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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영국식 티파티

권정선재 2014. 8. 31. 07:00

[맛있는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영국식 티파티

 

Good 풋풋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

Bad 우디 앨런스타일? 나는 싫어! 평점 - ★★★★ (8)

 

우디 앨런이 다시 한 번 들려주는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그의 개인사는 둘째 치고 그의 영화는 늘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가 취소하기도 너무나도 쉽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이것이 없을 때 더 간절했다는 사실이죠. 이전에 우리는 약속을 하고 나면 절대로 그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혹시나 늦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나갔죠. 그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나가게 되는 건데요. 오늘은 그냥 나 오늘 못 나갈 것 같아. 이렇게 카톡 하나 보내고 나면 끝이죠. 너무나도 심플하지만 그 만큼 아픈 세상입니다. 하지만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안에서는 이 모든 것이 다르게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설레고 행복한 그런 세상이죠. 아니 자동차 엔진이 고장이 났는데 프로미를 부르지 않고 도대체 비를 맞으면서 천문대로 뛰어가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일까요? 하지만 [매직 인 더 문라이트]가 묘사하는 프랑스 남부에서는 이 일이 낭만적으로 펼쳐집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낭만을 잊은 우리에게 낭만을 되살립니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 (2014)

Magic in the Moonlight 
7.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엠마 스톤, 콜린 퍼스, 마샤 게이 하든, 해미쉬 링클레이터, 재키 위버
정보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97 분 | 2014-08-20
글쓴이 평점  

[미드나잇 인 파리]를 통해서 감성적인 유럽의 과거를 되살렸던 우디 앨런은 다시 한 번 과거의 프랑스를 스크린에 불러옵니다. 사실 다소 촌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아날로그 적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 안에서는 그 어떤 불필요한 감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것이 우선이 될 따름이고. 그 안에는 다른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헤프닝으로 이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 역시 오늘날 사라진 낭만적 사랑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날에는 소개를 받게 될 사람의 페이스북을 막 뒤져서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고, 때로는 구글링까지 하고 말죠. 뭐 그것이 조금 더 안전할 수도 있지만 그건 사실 재미가 없는 일이잖아요? 게다가 모르는 사람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면서, 어쩌면 너무나도 까칠하고 무례할 수도 있지만요, 사랑에 빠진다는 것. 오늘은 가능할까요? 서로의 진실에 대해서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결국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는 그 순간.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유럽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펼쳐지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유럽이라는 것은 어떤 특별한 감성을 불러오는 것 같은데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안에서 그 독특한 감성을 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콜린 퍼스는 도대체 이런 싸가지가 있나? 싶을 정도로 못 되 쳐먹은 스탠리역할을 맡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밉상일 수가 있을까요? 매사에 모두 다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틀렸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 누구도 대놓고 쏘아붙이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온 사람이라서 그런 것일까? 아님 나름 상류층의 이야기다 보니 그런 것일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만일 저라면 도대체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라고 막 쏘아붙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도 불쌍한 배경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이런 영화에서 당연한 거겠죠. 어릴 적부터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해서 불안함을 느끼고. 진짜 사랑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나름 진실하게 고민을 하게 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사실 마냥 사랑하기는 어려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 행동을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우선 들게 하는 인물이거든요. 그러는 동시에 그가 왜 그렇게 수줍은 것일까? 생각을 하다 보면 이내 그에게 푹 빠지게 됩니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지만 그런 마음을 고백하기에 겁이 많기 때문이죠. 누구보다도 강인하고 겁도 하나 없어 보이는 사내이기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기만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남자의 변화도 참 귀엽습니다.

 

엠마 스톤은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심령술사 소피역을 맡았는데요. 모든 사람을 위해서 기분 좋은 거짓말을 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친구입니다. 사실 내 주위에 스탠리소피둘 중 누구를 네 곁에 둘 거야? 라고 묻는다면 저는 소피를 곁에 두고 싶습니다. 늘 제가 듣고 싶은 말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슬픔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를 해줄 줄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참 사랑스럽고 행복한 느낌이랄까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서 그 어떤 영화 속 인물보다도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 만큼 빛나는 존재이고 단단히 굳은 고치 안에 갇히기를 원하는 스탠리를 녹여낼 수 있는 거겠죠. 하지만 남들을 위해 행복한 이야기를 해주는 동시에 은근히 우울하고 여린 모습을 지닌 존재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사실 제대로 모르기도 하고,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기도 하거든요. 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배려하고, 또 엄마의 마음에 대해 공감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조금 헷갈리기도 하는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물론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꼭 안아주고 싶은 인물이겠죠? 그녀가 마냥 당돌하기만 하다면 스탠리가 손을 내밀지 않았을 테니까요.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귀여운 사기꾼은 엠마 스톤이라 완벽합니다.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에게 그런 지루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다른 우디 앨런의 영화보다 조금 더 개연성이라는 것을 가지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마찬가지의 아름다운 감성을 지니기는 했지만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우디 앨런의 영화라고 한다면 쉴 새 없이 사건의 벌어져야만 하잖아요. 아니 이런 일ᄁᆞ지 벌어진단 말이야? 라는 궁금증을 가져야 하는데 영화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몰아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몰아가지 않는 이 아름다움은 두 배우로 인해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우디 앨런특유의 유럽 아름답게 바라보기와 동시의 과거의 풋풋한 감성.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이들이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배워가고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법을 깨닫는 과정은 참 사랑스럽습니다. 사실 오늘 날을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이 알았으면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은 썸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누군가의 감정에 대해서 장난처럼 스쳐가는 것도 당연시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썸만 타면서 관계를 유지하기 보다는 조금 더 과감하게 고백해야 하는 거잖아요. 썸만 타지 말고 고백을 하자. 설레면서 풋풋한. 그래서 정말 부러운 로맨스 [매직 인 더 문라이트]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꺠닫게 되는 콜린 퍼스

콜린 퍼스의 거지 같은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