”

대충 상황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야기가 편하겠네요.”

 

은숙은 미소를 지으며 대추차를 마셨다.

 

우리 복규랑 무슨 사이죠?”

그냥 만나는 사이입니다.”

그래요?”

.”

특이하네.”

 

은숙의 말에 한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우리 아들이 여자를 못 믿어요. 내가 그다지 좋은 여자가 아니었거든. 그래서 혐오 같은 것이 있어.”

그런 거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은숙은 가만히 한나의 얼굴을 살피고 씩 웃었다.

 

그런데 자기 무슨 일 해요?”

?”

직업.”

. 아나운서입니다.”

아나운서.”

 

은숙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규직?”

.”

복규보다 낫네.”

아니요.”

뭐가 아니야.”

 

은숙은 고개를 흔들고는 대추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한나를 가만히 살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안 마셔요?”

?”

내가 있어서 불편해?”

아닙니다.”

 

한나는 레몬티에 입을 가져갔다. 향긋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자리에 너무나도 쓰게 느껴졌다.

 

어제 나랑 복규 때문에 놀랐죠?”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가 복규에게 그다지 좋은 엄마가 아니거든.”

.”

그런데 나 복규 집에서 살려고.”

?”

 

한나가 놀란 눈으로 은숙을 바라봤다.

 

그 말씀은?”

복규가 뭐 아직 허락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엄마인데 굳이 무슨 허락이 더 필요하겠어?”

하지만 오복규 씨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입장이 우선이 아닌가요?”

당돌한 아가씨네.”

죄송합니다.”

 

한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은숚은 이리저리 목을 풀더니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는 내가 복규라 있는 것이 싫어요?”

?”

그럼 나 돈이 좀 필요해.”

돈이요?”

. . 자기는 아나운서면 돈이 많겠네.”

 

한나는 은숙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남은 레몬티를 모두 다 마시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대로 허리를 숙이고 자리를 피했다. 은숙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