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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패션왕, 3분 요리서 엄마 손맛이 느껴져!

권정선재 2014. 11. 12. 12:43

[맛있는 영화] 패션왕, 3분 요리서 엄마 손맛이 느껴져!

 

Good 웹툰을 사랑했던 사람

Bad 오그리토그리는 싫어!

평점 - ★★★☆ (7)

 

솔직히 보기 전에 이 영화를 과연 봐야 할 것인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던 영화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평이 그다지 좋지 않았을 뿐더러, 웹툰 자체도 결말이 이상하게 흘러버린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죠. 늑대인간이라니. 그런데 [패션왕] 모든 기대를 확실히 날려버리는 영화입니다. 원작을 넘어서, 그리고 주원은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구나를 느끼게 하는 영화가 바로 [패션왕]입니다. 사실 이 영화 심각하게 오글오글 거립니다. 아니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표현을 하는 거야? 싶을 정도로 오글거렸거든요. 물론 이 영화가 오글거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을 겁니다. 애초에 [패션왕]이라는 영화 자체가 네이버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글거린다고 뭐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반대의 입장에서는 원작을 제대로 살렸다고 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선택이 더욱 더 이 영화를 살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일, 오글거리는 설정이 없었더라면 그렇고 그런 수많은 영화들이 다루는 청소년 문제가 오히려 너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 같기 때문이죠. 오글거리는 원작이 있기에 담고 있는 주제의 묵직함. 그리고 그 의미가 더욱 빛납니다.

 


패션왕 (2014)

5.8
감독
오기환
출연
주원, 설리, 안재현, 박세영, 김성오
정보
코미디 | 한국 | 114 분 | 2014-11-06
글쓴이 평점  

 

 

특히나 다른 그 무엇보다 학교 문제에 대해서 그래도 최대한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사실, 우리는 학교에서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다들 그 문제에 대해서 외면을 하곤 합니다. 그런 일을 당하는 아이가 나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거나, 뭐 어떻게든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패션왕]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말을 하고자 하는 아주 최소한의 정의라는 것이 살아있습니다. 무엇이 다 나은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너무나도 간단한 것이지만 우리가 잊고 살던 것이 말이죠. 사람들이 참 아프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지나가는 노숙자를 보고 엄마가, 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저런 노숙자 된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하죠? 언젠가 이런 노숙자가 없어지는 세상을 바라지 않고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를 보고 노숙자가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다니. 이렇게 아프고 슬픈 일이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단 하나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패션왕]은 오글거리지만 그 최소한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합니다. 없는 것들이 있는 것들을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간지라는 거. 참 슬프지만 그래도 이길 수단이 하나라도 있는 거 고맙지 않나요?

 

주원은 찌질이지만 패션의 멋을 알고 당당히 세상에 나서는 소년 우기명역을 맡았습니다. 그 어떤 배역을 주더라도 살리는 주원인데 역시나 이번 역할도 완벽하게 살립니다. 과연 주원이 아니었더라면 이 역할에 우리가 이렇게 공감하고 같이 아파할 수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주원우기명을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조금은 조심스럽고 내성적인 아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하지 않는 그런 아이 말이죠. 하지만 이 아이가 어떠한 마음을 가지건 사람들은 점점 더 착하기만 한 아이를 바보로 만들고 궁지로 내몹니다. 착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거죠. 이 상황에서 우기명은 더 이상 전학을 가기 원하지 않고 마지막 학교에서 자신의 모든 매력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아무리 없는 사람이라도.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그런 단호함과 같은 것 말이죠. 물론 아무리 그래도 약한 아이라는 것 달라지지 않고, 착하고 순진한 아이라는 거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기명이 수많은 아이들과 다른 이유는 문제와 부딪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아이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이기에 나서는 그런 아이이기 때문이죠. 진짜 정의를 위해서 겁 없이 행동할 수 있는 아이. 그 매력이 바로 우기명의 매력입니다.

 

김성오우기명을 멋지게 만들어주는 김봉남역할을 맡았는데요. 사실 김성오라는 배우 하면 그 동안 다소 선이 굵은 역할들을 했기에 이런 영화와 과연 어울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는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선보입니다. 역시나 김성오라서 이런 역할이 가능하구나? 싶다고 할까요? 모든 배우들을 압도하면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배역인데 오직 김성오이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나름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있기에 영화에 등장하는 그 어떤 배역보다도 매력적으로 선보입니다. 사실 우스꽝스럽기만 할 수도 있는 역할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역할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선사하고, 그 꿈을 위해서 진실로 노력하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역할이 되었기 때문이죠. 원작에서보다 조금 더 역할이 커진 것 같고 의미도 커진 것 같지만 김성오이기에 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합니다.

 

설리우기명의 친구이자 마찬가지로 변화를 겪는 은진역을 맡았는데 정말 너무 아쉽습니다. 원작에서는 이것보다 더 큰 비중을 지녔기 때문이죠. 게다가 포커스 자체가 지나칠 정도로 우기명이라는 인물에게 맞춰져 있는 만큼 그녀가 무언가를 선사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설리의 연기력 부재입니다. 그다지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일 수도 없는데 다소 멍해보인다고 해서 그게 훌륭한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해적]에서도 꽤나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비중 자체가 크지 않은 가운데 그녀가 연기력을 선보일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좀 너무하지 않아? 싶더라고요. 극 자체에서도 생각보다 너무 비중이 없습니다.

 

안재현우기명의 라이벌이자 까칠한 원호역을 맡았는데 이 역할이 이렇게 못된 역할이었나 싶을 정도로 얄미운 연기를 선보입니다. 웹툰을 본지 시간이 꽤나 오래 흘러서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적어도 웹툰에서는 이렇게 밉기만 한 역할은 아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름 우기명을 자극하기도 하고 자신의 역 할을 제대로 했던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도대체 영화에서는 왜 이리 밉상으로 그려졌을까요? 아무래도 한계가 가득한 분량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취사 선택을 해서 이러한 결과가 탄생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설리가 크지 않은 분량에서 자기 배역의 한계에 제대로 매력을 선보이지 못했다면 반면 안재현은 모델 출신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안정적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차이입니다.

 

웹툰하고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는 영화이지만 기본적으로 웹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웹툰으로 탄생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영화가 탄생할까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이토록 웹툰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길 줄 몰랐습니다. 물론 일부에서 웹툰의 스토리 진행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그건 솔직히 영화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웹툰 자체가 후반부로 가면 붕괴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괴이한 스토리로 진행이 되기 때문이죠. 다만 지나칠 정도로 패션왕이라는 프로그램에 매몰된 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아쉽습니다. 학교 폭력과도 같은 것들을 다루려고 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해 조금 더 근원적인 문제를 따지지 못한 것 역시 아쉽고요. 하지만 학교 폭력을 당한 아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스스로의 힘과 용기를 통해서 그 모든 한계를 돌파해낸다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스스로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큰 걸음을 내딛으니 말이죠. 웹툰과 닮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찾는 매력적인 영화 [패션왕]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당당히 마주하기로 결정하는 우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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