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타짜: 신의 손, 원조 식당이 프랜차이즈로
제공받은 [타짜 : 신의 손] 예매권으로 영화를 본 이후 쓴 리뷰입니다.
Good – 가볍게 즐길 영화 찾는 사람
Bad – [타짜]는 위대했다.
평점 - ★★★☆ (7점)
[타짜]가 개봉했을 당시 고등학생이라서 영화를 본 적이 없고, 이후 드라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급하게 1편을 살폈습니다. [타짜 : 신의 손] (이하 ‘타자 2’)은 엄밀히 말하면 [타짜]랑은 거리가 있는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화의 느낌도 분명히 줍니다. [타짜 2]는 [타짜]에게서 독립을 하는 동시에 계보를 이으며 새로운 시리즈로 나아가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그 시작 자체가 [타짜]에서 이어지는 만큼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타짜]랑 거리를 두려는 것은 새로운 주인공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행동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흐름에 ‘아귀’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극의 분위기 자체가 전편은 전형적인 느와르 영화 같았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캐쥬얼한 느낌이었거든요. 주인공을 ‘최승현’과 ‘신세경’으로 둔 것만 보더라도 확실히 그렇게 가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전편을 뒤늦게 찾아본 사람도, 또 보지 않은 사람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약간 가벼운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는 영화가 되었거든요. 물론 그래서 너무 가볍지 않나 싶지만 그래서 더 즐겁습니다. 오락 영화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1편에 비해서 배우들이 다소 약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캐쥬얼한 느낌하고도 잘 어울리게 된 느낌입니다. 영화 자체가 조금 더 가벼워졌기 때문이죠. 묵직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도 분명히 의미를 지니지만, 가끔은 이런 영화도 필요한 법이니 말입니다. 영화 자체가 즐겁기에 확실히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는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 가장 큰데 그에 [타ᄍᆞ 2]가 가장 제대로 적합한 것 같거든요. 가벼운 오락물로 최고거든요. 게다가 1편에 비해서 수위가 많이 낮아진 것도 좋습니다. 물론 19금을 받은 이상 영화가 자신이 보여주어야 하는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옳기는 하지만 굳이 극장에 가서까지 불편한 것을 지켜보고 싶은 기분이 들지는 않으니 말이죠. 더군다나 프랜차이즈 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타짜 2]가 자연스럽게 가벼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겠죠?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바로 이 점이 [타짜 2]가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영화를 영화로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부담스럽게 이것저것 고민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도 없습니다. 몇 가지 복잡한 코드를 숨겨둔 것처럼 행동하면서 영화는 유쾌하게 이 모든 것을 드러내거든요. 낄낄거리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 [타짜 2]입니다.
‘최승현’은 도박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유로운 존재 ‘대길’ 역을 맡았습니다. 그룹 ‘빅뱅’의 ‘TOP’으로도 활동하는 그의 연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는데요. [포화 속으로]에서의 경우 그가 주연이라기 보다는 조연에 가깝고 다른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과 다르게 [타짜 2]에서는 그가 앞장 서서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이 상황에서도 ‘탑’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극을 잘 이끌어나갑니다. 가벼우면서도 명랑한 ‘대길’ 역을 매력적으로 선사하는 건데요. ‘조승우’에 비해서 무게감이 적기는 하지만 [타짜 2]에서는 오히려 더 잘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걱정한 것에 비해서 안정적 연기를 선보이는‘ 최승현’ 덕에 ‘대길’은 사랑스럽습니다.
‘허미나’ 역을 맡은 ‘신세경’ 역시 이전에 자신이 맡았던 역할과 다르기 위해서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다소 우울한 느낌을 주면서 비슷한 연기를 선보였던 것이 ‘신세경’입니다. 조금 답답할 수도 있는 발성에 시종일관 우울한 느낌을 선사하는 그녀에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 [타짜 2]를 통해서 그녀는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완벽하게 털어냅니다. 약간 허술해보이기도 하면서 사랑스러운 ‘허미나’를 구현한 거죠. ‘대길’에게 여러 고난을 선사하는 역할이라 마냥 사랑할 수 없는 역할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밉기만 하지 않은 이유는 모두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특히나 그녀의 사연을 공개하는 순간은 ‘신세경’이기에 ‘허미나’가 완성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장동식’ 역의 ‘곽도원’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 싶을 정도로 악랄한 역을 맡았는데요. 사실 영화에서 이 정도 악역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주인공들을 응원하기 위해선 그들이 겪는 고난에 대해서 같이 아파하는 모습 등이 필요할 텐데요. ‘곽도원’은 이런 영화적 장치를 위해서 자신의 연기를 유감없이 선보입니다. 그 악랄함은 ‘하정우’ 등이 맡았던 사이코패스나 [타짜] 시리즈의 ‘아귀’의 ‘김윤석’에 비해서 무게감이 적어 보이지만 다소 껄렁거리면서 가벼운 듯 보이는 악마 같은 모습이기에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악한 행동만 하는 짓이라는 것이 그를 더 두렵게 만드는 것이죠. 허술한 듯 하면서 또 완벽하게 새로운 일을 꾸민다는 것 역시 그를 잔혹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곽도원’은 다소 뻔할 수 있었던 ‘장동식’이라는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어 입체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전작의 아우라가 워낙 거대하기에 같은 톤을 유지하면 망할 수도 있었던 영화가 이토록 가벼워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이런 선택을 하면서 [타짜 2]는 [타짜]와 직접적인 비교는 피할 수 있게 되거든요. 아무리 ‘최승현’이 생각보다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다고 하더라도 그는 ‘조승우’에 비해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일 수 없고, ‘이하늬’의 육감적인 모습과 ‘신세경’의 아름다움이 합쳐지더라도 ‘김혜수’의 포스를 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같은 느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기 보다는 시리즈이지만 전혀 새로운 영화처럼 나타나는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던 거죠. 극의 분위기 자체도 그다지 무겁지 않고 전작이 가물가물한 사람까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영화가 탄생한 걸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타짜] 지우기에만 동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 편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부분도 만들면서 하나의 시리즈로 나아가는 모습을 선사하는 거죠. 특히나 ‘아귀’의 등장은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포스가 되었으니 앞으로 새 시리즈가 나온다면 그의 귀환을 기다려도 되는 거겠죠? 원작의 포스를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다소 아쉬운 영화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영리한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큰 부담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 [타짜 2]. 가볍게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귀염 터지는 대길?
둘 – 아귀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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