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1월의 두 얼굴, 인간의 의미
[1월의 두 얼굴]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Good – 생각할 영화 좋아하는 사람
Bad – 그래서 답이 뭔데?
평점 - ★★★★☆ (9점)
독특한 감성을 지닌 [1월의 두 얼굴]은 정확히 어떤 영화다. 라고 할 수 없지만 묘한 감정을 다룬 스릴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어떤 감정도 명확히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모든 감정에 대해서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떠한 정답도 없는 만큼 결국 모든 것이 정답이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사람의 감성에 대해서 다루는 영화인 만큼 확실히 묘하게 다가오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본 것에 대해서 도대체 어떠한 평가를 내릴 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감정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보통 이렇게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는 영화의 경우 도대체 왜 그러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1월의 두 얼굴]의 경우 그러한 부분에 포인트를 두기 보다는 이미 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일들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있고 거기에 사람들이 휩쓸리는 느낌을 더 중시한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더라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죠.
1월의 두 얼굴 (2014)
The Two Faces of January
- 감독
- 후세인 아미니
- 출연
- 비고 모르텐슨, 커스틴 던스트, 오스카 아이삭, 데이빗 워쇼프스키, 프로메테우스 알레이퍼
- 정보
- 스릴러 | 영국, 미국, 프랑스 | 96 분 | 2014-09-11
진지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 영화이니 만큼 어느 순간 터질지 모르는 그 긴장감과 더불어 인물들의 변화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특히나 사랑하는 아내가 낯선 사내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체스터’가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초반에는 마냥 신사적으로만 행동하던 그가 점점 더 궁지에 몰리면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거죠. 그리고 처음에는 마냥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만 행동하던 그가 궁지로 몰리면서 더 인간적인 모습. 결과적으로는 아내까지도 밀어내려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결국 어쩔 수 없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리고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끝까지 어쩔 수 없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참 묘한 느낌입니다. 영화 자체가 매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고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아름다운 그리스 풍경을 그려내고 있기에 더 빠져들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모든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날 수가 있는 거야? 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아,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어.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영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낯선 여행지에서의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빛나는 풍경에서 쫀쫀한 심리물을 즐기는 기분 역시 두근거립니다.
‘비고 모텐슨’은 살인을 저지른 후 점점 마음이 변해가는 남자 ‘체스터’ 역을 맡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1월의 두 얼굴]은 ‘체스터’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겁니다. 초반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내만 사랑할 것처럼 이야기를 하던 그는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자신의 감정을 우선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죠. 특히나 자신의 돈이 가득 들은 가방을 끝까지 지키는 모습에서는 결국 그 역시 악마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아무리 아내를 사랑하더라도 그녀를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아내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는 ‘콜레트’와 자신을 도와주는 ‘라이달’을 낯설게만 바라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하는 ‘체스터’의 심리가 눈으로 보이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듭니다.
‘오사카 아이삭’이 맡은 ‘라이달’은 능글능글한 청년이자 역시나 진의를 알 수 없는 청년입니다. 정확히 무엇을 바라는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콜레트’와 ‘체스터’에 어울리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인간적인 호기심과 동시에 그들을 돕지만 점점 더 ‘콜레트’에게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 과연 그가 단순히 ‘콜레트’를 돕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죠. 맨 처음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아버지와 닮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오는데 정말로 ‘체스터’를 아버지와 같이 생각을 하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로 미스터리를 더하며 능글맞기까지 한 캐릭터라 꽤나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커스틴 던스트’는 ‘콜레트’역을 맡았는데, 겉으로는 수동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것 같지만 사실 제대로 팜므파탈입니다. 특히나 그녀는 사내들의 감정을 아주 여유롭게 이용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휘말린 사건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이내 그것이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이 될 수 있을지 계산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그녀가 이렇게 세세하게 따지는 것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콜레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것들을 하는 것 같으니 말이죠. ‘콜레트’의 아슬아슬한 감정 변화와 더불어서 두 사내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 역시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나 ‘콜레트’가 처음에는 ‘라이달’을 그저 어떤 남자를 바라보는 듯 하다가 거꾸로 아들을 보는 느낌이 들거든요? 저만 그렇게 본 걸까요? ‘콜레트’는 ‘체스터’가 아버지에서 남자로 변하는 것과 달리 ‘여자’에서 엄마로 변하는 느낌입니다.
섬세한 감정의 묘사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돋보이는 동시에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솔직히 헷갈리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결말이 도대체 뭔데? 라는 궁금증이 먼저 들거든요.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는 느낌입니다. 일단 사건이 벌어지는 부분, 감정이 세세하게 변화하는 부분, 그리고 다시 스릴러로 돌아가게 되는 부분. 아슬아슬한 느낌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보니 꽤나 모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게다가 100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만큼 지루할 틈이 없이 푹 빠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꽤나 긴장감을 고조하다가 갑자기 뚝 끊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마치 [카운슬러]를 봤던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나면, ‘What?’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요. 뭐 뒤에 ‘F’가 붙는 단어까지 오지는 않지만 말이죠. 충분히 궁금한 영화. 그래서 더 아름다운 영화. [1월의 두 얼굴]은 솔직히 한 번 볼 영화가 아니라 여러 번 봐야 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한 번은 ‘체스터’의 감정을 통해서 바라보고, 한 번은 ‘콜레트’의 상황을 통해서 영화를 지켜보고, 마지막으로 ‘라이달’의 눈을 통해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죠. 입체적인 캐릭터와 멋진 풍경의 아름다운 향연, 최고의 감정 스릴러 [1월의 두 얼굴]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아름다운 그리스 풍경
둘 – 세 사람의 기묘한 감정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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