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왓 이프, 한 겨울의 코코아 한 잔
Good – 달달한 영화 찾는 사람
Bad – 로맨스 영화 싫어!
평점 - ★★★★ (8점)
볼까말까 되게 망설인 영화였는데 정말 잘 봤구나. 싶을 정도로 막 행복하고 설레는 영화였습니다. 사실 우정과 사랑 사이라는 것은 너무 뻔한 이야기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재의 영화가 아직까지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고민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과연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친구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품고 나서 그저 친구로 지낼 수 있는가? 이 같은 물음은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하는 부분일 겁니다. 이런 것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가능하지 않은 걸까요? 되게 보편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볼 수 있는 이유는 [왓 이프]의 안에 담겨 있는 달달한 느낌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나다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가벼운 유머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행동하는 괴짜 친구 커플까지.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펼쳐지기에 [왓 이프]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거겠죠. 이 안에 담겨 있는 설렘과 달달함. 이 모든 것을 우리가 한 번쯤은 다들 느꼈다는 것 역시 이 감정을 더욱 소중하게 하는 부분일 거고요. 행복하고 아름다운, 누군가를 좋아했던 감정을 되살리는 영화 [왓 이프]는 그렇기에 정말 행복합니다.
억지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면 [왓 이프]는 오히려 망가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이 이야기가 되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한 것이 마냥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설렘을 잘 살렸기에 그런 걸 겁니다. 행복한 설렘. 조금은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는 남자 주인공 ‘윌레스’와 톡톡 튀고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 ‘샨트리’의 애매한 감정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되살아납니다.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이건 우리 모두가 한 번은 느껴본 그런 감정이에요. 그저 스크린에서의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처럼 두근거리고 설레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영화를 정말로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겠죠? 당연히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그 결말이 대충 어떻게 될지 알고 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지켜보게 되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쉽게 움직였다가는 그 관계가 깨져버릴 수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가는 그 마음 자체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거든요. 그 아슬아슬한 감정을 붙들고 거기까지 닿을 수 있는 아름다움. 참 묘한 거죠? 영화를 보는 내내 나까지 설레게 만드는 영화 [왓 이프]입니다.
순진한 남자인 주인공 ‘윌레스’는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맡았습니다. 우리에게 ‘해리포터’로 참 익숙한 이 배우는 계속 해서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고자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그의 수많은 연기를 본 이상 이번 영화가 가장 개인적으로는 느낌이 좋았어요.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 안에서 ‘초 챙’ 등의 여자 주인공을 향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갈까 말까 고민하는 ‘해리의 모습이 보였거든요. 누군가를 좋아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 묘한 느낌. 그 순수한 설렘. 이 모든 것이 ’윌레스‘를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다들 새로운 사랑을 꿈꾸지만 그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 지금의 관계가 망가질까봐 겁을 내곤 합니다. 그래서 한 발만 더 용기를 내면 되는 일을, 아주 잠시만 창피하면 되는 일을 가지고 망설이고 또 망설이죠.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고 나서 후회를 하는 거. 그건 우리들 모두가 당연히 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고, 조금은 당연할 수도 있는 이야기. 이 평범한 감정을 고스란히 살린 ’윌레스‘ 덕에 영화를 보는 내내 설렐 수 있는 거겠죠. 그러면서도 은근히 용기를 낼 줄도 알고요. 자기 마음을 처음부터 알고 있으면서 애써 외면하려는 모습이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중한 우정을 우선하려고 하는 마음을 무조건 밉다고 할 수는 없는 거겠죠?
조금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여자주인공 ‘샨트리’ 역은 ‘조 카잔’이 맡았어요. 아니 도대체 여자들은 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는 거냐고요. 보통 로맨스 영화들의 경우, 당신이 가장 사랑하던 그 사람은 바로 당신 곁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로 끝이 나는 이유는 그것이 모든 여성 분들의 행위와 닿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눈 앞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제대로 잡지 못하거든요. 물론 남자보다 여자가 잃을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극 중에서 ‘샨트리’는 이미 애인이 있는 사람이니 그녀를 흔드는 ‘윌레스’가 더 나쁜 사람이라고도 할 수가 있어요. 아니 그런 거라면 애초에 ‘샨트리’가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았어야 합니다. ‘윌레스’에게 수없이 많은 여지를 주고 나서 내 마음은 그런 거 아니였어. 라고 이야기를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요. 다른 여배우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배우는 아니지만 바로 그 부분이 ‘샨트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달달하고 설레는 이런 기분. 그게 바로 ‘샨트리’만의 매력일 텐데요. 억지로 예쁜 척을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일상을 즐기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행복한 사람. 그게 바로 그녀거든요. 자신이 정말로 뭘 원하는 지까지 잘 모르고 서먹서먹하게 구는 것까지 모두 다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왓 이프]는 로맨스 영화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여태까지 나왔던 로맨스 영화와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에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설렙니다. 우리가 원하는 모든 사랑이 쉽게 이루어진다면 그 어떤 사랑도 아름답지 않게 느낄 겁니다. 우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에 대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 감정까지 다다르는 시간이 그리 짧지 않기 때문이죠.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그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겠지만, 그 반대의 과정도 마찬가지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섬세한 감정. 그리고 그 감정까지 가기 위해서 무조건 달릴 수만 없는 모든 마음. 이 모든 것들이 [왓 이프] 안에 잘 녹아있습니다. 요즘 워낙 힘든 시대라서 연애 세포가 죽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왓 이프]를 보고 난다면? 그 죽어가는 연애 세포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막 설레고 두근거리는 기분을 주거든요. 아, 나도 다시 한 번 저런 순간이 온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손을 내밀어야지. 이런 생각들. 누군가에 대한 그 아름다웠던 마음을 다시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을 되새기는 거겠죠. 보는 내내 입가의 미소를 지으면서 가벼운 유머와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왓 이프]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해변에서의 나체 수영
둘 – 더블린까지 날아가는 ‘윌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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