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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프랭크, 외로움을 넘어

권정선재 2014. 10. 31. 15:51

[맛있는 영화] 프랭크, 외로움을 넘어

 

Good 우울한 사람

Bad 흥미로운 전개를 원하는 사람

평점 - ★★★★ (8)

 

가면을 쓴 채로 음악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려는 프랭크의 모습은 보면서 참 먹먹하기도 하고 나랑 닮지도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 너무나도 진부한 이야기일 겁니다. 자신의 모든 아픔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약점을 모든 이에게 드러내자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아파하는 것을 들으면서 은근히 마음을 놓게 됩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아니야.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이 있으니 이 사람을 보면서 내가 위안을 삼으면 된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가면 뒤에 결국 자신도 가려져 있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프랭크]는 어쩌면 그러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프랭크가 가면을 벗고 그를 직접 드러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어떠한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가 잘못된 무언가를 바라보게 되는 것은 모두 다 그의 잘못인데 말이죠. 아무 것도 모르는 그의 멍청한 행동은 우리를 보는 것 같아서 불편합니다. 결국 가면을 벗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은 필요하지만 그게 그 누군가의 덕은 아닌데 말이죠.

 


프랭크 (2014)

Frank 
7.4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돔놀 글리슨, 매기 질렌할, 스쿠트 맥네이어리, 로렌 풀
정보
코미디 | 영국, 아일랜드 | 95 분 |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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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음악 영화일 거라고 생각을 했다가 결국 사람에 대한 영화라서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그 의미 역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비긴 어게인] 신드롬과 살짝 닿으려고 노력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전혀 그런 음악 영화는 아닌데 말이죠. 이 낯선 느낌. 그리고 인간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그렇기에 더욱 아프고 무언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사실 프랭크가 만드는 노래는 기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노랫말은 제대로 이어지지도 않을뿐더러 뭔가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가득한 어떠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에게 우리가 공감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다 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모두 다 자기만의 언어를 가지고 때로는 동굴 속에 들어가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러나 나에게는 의미가 큰, 언어를 말을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조차도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너처럼 행동하지 않는데 왜 너만 그런 거야? 이렇게 말을 할 따름이죠. 정말로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남이 부르라는 노래만 부르는 거 슬프지 않은가요? 보면서 기이하다 생각이 들지만 보고 나면 뭔가 아. 하는 순간이 있는 영화 [프랭크]입니다.

 

프랭크역은 마이클 패스밴더가 맡았는데 그는 다시 한 번 최고의 연기를 선사합니다. 사실 배우로 이런 연기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종일관 기이한 탈을 뒤집어 쓴 채로 사람들이 그인지 모르게 연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특히나 마이클 패스밴더처럼 훌륭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면 더욱 아쉬울 겁니다. 얼마 전 [웨스턴 리벤지]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에바 그린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녀는 영화에서 벙어리로 나오기에 표정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을 해야만 했거든요. 하지만 마이클 패스밴더를 보고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프랭크는 노래를 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이걸 통해서 그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자신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하지 않기에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캐릭터입니다. 표정은 당연히 탈을 쓰고 있기에 하나도 보이지 않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는 완벽하게 프랭크라는 역할을 선보입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새로운 관계를 맺기에는 두려워하는. 그리고 자기 주변의 밴드가 그에게 절대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래서 더욱 안쓰럽고 서럽다고 할까요? 자신을 숨기는 가면을 벗고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그 감동은 오직 배우 덕분일 겁니다.

 

돔놀 글리슨이 맡은 은 사실 착하기는 하지만 좋은 역할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는 프랭크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의 탈을 벗기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는 자신이 새로운 세상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기존의 세상의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거죠. 새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법 그대로 프랭크를 몰아붙이기만 합니다. 그가 왜 가면을 썼는지. 도대체 왜 가면을 벗을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보다는 그가 벗고 자신의 유명세를 위해서 이용을 하고자 하죠. 그런데 참 을 밉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악한 이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분명히 선한 목적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점점 더 그를 잠식해가고 그는 밴드를 망치기에 이르죠. 애초에 프랭크의 밴드가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프랭크의 밴드는 상대방이 어떠한 아픔을 가지고 있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도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거죠.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모든 것을 알아맞히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의 모습은 결국 우리와 닮아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고 그것을 바르게 바라봐야만 한다는 것. 그래서 가면을 벗을 수 있다는 것. 당연하지만 모르고 있던 거죠. 우리는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내가 그 동안 살아왔던 방식과 다른 무언가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겁니다. 물론 입으로는 내가 너에 대해서 모두 다 이해해. 그리고 내가 너의 방식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허락해줘.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 그의 방식을 모두 내 멋대로 바꾸어야지만 이 모든 것이 용납이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나와 당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 때만 우리는 누군가가 가면을 벗은 모습을 진짜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사회적 관계를 맺고 거기에서 새로운 유사 가족을 만들어 갑니다. 나에 대해서 이해를 해주고 내가 무슨 행동을 하건 받아들여주는. 그런 소중한 친구들 말이죠. [프랭크]프랭크가 그러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이 그러한 과정에 대해서 이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독특한 음악은 보너스고 말이죠. 화려하지 않지만 그것이 바로 [프랭크]가 담고 있는 진실일 겁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우리의 삶 역시 누군가와 함께 가족을 맺어가라는 그런 의미 말이죠. 자신의 아픔에 대해서 꽁꽁 숨기던 한 사내가 마침내 가면을 스스로 벗고 가족을 만들어가는 치유에 관한 이야기 [프랭크]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자신의 가치를 찾고자 노력하는

가면을 벗고 진짜 노래를 부르는 프랭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