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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비긴 어게인, 음악과 영화는 언제나 옳다.

권정선재 2014. 9. 2. 07:00

[맛있는 영화] 비긴 어게인, 음악과 영화는 언제나 옳다.

 

Good 음악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Bad 감정이 좀 터져줘야 하는 거 아니야?

평점 - ★★★★☆ (9)

 

개인적으로 음악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원스]가 그랬고 우리나라 영화 [플레이]역시 참 즐겁게 봤죠. 그리고 [비긴 어게인]역시 큰 감동으로 울리는 영화입니다. 음악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거기에서 벌어지는 로맨스가 사실 아주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긴 어게인]이 특별한 이유는 뉴욕이라는 장소를 정말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한 지역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이탈리아는 첫 해외 여행의 경험이고, 시드니와 오클랜드는 첫 홀로 여행의 경험이고, 캄보디아는 첫 가족 해외 여행의 기억이거든요. [비긴 어게인]뉴욕이라는 도시를 이렇게 특별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사실 그 동안 뉴욕이 등장하는 작품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긴 어게인]처럼 뉴욕이라는 장소를 가까이에서 느껴지게 하는 영화는 없습니다. 마치 내가 정말로 거기에 가있는 것처럼 뉴욕의 곳곳에 대해서 아름답게 그려내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나의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그려냅니다. 게다가 섬세한 감정 묘사도 돋보입니다. 그래서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음악이 있기에 그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아름답게 음악을 활용하는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긴 어게인 (2014)

Begin Again 
9
감독
존 카니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헤일리 스타인펠드, 제임스 코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8-13
글쓴이 평점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한다는 것은 모든 음악가들이 선사받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일 거고, [비긴 어게인]은 이 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합니다. 사이가 나빠진 부녀 사이를 다시 다정한 사이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정말로 사랑하던 연인 사이의 흔들림 역시 음악을 통해서 표현합니다. 다시 손을 내미는 부분 역시 빛나는 감정으로 그려내고요. 음악 영화는 모두 음악과 잘 어울리지만 이토록 빛날 수 있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요즘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감성을 제대로 건드리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특히나 극 중 주인공들이 인디 음악과 비슷한 열심히 연주를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아주 세련되기만 하고 현란한 음악이 아니라는 것 역시 좋습니다. 정말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깊이가 꽤나 깊게 다가옵니다. 특히나 앞에서도 말을 한 것처럼 장소와 음악의 어울림은 신선합니다. 사실 우리는 음악 녹음을 하기 위해서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는 곳으로 향합니다. 그곳이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곳이라는 거죠. 하지만 [비긴 어게인]에서는 뉴욕에서의 모든 소음을 활용합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지하철 소리, 자동차 경적. 우리가 일상에서 소음이라고 하는 것들이 사실 음악이라는 거죠. 세상을 거대한 악기처럼 바라보게 한다는 것 역시 [비긴 어게인]의 빛나는 부분입니다.

 

마크 러팔로는 한물 간 음반 제작자 역을 맡았습니다. 약간 느릿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한 느낌인데요. 어딘지 모르게 지저분한 느낌이 마크 러팔로와 아주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만큼 음악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그 무엇보다도 음악이 가장 우선이 되는 인물입니다. 늘 고주망태로 취해있는데 단순히 술을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물론 술도 사랑합니다,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들을 줄 아는 귀를 들었기에 그렇습니다. 술을 마셨을 때만 음악을 더욱 진지하고 아름답게 듣게 되는 거죠. 아주 단조로운 보컬 역시 술을 마신 그의 귀에서는 완벽한 곡으로 탄생합니다. 피아노, 드럼 등 모든 악기가 어울리는 거죠. 그런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바로 [비긴 어게인]을 빛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그레타를 설득해서 음반을 만들게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재능을 가진 수많은 이들을 도우면서 그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도와주기도 하죠. 이렇게 업무적으로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가족에게는 조금 부족하게 행동하는 것이 그가 가진 단점이기도 합니다. 가족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그 부족함과 아버지로 딸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까지 투박하지만 섬세합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사랑하는 남자친구만을 바라본 채로 뉴욕까지 건너온 그레타역입니다. 무언가 늘 강하다는 생각을 하는 배우였기에 이런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소심하게 보이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그녀의 이런 캐릭터가 그녀의 목소리와 아름답게 어울립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른하게 들리는 곡에 그녀의 목소리와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서글프기도 하고 당당하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어떤 곡이 자신과 어울리는지 알고 있기에 그녀는 사실 복받은 인물이기도 하죠. 사랑스러운 동시에 꽤나 당돌하기도 하는데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키이라 나이틀리는 아름다운데 말이죠. 사랑에 푹 빠진 모습, 사랑하는 상대의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그리고 자신의 재능에 빛을 발하는 순간까지. 한 영화 안에서 그녀는 다양한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그녀는 경연이라도 하는 느낌이랄까요? 영화 전반에 아름답게 깔리는 목소리와 더불어서 나름 로맨틱 코미디의 느낌까지도 사랑스럽습니다. 특히나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자에게 불러주는 노래라니. 너 정말 나쁜 놈이었어!라고 말을 하는 것보다 노래는 훨씬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키이라 나이틀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우리는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빛나는 순간의 노래, 그리고 뉴욕, 사랑. 이 모든 것이 참 아름답게 버무려진 영화입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낄낄거리기도 하고 그녀의 아픔, 그의 고뇌에 공감하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상처를 입고 다시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에 어딘지 모르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꺼내놓고.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우리 친구가 되자!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조심스럽게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속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더 서툴기도 하고,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할 수도 없지만 결국 뱅뱅 돌아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이기도 한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로맨틱 코미디가 코미디부분에 더욱 포커스를 두는 것과 다르게 로맨틱이라는 부분에 더 힘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사랑스럽습니다. 나 역시 뉴욕에 가면 저런 로맨스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더럽기도 하고 소란스럽기도 한 뉴욕을 정말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만든다는 것 역시 [비긴 어게인]의 업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노래를 하고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영화 [비긴 어게인]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그레타의 음악을 자기 방식으로 듣는

뉴욕 곳곳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녹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