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대학 과제물

신세계의 창조

권정선재 2014. 11. 5. 01:31

신세계의 창조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

 

소설은 모두 자기만의 세상을 창조한다. 이것은 실제와 닿아있을 수도 있고 실제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무언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소설이 모두 다 다른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현실과 어느 부분을 닮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실을 고스란히 담는 작품은 없겠지만 현실의 의미를 완전히 부정하는 작품 역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얼마나 완벽하게 새로이 창조된 무엇인가를 의미하는 일은 절대로 아니다. 모두 다 다른 세상을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에 기반을 딛고 있는 이상 거기에서 무한한 자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피하고자 하는 이상향에 대해서 소설은 그리고 있고, 우리가 가지 못하는 곳을 향해서 성큼성큼 그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우리가 꿈꾸는 모든 현실에서의 한계와도 같은 것이 소설 속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나고 그것이 가능하게 되는 새로운 세상인 것이다. 현실에서는 제대로 이루지 못하지만 언젠가 내가 한 번 닿고 싶은 이상향. 그러한 모든 것들이 소설 속에서는 자유로이 구성되고 만들어질 수 있다.

소설을 창조하는 것은 우리가 현실에서 무언가의 결핍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할 적에 우리는 소설 속의 세상으로라도 도피를 해서 새로운 꿈을, 간절한 소망을 이루고자 한다. 소설이라는 것은 결국 현실과 다른 환상의 세계를 담게 되는 것이다. 허나, 이것은 그저 거짓을 담고 있는 환상이라고만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고 바꾸고 싶은 우리의 현실이 소설 속에서 고스란히 새롭게 창조되고 있는 만큼 현실이 없다면 소설 속의 상황도 없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소설이 그렇다고 해서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소설 속의 상황을 창조한다는 것은 현실의 아픔을 외면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진심으로 현실의 어떠한 고뇌를 풀어가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망상으로 젖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 말이다. , 현실의 고뇌와 아픔에 대해서 가장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소설은 현실과 단절을 꾀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아픈 현실을 더 드러낼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다.

수많은 소설들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소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된다.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설의 세상은 창조되고, 거기에 사람들의 꿈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어린 아이가 자신의 가족이 가짜라고 생각한 채로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를 재생성하는 일까지 가능하게 되니 말이다. 결국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전락한 채, 현실을 바꾸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할 수 없게 된다. 소설이라는 것은 결국 다양한 세계가 창조되는 것이지만 현실의 뿌리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현실의 아픔과 괴로움을 잠시 달랠 수 있는 수단일 뿐, 그 이상으로 현실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설은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상 그 시대를 자연스럽게 담게 된다. 그리고 사람의 소망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에 그 모습 역시 소설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이야기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소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하는 것이고,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소망이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소설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